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미주체육회 싸움'의 관전법(觀戰法)
[칼럼] '미주체육회 싸움'의 관전법(觀戰法)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1.06.05 1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체육회는 뭘하고 있나

이종환 본지 발행인
이번에 시카고와 시애틀을 돌면서 묘한 소리를 들었다. 미주 체육대회가 6월에 개최된다는 얘기였다. 오렌지카운티에서 체전을 준비하고 있고, 이 행사에 각 지역이 참여한다는 내용이었다.

올해 미주체전이 개최되지 않는다고  발표된 것은 불과 얼마 전이었다. 장귀영회장이 이끄는 재미대한체육회측은 올해 미주체전이 준비 미비로 개최되지 않는다고 밝혔던 것이다.

그런데 시카고에서  체육대회가 다시 개최된다는 얘기를 들은 것이다.  미주체육회에서 대회개최를 방해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개최한다는 발표를 안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시애틀에서도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 지역 상공회의소 회장도 지낸 체육회 관계자는 오렌지카운티에서 체육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참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미주체육회가 안한다고 밝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사는 진행된다는 얘기였다.

그러면서 그는 체육대회에 참석하는 선수들을 걱정했다. 재미대한체육회가 공식 인정을 하지 않는 행사여서 선수들이 경기에서 우승을 해도 한국에서 열리는 전국체전 출전 등의 부상이 없다는 것이다. 재미대한체육회와 올해 체육대회를 준비해온 미주한인체전조직위원회(위원장 정철승) 간의 갈등으로 어린 선수들만 피를 보게 됐다는 것이다.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지는 격이다.

재미대한체육회는 대회를 막고, 현지 체전조직위원회는 몰래 대회를 준비하는 게 지금 미국의 우리 체육계 모습이다. 서로 뜻을 합치고, 돈을 합쳐도 잘 치르기 어려운 체육대회인데, 서로 싸우니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미주에서는 2년마다 미주체전을 개최한다. 지역을 돌면서 개최한다. 2년전에는 시카고였다. 올해는 오렌지카운티가 개최한다.

체육회 관계자에 따르면 체전 조직위원장은 현지 체육회장이 맡는 게 관례라고 한다. 이 자리는 돈도 들고 시간도 들기 때문에 조직위원장을 한번 맡으면 '이혼 아니면 파산'이라는 말도 나돈다고 한다. 그 정도로 힘든 자리라는 것이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싸움이 일어나는 것은 '체전 개최 주체'인 재미대한체육회와의 갈등 때문이다. 미주체육회는 감놔라 배놔라 하면서도 지원은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게 싸움의 주된 이유다. 

2년전에는 시카고에서 체전이 열렸을 때도 큰 싸움이 벌어졌다. 재미대한체육회와 조직위원회가 경비 문제 등을 둘러싸고 결국 대판 싸웠다. 그바람에 일부 선수들은 경기를 치르지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올해도 마찬가지로 싸움이 붙었다. 이번에는 체육대회 개최를 준비했던 오렌지카운티 조직위와 재미대한체육회간의 싸움이었다. 싸움을 먼저 건 것은 오렌지카운티였다. 조직위를 맡은 오렌지카운티의 정철승씨가 다른지역의 체육회 임원들과 결탁해 장귀영 재미대한체육회장을 제명한 게 불씨였다.

그러자 재미대한체육회장인 장귀영씨도 정철승씨를 제명하는 것으로 맞불을 놓았다. 이렇게 티격태격하는 가운데 2년마다 한번 오는 체육대회를 놓칠 수 없다고 해서 주변 사람들이 힘을 합쳐 장씨와 정씨의 화해를 주선했다. 그 과정에서 정씨는 '목'이 붙었다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그런 가운데 체육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이 나온 것이다. 재미대한체육회는 개최되지 않는다고 했는데도 말이다. 올해 체육대회가 정말 열릴지는 아직 모른다. 단 시카고와 시애틀의 체육회 관계자들이 선수들을 데리고 참여할 뜻을 비친 것을 볼 때 개최 가능성이 큰 듯하다. 비록 규모는 예전과 같지 않을지라도 말이다.

미주체육회의 싸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싸우고 있는 체육회가 많다. 중국도 지난해까지 열심히 싸웠다. 체육회가 왜 싸울까. 맨날 서로 겨루는 경기를 해서 그런 것일까?

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체육회 회장이 임명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서울에 있는 대한체육회가 해외 지역회장을 임명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라는 것이다. 현지에서 체육회 관계자들이 선거를 해서 뽑는다면 풀릴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그리고 돈 문제도 관련돼 있다고 한다. 체전에 지원되는 대한체육회 지원금에 눈독을 들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문제가 더 심각하고 복잡해진다. 미주지역도 예외가 아니라고 한다. 정말 그럴까? 대한체육회는 이런 것을 보고 왜 눈을 감고 있는 것일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