홍콩에서 비행청소년 및 장애우 재활 돕는 피아니스트 미셀 김(Michelle Kim)
홍콩에서 비행청소년 및 장애우 재활 돕는 피아니스트 미셀 김(Michelle Kim)
  • 홍콩=이종환 기자
  • 승인 2020.01.08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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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음악자선단체 HKGNA 설립해...해마다 가을이면 대형 음악축제도 열어
피아니스트 미셀 김
피아니스트 미셀 김

HKGNA(홍콩신세대예술협회)는 홍콩에서 유명한 음악자선단체다. Hong Kong Generation Next Arts의 약자다.

홍콩지역 매체에도 자주 등장하는 이 단체는 2009년 설립됐다. 음악을 통한 인간성 회복과 젊은 연주자들의 예술적 성취를 이끌어주는 것이 단체 설립취지다.

이 단체 설립자는 한국인 피아니스트 미셀 김(Michelle Kim)으로, 이 단체 예술감독도 맡고 있다. 그를 만난 것은 지난 11월하순 홍콩한국국제학교에서였다. 학교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운영 홍콩한국인회장과 유병훈 홍콩한국국제학교 운영위원장의 도움으로 학교 회의실에 미셀 김 감독을 만났다.

회의실은 양쪽 벽면으로는 학교의 역사를 담은 사진들과 설명문이 아크릴 보드로 꾸며져 전시돼 있었다. 유병훈 운영위원장은 홍콩한인사회가 1948년 신년하례회를 갖고, 3.1절 행사를 치른 후 찍은 기념사진 등을 소개하면서, 현재 학교의 모태가 되었던 홍콩토요한국학교(당시는 한국학원)가 1960년 3월1일에 설립되어서 교실 2개, 교사 2명, 학생 6명으로 총영사관 사무실에서 개교를 했다는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어 미셀 김 감독과의 대화를 시작할까 했는데, 문밖에 시끄럽더니 선생님들이 몰려들었다. 미셀 김 감독이 학교를 들렀다는 얘기를 듣고 수업시간이 끝난 틈을 타서 찾아왔다는 것이다.

학교 영어과정과 한국과정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물론, 음악에 관심이 있는 선생님까지 찾아와 미셀 김 감독과 얘기도 나누고 사진도 찍었다. 음악선생님들은 미셀 김 감독이 학교에 와서 학생들에게 특강을 해주는 프로그램을 상의하기도 했다. 미셀 김 감독의 인기를 가늠케 하는 장면이었다.

서울에서 태어난 미셀 김 감독은 네 살때부터 음악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10살때 서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연주로 데뷔했다. 예원예중을 거쳐 줄리어드 스쿨에서 학사와 석사를 받았다.

김 감독은 연주가 경력도 화려하다. 카네기홀, 링컨센터, 카라무어, 뉴저지공연예술센터, 홍콩문화센터, LACMA, 시카고문화센터 등 미국과 유럽, 아시아의 다양한 무대에 섰으며, 뉴저지 심포니, 브레바드 뮤직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서울 필하모닉, 샤먼 필하모닉, 베르겐 필하모닉, 방고르 심포니, 릿지필드 심포니 등 다양한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하기도 했다.

홍콩국제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사진 왼쪽 두번째가 미셸 김 피아니스트.
홍콩국제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사진 오른쪽 두번째가 미셸 김 피아니스트.

“아버지가 스트로크로 쓰러진 게 제 삶에 변화가 생긴 계기였습니다. 연주 스케줄이 2년간이나 잡혀 있었지만, 취소했습니다. 그러다가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금융일을 하고 있는 남편의 권유로 홍콩에 와서 마음을 가다듬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10살이 된 아들을 출산할 때 난산을 한 경험도 자신의 삶의 변화에 한몫을 했다고 한다. 무사히 출산하면, 남을 도우며 살겠다는 기도를 수없이 했고, 결국 그 길을 걷게 됐다는 얘기다.

“홍콩에서 재키 플린저(Jackie Pullinger) 목사님을 만난 것이 지금의 단체를 만든 계기가 됐습니다. 목사님은 제게 가출소년들에게 음악을 가르쳐보라고 했습니다. 피아노의 도레미도 모르고, 몸에는 큰 용문신을 한 아이도 있었습니다. 10명의 아이들을 맡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무섭기도 해서 처음에는 한달만 하고 말까 했는데, 음악으로 아이들이 변하는 것을 보면서 저도 바뀌어 갔습니다. 6개월 후 크리스마스때는 아이중 한명이 베토벤의 소나타 ‘월광’을 교회에서 연주했습니다. 악보를 모두 외워서 연주했는데, 가히 연주가 수준이었습니다.”

미셀 김 감독의 소개다. 재키 플린저는 홍콩에서 유명한 목회자다. 인도에 테레사 수녀가 있다면 홍콩에는 재키 플린저 목사가 있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로, 노벨평화상 후보로도 수차 오른 인물이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재키 플린저는 1944년 영국에서 태어나 왕립음악학교를 졸업하고 1966년 홍콩에 와서 선교하면서 삼합회 갱집단의 불량 청소년들을 변화시키고 아편중독에서 벗어나도록 활동했다. 1981년 세인트 스테판 소사이어티라는 자선단체를 만들어 마약과 실의에 빠진 청소년들의 재기를 돕고 있다. 그가 낸 책 ‘Chasing the Dragon(1980)’은 한국에서 ‘추룡’이란 제목으로 번역본이 나와있다.

미셀 킴 감독의 불량청소년 음악치유 활동이 매스컴에 보도되면서 후원자도 생기기 시작했다. 홍콩의 잡지사 CUP 매거진과 남편, 지인들의 도움으로 2009년 자선단체를 만들었다. 홍콩신세대예술협회(HKGNA)다.

홍콩 거리에서는 시위대들이 붙인 대자보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홍콩 거리에서는 시위대들이 붙인 대자보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지난해로 창립 10년을 맞은 이 단체는 청소년을을 위해 음악치유 활동을 하는 ‘뮤직 엔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한편 자선 연주활동도 활발하게 전개해왔다.

재키 플린저 목사가 창립한 세인트 스테판 소사이어티는 물론 청소년 재활센터들을 돕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장애우 청소년들에게도 음악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해마다 가을이면 대형 정규 음악축제도 개최한다.

지난해 축제는 11월 3일 피아니스트 안젤라 정과 지휘자 샤론 안드레아 초아의 필하모니APA 공연, 11월10일 바이올리니스트 강주미과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듀오 리사이틀, 11월 19일 첼리스트 퀴리네 비어슨과 피아니스트 토머서 베이저가 제레미 윌리엄스가 지휘하는 홍콩 카메라타 스트링과의 공연이 있었다. 모두 5개의 공연으로 이뤄진 축제가 지난해 홍콩 시위사태로 인해 축소됐다.

올해도 한국의 저명 음악가 초청 공연이 예정되는 등 홍콩에 한국계 예술인들이 서는 무대도 적극 제공하고 있다.

“베트남에 가서도 연주를 했어요. 아이들과 교민들을 도울 수 있는 곳이라면 해외 어디서라도 공연을 하고 싶어요.”

이렇게 소개하는 미셀 김 감독은 “미얀마에서 클래식 공연이 이뤄지는 것을 본적이 없다”는 전성호 미얀마한인회장의 말을 전하자, “미얀마에 가서 공연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셀 김 감독은 홍콩한국총영사관(총영사 김원진)이 청소년 진로 컨설팅을 위해 연재물로 마련한 인터뷰에도 출연해 자신의 성장과 경험을 털어놓으며, 청소년들에게 진로 조언을 하기도 했다. 동영상으로 녹화된 이 자료는 홍콩총영사관 홈피나 유튜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홍콩국제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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