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훈 KIS 운영위원장, “홍콩의 공공임대주택 정책에서 배워야”
유병훈 KIS 운영위원장, “홍콩의 공공임대주택 정책에서 배워야”
  • 홍콩=이종환 기자
  • 승인 2020.01.26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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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220만채 중 절반이 임대주택...주재원 마치고 캐리어 살려 부동산 중개회사 경영
유병훈 위원장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이 홍콩의 대학생들과 샐러리맨들을 거리로 내몬 동인의 하나가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해본 것은 11월 홍콩을 찾았을 때였다. 당시는 홍콩 시위가 막바지로 치닫았을 무렵이었다. 홍콩경찰은 시위대를 홍콩이공대로 몰아넣고는 통행을 금지한 채 타협 없는 항복을 요구하고 있었다.

홍콩 시가지에는 몇 달에 걸친 격한 시위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었다. 중국 정부와 홍콩경찰을 비난하는 낙서가 도처에서 눈에 띄었고, 깨진 신호등들도 거리 곳곳에 있었다. 홍콩은 마천루의 도시다. 하늘을 찌르는 초고층빌딩들이 도시 전체를 뒤덮고 있다. 주거시설인 아파트들도 40층이 넘는 게 일반적이다. 아파트 층수도 높지만 집값도 하늘을 찌른다. 월 임대료가 우리돈 600만원이 넘는 아파트들이 수두룩하다.

“아파트 매매가가 평당 1억을 넘다 보니, ‘나노 플랫’으로 불리는 초소형 아파트들까지 등장했어요. 심지어 4평짜리 초미니 아파트도 건설돼 우리돈 4억원 넘게 팔렸습니다. 이같이 집값이 오르면서 샐러리맨과 청년들의 좌절감이 커지고, 격한 시위로 내몬 배경이 됐다고 할 수 있어요.”

유병훈 홍콩의 한국국제학교(Korean International School) 운영위원장(Supervisor)의 말이다. 김운영 회장의 후임으로 오는 3월1일부터 홍콩한인회장을 맡아 봉사하게 되는 그는 과거 건설회사 근무 경력을 살려 홍콩에서 부동산 중개 및 개발사업을 하고 있다. 찬미부동산이 그가 경영하는 부동산 중개회사다. 그는 “홍콩이 주택정책은 한국과 많이 다르다”면서 “임대주택이 많은 게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홍콩에는 2019년 3월말기준으로 282만채의 주택이 있습니다. 약 44%인 125만채가 공공 아파트이고, 이중에서 83.2만채를 정부가 임대아파트로 활용하고 있어요.”

유위원장이 홍콩에 와서 정착한 것은 1999년이었다. 현대건설에 다녔던 그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폴 등을 거쳐 홍콩에서 근무한 뒤 독립했다. IMF 직후였다.

“홍콩부동산 가격이 한창 치솟다가 1997년 금융위기와 정부의 정책오류가 맞물려 2003년 사스 때에는 3분의 1 가격으로 떨어진 적이 있습니다.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해서 부동산 투자를 진작하는 정책을 시행하면서 상승국면에 접어 들었지만 홍콩 정부는 택지 공급량을 적기에 늘리질 못했고, 공공주택의 공급도 부족했고 또한 부동산 관련 규제도 시기를 놓쳐서 지금은 2003년 저점 대비 무려 6배나 올랐습니다.”

집값이 6배나 오르고 일반 아파트 월세가 수백만원에 이르지만 서민들이 버티고 살 수 있는 것은 홍콩정부의 공공주택 정책 때문이라는 게 유위원장의 분석이었다.

그에 따르면 홍콩의 정부 임대주택 정책은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홍콩에 대규모 화재가 발생하면서 5만여명이 거처를 잃게 되자 홍콩 정부가 임대아파트로 눈을 돌려 공급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홍콩은 서울 면적의 1.8배 크기, 인구는 750만명이다. 하지만 대부분이 높은 산으로 이뤄진 섬이어서 주택용지로 활용할 수 있는 땅은 극히 제한돼 있다. 자연증가 및 노후 아파트 재개발 수요 등에 추가하여 연간 40,000명 정도의 순인구유입을 감안하면 주택 공급량을 적절히 늘리지 않고는 집값을 잡을 수 없는 구조다.

아이러니컬하게도 홍콩의 주택 보급율은 수치로만 보면 110%로 가구수 대비 주택10%가 초과 공급되어 있다. 2018년말 현재 홍콩 가구수는 257만가구, 반면에 전체 주택 공급수는 약 282만채로 주택 보급율이 110%이다. 하지만 내부 구성을 보면 민영아파트가 약 1.595백만 세대, 공공아파트가 1.231백만 세대(임대아파트가 818,000 세대, 판매된 정부아파트가 413,000 세대)로, 인구의 45%가 공공아파트, 특별히 30.6%가 임대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월평균 임차료는 HK$ 1,880(우리돈 30만원 상당). 싱글인 경우 월급여 HK$ 11,250불(우리돈 170만원 상당) 이하에 자산이 HK$ 245,000(1천900만원 상당) 이하인 경우에 지원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만들었다. 저소득층을 위한 제도다.

“문제는 홍콩 정부가 저소득층을 위해서 가용하고 있는 정부임대아파트는 총 179개 단지 760,000세대이나 약 83%가 12평미만의 소형 아파트이고 약 35%가 30년 이상의 노후 아파트라는 점입니다. 홍콩 인구의 30.6%는 정부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면서 홍콩기준에서 적빈 상태의 생활을 하고 있어요. 그런 아파트도 5년이상을 기다려야 입주가 가능하다는 현실이 안타깝지요.’

민영 아파트의 경우도 전체 민영아파트 중에서 64%만이 자가 소유의 아파트에 거주를 하고 있고 36%는 임차하여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정부아파트에 거주하지도 못하고 민영아파트를 구입할 수도 없는 형편의 약 565,000 세대 는 그 가운데 낀 샌드위치 세대다. 이들 대부분이 젊은이들이고 고학력이지만 기초 자산이 부족하여 아파트를 구입할 수 없는 층이다. 최근의 홍콩시위가 집값 상승에 따른 좌절감으로 폭발력이 증폭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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