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석칼럼] 한국외교, 미국이냐 중국이냐 선택의 기로에 섰다
[박대석칼럼] 한국외교, 미국이냐 중국이냐 선택의 기로에 섰다
  • 박대석 칼럼니스트, (주)예술통신 금융부문대표
  • 승인 2020.05.24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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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바 (piggyback)’ 전략이 해법(?)

국제외교를 통한 국제정치는 국제사회에서 국익(國益)을 위한 제반 활동을 말한다. 그러나 정말 각 나라가 국익을 위해서만 외교 활동을 할까? 그렇지 않다.

민주주의를 채택한 각 나라 안에는 생각이 다른 정파가 있다. 심지어는 공산주의 독재 정권 나라에서도 권력다툼을 하는 다른 세력이 존재 한다. 예를 들면 중국의 시황제라고 까지 불리 우는 시진핑 주석도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측근 그룹인 상하이방(上海幇)의 한정 부총리, 공청단 출신이자 경제통인 인민정치협상회의(政協) 주석인 왕양(汪洋)과 잘 알려진 공청단 그룹의 간판 격인 리커창 총리까지 신경 쓰이는 세력들이 많이 존재한다.

따라서 민주주의를 하고 있는 각국의 정치권력과 독재정권까지도 순수하게 국익을 위한 외교를 하는 것이 아니고. 겉으로는 국익이라는 대의명분을 가지고 집권세력의 권력안보를 위하여 국제외교를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래서 각국의 정보기관들이 각 나라의 종합적인 정보를 수집하여 외교활동 방향을 판단하는데 활용하는 것이고, 필요에 따라서는 상대나라의 권력을 자국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만들려고 선거개입 등을 포함한 공작활동을 서슴지 않고 하는 것이다. 예전에도 지금도 변함이 없는 국제외교의 역사이다.

그래서 대부분 나라들의 외교정책은 위에서 언급한 국익과 국내 정파 간의 이익까지 고려한 전략적 시각(strategic perspective)으로 외교 상대국을 바라보고 난 후, 전략적 사고(strategic thinking)를 하여 죄수의 딜레마게임, 비겁자 게임, 전개형 게임 등과 같은 게임이론과 선출인단이론, 청중비용이론 등의 국제정치외교 이론을 가지고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국제정치를 추진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민주주의 체제가 아닌 공산 독재국가들은 이해관계가 있는 다른 나라의 선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물의를 빚고 있다.

러시아가 2016년 트럼프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하여 사이버 공격이나 SNS를 이용하여 일종의 여론 공작 또는 선거 방해를 했다는 여러 의혹들이 각종 증언이나 증거를 통하여 사실로 밝혀졌고, 미국은 러시아 당국자 12명을 제재하였다.

중국은 2019년 홍콩 구의회 선거, 2017년 반공산당 노선인 차이잉원 후보 낙선을 위한 대만 선거개입 및 호주 등에 선거개입이 사실로 밝혀진 바 있다. 지난 3월 ‘THE EPOCH TIMES’에 따르면, 미국 국가방첩·안보센터(NCSC) 윌리엄 에버니나 국장은 “중국이 이렇게 (선거 개입을) 한 지는 이미 몇 십 년”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의 외국에 대한 선거 개입은 중국 공산당 해외 통일전선공작의 주요 사항이다.

통일전선공작은 크게 특정 정당·후보에 은밀한 자금 지원, 특정 정당·후보에 불리한 자료 수집, 현지 언론 매수, 비자금 후원, 인플루언서·댓글부대 동원해 SNS서 공격, 중국인 유학생, 중국계 현지인, 민간단체 이용 등 5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2월 미국 대선에 개입 가능성이 있는 국가로 러시아, 북한, 중국 등을 지목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특히 미국은 2017년 러시아의 해킹을 통한 대선 개입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미국 정부의 가장 큰 위협은 중국과 화웨이였다. 당시 롭 조이스 백악관 사이버안보 조정관이 당면한 위협에 대해 “러시아 해킹이 ‘허리케인’이라면, 중국과 화웨이 문제는 ‘기후 변화’ 그 자체”라고 말했을 정도다.

미국은 중국의 화웨이를 미래의 5G 등 첨단산업의 경쟁문제가 아니고 국가안보차원에서 다루고 있다. 즉 중국이 화웨이 네트워크를 통하여 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넘어 각종 언론조작, 선거개입 등을 통한 정치 조정에 악용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2017년 6월 28일 국가정보법을 시행하면서 미국 등 타국에는 화웨이가 더 큰 위협이 됐다. 법안은 “모든 기관과 시민은 국가 정보 업무를 지원·협력해야 한다”고 명시면서 화웨이가 모든 정보 네트워크의 중심이 된다는 것을 공식화 한 것이다.

이에 뒤질세라 미국은 2018년 8월 13일, 국방수권법이 미 대통령에 의해 최종 서명되었는데, 미국 정부기관들은 중국 공산당의 정보기관과 연계된 화웨이와 ZTE가 생산한 위험한 기술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고, 해당 법령의 전체 취지를 보면 화웨이와 ZTE를 중국 인민해방군과 한 몸 혹은 군산복합체로 인식하여 제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서 2019년 5월 15일, 미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와의 모든 거래를 사실상 금지하는 행정명령(제13873호)에 서명했다.

중국과 미국은 화웨이 사용에 대하여 한국에 분명한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당장 WHO의 대만가입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지지하는 미국과 반대하는 중국 사이에서 확실한 의사를 밝혀야 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중국의 고립을 겨냥하여 미 트럼프가 만든 '경제번영네트워크(EPN, Economic Prosperity Network)'에 한국의 참여 문제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EPN은 민주주의의 가치에 뜻을 같이하는 국가·시민사회·기업들로 구성되며, 교역·에너지·교육·의료·기술을 포함한 경제의 많은 분야를 포괄하는 미국 주도 경제 블록이다.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진정 되면 미국과 유럽은 물론이고 인도 등 코로나19로 피해본 나라들이 중국에 대하여 천문학적인 경제와 인명피해에 대하여 인류역사상 유례없는 국제간 소송다툼이 벌어질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 초기에 어려울 때 도와야 진짜 친구라는 이유로 중국과 보조를 같이한 상태여서 이 또한 외교적 스탠스(stance)를 잡기 곤란한 상황이 될 것이다.

5월 22일 보도한 VOA에 따르면 미 트럼프행정부는 사실상 신냉전을 선포했다. 냉전(冷戰)은 미사일만 날아다니지 않았지 전쟁을 선포했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접근보고서(United States Strategic Approach to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를 21일 미의회에 미행정부가 제출했는데 내용이 살벌하면서도 구체적이다.

중국공산당은 40여 년 간 경제, 정치, 군사적 역량을 확대하면서 미국의 핵심 국익뿐 아니라 전 세계 국가들의 주권과 존엄성을 침해하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세계 질서를 자국의 국익에 연동해 변모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중국이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조용한 외교가 헛된 것임이 증명된다면, 미국은 향후 국익을 지키기 위해 공개적 압박을 늘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이 국제정보망과 통신 기술를 통하여 정보 획득을 하는 사이버안보위협에 대한 경고 및 강력한 대응조치는 물론이고, 전략핵무기 삼축체계(Nuclear Triad)의 현대화를 추진하면서, 극초음속 미사일체계와 사이버 우주 기반 무기의 실전배치를 서두르는 등 전 방위적 압박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루스 베넷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번 보고서가 한국 등 동맹국들에게 미국과 중국 중에서 양자택일을 하여야 하는 압박 상황이 되었다고 전망하였다.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가 2020.4.15. 막을 내렸다. 선거 전(前)에는 소위 차이나게이트라고 하여 조선족이 양심선언을 통하여 중국의 국내 여론조작 등에 개입한 설들이 각종 SNS를 통하여 전파가 되었다. 선거가 끝 난후에는 각종 통계, 증거 및 상황들을 제시하면 선거부정이라고 주장하는 일부 국회의원과 보수 유투브의 여론전도 치열하다. 검정 옷과 우산으로 침묵시위도 펼치 있고, 6000여명의 교수가 정부는 부정선거 의혹을 밝히라고 집단 성명도 발표하였다.

특히 의혹을 제기하는 측은 이번 선거에 미국 등이 극도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며 법으로 까지 금지시키는 ’화웨이‘의 기술 및 장치가 포함한 선거장비가 사용되었으며, 또한 중국공산당의 당성을 가진 프로그래머가 선거 부정 조작에 참가해 그 흔적인 ’(공산)당을 따르라‘는 ’follow the party‘를 발견했다고 한다. 따라서 선거부정 의혹 사건은 미국이 개입하여 밝혀질 것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민주주의 꽃이고 핵심인 선거에서 부정은 물론이고 의혹 또한 허용되어서는 안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정부는 명명백백하게 앞장서서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

대한민국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의 중심에, 경계에, 최전선에 노출되어 있다.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이름하에 평화적으로 통일하여 영토와 인구, 경제 및 무력 등 소위 국력이 커져서, 우리가 주체가 되어 국제외교 질서 축이 잡히는 그 날까지는 어쩔 수 없이 미국과 중국 중에서 줄서기를 강요당할 수밖에 없는 시대적 운명이다.

앞서 언급한 ’전략적 시각‘에 따라 당연히 문재인정부도 국익과 권력안보 두 가지의 측면에서 줄서기의 방향을 고려할 것이다.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는 누구도 되돌릴 수 없는 국가의 운명이 될 것이다. 5.18 행사장에 선 문재인대통령의 입술이 부르터있는 것은 이러한 중차대한 갈림길에 서서 고뇌하는 모습의 흔적이라고 필자는 이해한다.

각종 언론 등에서 해결책으로 ’유연한 외교‘라는 단어를 보면 그 글을 쓴 국제정치학자의 고민을 알 수가 있다. 딱히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이 없음을 달리 표현한 말이라 보기 때문이다. 일부 학자들은 한국의 중립화를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스위스는 지정학적으로 별로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중립국이 될 수 있지만 한국과 같이 강국에 둘러 쌓여있어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완충국은 중립국이 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주변 강국들과 태평양 건너 미국과 대서양 건너 유럽에게 한국은 스위스와 달리 매우 매력적인 지정학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소한 우리의 방향대로 동북아의 패권이 결정할 수 있는 힘을 가질 때까지는 분명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

지금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서기는 명쾌하다. 미국 편에 서면 된다.

첫째는 원교근공(遠交近攻)의 원칙에 딱 맞다. 가까운 나라가 패권을 잡으면 우리는 끌려가게 되고 수시로 두들겨 맞는다. 지금까지의 역사가 증명하는데 다른 이유가 있을 필요가 있을까? 미국은 우리를 한 개의 속국처럼 주정부로 여길 수는 있어도 직접 지배를 하지 않는다. 1945년 일본이 미국에게 항복하여 완전한 패전국으로 점령당하였지만 미국은 일본을 풀어주었다. 기원전 300여년 전 에 알렉산더대왕도 그리스북부에서 인도 북서부까지 점령하였지만 돌아갔고, 13세기 초 칭기즈칸도 동유럽까지 진출했지만 몽골로 돌아갔다. 이유는 멀어서이다.

중국이 만약 미국과 패권전쟁에서 승리하거나 아니면 차선책으로 동북아의 패권을 잡으면 한국은 어떻게 될까. 중국의 조선족처럼 소수민족으로 살도록 하지 않을까?

두 번째는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같아야 한다. 남북통일에 대해서 먼저 살펴보자. 2018년 6월 국회입법조사처의 통일여론조사에 따르면 남북한이 한 민족이라 해서 통일을 할 필요가 없음에 50.3%가 동의하였다. 반 이상의 국민이 통일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북한과 우리가 통일이라는 말조차 실종되어가고 있는 것은 체제가 달라서이다. 체제가 다르다는 것은 국민들이 생각하는 철학과 이념, 가치와 문화가 다르다는 것이다. 통일하려면 3가지 원칙 중 처음이 남북한국민들의 공감대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 상태라면 거의 통일할 확률이 제로에 가깝다.

그리고 정권이 바뀌어도 통일정책과 남북정책은 일관성 있게 병행해야 하는데 우리는 정권 교체 시 마다 통일과 관련 없는 보여주기 식의 권력마케팅 수단으로 남북교류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하니 북한이 한국을 비웃으며 이용만 하는 것이다.

또 통일이 주변 중국, 일본, 러시아와 미국에게 도움이 된다는 청사진을 제시해야 하는데 현실은 전혀 그러지 못하고 있다. 같은 민족끼리도 체제가 달라 합치질 못하는데 체제가 다른 나라와 통합, 통일, 또는 유럽과 같은 하나의 블록이 되기는 힘들다. 독일처럼 통일 후에는 하나의 체제로 합쳐져야 하는데 말이다.

하물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도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인민을 수시로 빅브라더처럼 감시하는 중국처럼 한국인들이 살 수 있을까? 그렇게 극렬하게 반미를 외치는 사람들이 자신의 자식들은 미국에서 유학을 왜 보내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같은 민주주의 체제를 가진 국가와는 거의 전쟁을 하진 않는다. 영국이 1982년 아르헨티나 인근 포클랜드 섬을 공격한 전쟁 등도 있지만 일시적으로 봉합된다.

셋째는 중국의 경제보복도 걱정이 안 된다. 중국은 한국 전체 수출의 25%, 수입의 21%를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이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경제적 이유로 사드 보복 같은 굴욕도 한국은 감수하였다. 그러니 미국에 줄은 서면 당장 무역 등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 뻔하다는 주장이다. 그럴까?

얼마 전 일본과 지소미아 연장과 관련하여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상황을 보면 한국이 일본의 무역제재로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거의 빗나갔다. 한국이 대체개발, 대체품수입으로 대응하고 일본 역시 상대적으로 피해가 크기 때문에 별 탈이 없었을 뿐 아니라, 오히려 한국의 관련기술 발전에 도움이 되었다.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79%가 중간재에 해당한다. 한국이 수출하지 못하면 당연하게 한국이 그 만큼 피해를 입지만 당장 중국도 중간재를 쉽사리 수입할 수가 없다. 엄밀하게 보며 칼자루는 우리도 반 이상을 같이 쥐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지금 미국과 유럽은 지구의 공장역할을 한 중국을 아예 고립시키려한다. 이미 미국 등 기업들이 중국탈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는 리쇼어링(Re-shoring·제조업 본국 회귀)이 세계적인 붐(boom)현상으로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리쇼어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무역의 기본인 비교우위 원칙 파괴, 적정인력, 기술, 인프라 미비 등의 해결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 제조업은 어느 날 갑자기 공장을 진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 따라서 중국의 고립화 전략과 맛 물려 전통 제조업 강국인 한국은 오히려 비교적 부가가치가 높은 공산품을 조달하는 중요한 국가가 바로 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경제문제는 미국에 줄서기에 장애요소로 보기 어렵다.

네 번째 미국과 중국 중, 누가 힘이 세고 누가 이기느냐이다. 일부 학자들은 경제 등에 중국 부상론으로 빠르면 십여년 등 향후 미국과 대등한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연구 보고서들이 많지만, 그 많은 미국과 중국의 힘의 비교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중국은 경제, 국방, 동맹 등에서 현재 미국의 가슴 수준에 와있다는 표현이 적당할 것이다.

런던에 있는 외교연구소인 헨리 잭슨 소사이어티(Henry Jackson Society)가 2019년 1월 4일 지정학적 역량의 국가별 순위를 발표했다. 지정학적 역량 측정(An Audit of Geopolitical Capability)은 국가의 기반과 구조, 수단, 의지 등 4가지 주요 범주에서 경제력·기술력·문화력·외교력·군사력 등의 세부 항목을 기준으로 세계 주요 20개국의 역량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 순위에 따르면 미국은 100점으로 단연 독보적으로 1위이고 2위는 영국이 57.11이며, 중국은 56.86으로 3위에 불과하다.

또한 코로나19 사태가 미국의 힘을 재확인시킨 것이 미국의 금융 권력이다. 세계경제는 기축통화인 달러의 유동성을 기반으로 움직이고 달러의 유일한 공급원은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System , 약칭Fed)이다. Fed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금융시장 안정과 세계경제시스템에 충분한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해 한국은행을 비롯한 전 세계 14개 중앙은행과 스와프협정을 맺었고 타 국가들이 활용할 수 있는 미국 국채 레포(환매조건부채권) 시장도 개설하였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미국의 경제권력을 현실로 확인시켜주고 있다. 경제권력의 핵심이 신자유주의 시대에 생산에서 금융으로 넘어갔듯이 세계경제질서를 운용하는 주체는 생산의 중국이 아닌 금융의 미국이라는 점이 분명하다. 따라서 경제, 무력과 금융권력 측면에서 중국은 아직 미국에 여러 면에서 못 미치고 있고 창의와 자유로운 시장을 바탕으로 하는 미국을 이길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투키디데스 함정’(Tuchididdes Trap)은 펠로폰네소스 전쟁처럼 부상하는 신흥 강국이 기존의 세력판도를 뒤흔들고 이런 불균형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패권국과 신흥국이 무력 충돌하는 경향이 있다는 걸 일컫는 말이다. 1500년 이후 신흥 강국이 패권국에 도전하는 사례가 15번 있었고, 이 중 11차례가 전쟁으로 이어졌다. 1, 2차 세계대전도 신흥국 독일이 당시 패권국인 영국에 도전하면서 일어났다.

지금 하늘에 미사일만 날아다니지 않을 뿐이지 미국과 중국은 패권전쟁에 돌입한 지 오래다. 미국군함과 중국 군함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수십 미터 사이로 근접하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미국 트럼프는 취임 이후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주창하며 일자리 창출, 경제 활성화 등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여 소기의 성과를 이루다가 중국 발 코로나19로 사실상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46대 대통령 재선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당연히 모든 책임을 중국에게 돌리고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하여 중국과의 한판(?)을 하는 길 이외에는 탈출구가 없다. 그래서 미국은 중국에게 항복을 받아 내든지 최소한 중국의 패권도전 의지를 꺾어서 미국인과 자신에게 유리한 타협점을 얻어 내야 하는 길목에 몰려 있는 것이다.

이것이 냉엄한 현재의 국제상황이고 미국도 살고 트럼프 자신도 사는 ‘전략적 시각’의 결과이다. 나머지는 전략적 사고에 따른 게임을 어떻게 진행하느냐인데, 이것도 이미 결론이 났다. 전쟁을 하려면 분명하게 동맹을 늘려야 하고, 아군과 적군을 먼저 확실하게 가려 놓는 것이 우선이다. 국제 전쟁의 기초이다. 수없이 많은 세계대전, 유럽 내 전쟁에서 전쟁 전에 이해당사국 간에 협약, 조약, 밀약, 동맹, 연맹 등이 있어왔듯이 말이다.

지금, 문재인 정부에게 미국과 중국 패권 전쟁 속에서 국제정치외교학자들이 좋아하는 ‘유연한’ 외교수단은 보이지 않는다. 권력안보를 위한 남북평화 제스처 수준의 대북정책, 중국에 대한 유화정책 등의 지엽적이고 중간자적인 입장으로는 양쪽에게 모두 피해를 볼 수 있다. 과감하게 선택해야 둘 다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고 할 말을 할 수 있다. 미국의 편에 한국이 확실하게 선다면 중국과의 관계에서 도리어 한국이 갑의 입장에서 중국을 다룰 수 있다. 중국에게 지구공장의 역할을 한국이 대리하여 하청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은 환경이 좀 다르지만 수십 년 전 먹고 살기 바쁜 시절에 아기가 자랄 때 엄마 등에 업혀 커서는, 나중 엄마도 아버지도 보살피듯이, 지금은 미국의 등에 업혀서 강하게 힘을 모아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인류를 살필 수 있는 날까지만 우리를 업어주기를 원하는 미국의 등을 잘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어부바(piggyback)’ 전략이라고 하고 싶다. 남의 자식 잠시 예쁘다고 하는 이웃집 아줌마 등에 업혀서는 언제 내동댕이쳐질지 모를 일이다.

세계질서 역시 살아있는 생명처럼 고정되어있는 것이 아니고 변화하면서 만들어져간다. 이제 미국의 패는 나왔다. 코로나19에 대한 중간 평가가 좋다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지금은 한국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없다. 우리의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부디 국민과 대한민국의 국익, 그리고 문재인정부의 전략적 시각이 같기를 기대하다. 지금의 선택은 후일 되돌릴 수 없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후기>

혹자들은 필자보고 국제정치와는 무관한 경영학을 하였고, 금융인으로 어떻게 국제정치에 대하여 폭넓게 이해하고 방향을 말하느냐고 한다. 통상의 외교라는 것은 의전과 문서 등의 의전 등이 중심이고 실전의 국제정치는 국익과 해당 권력의 유불리를 따지는 냉정하고도 복잡한 전략적 게임이다. 상대국은 경쟁회사이고, 내회사가 지속성장하기 위해서는 분명한 경영철학을 기반으로 하는 비전과 사명의 원칙에서 전략과 전술을 정하여 앞서가는 좋은 기술을 개발하고 우수한 품질과 가격으로 승부를 보는 것과 다름이 없다. 필요에 따라서는 전략적 제휴도 하고, 사활을 건 치열한 경쟁도 하는 등 정글의 법칙이 통하는 같은 세계이다. 오히려 경영학 개념의 간단한 구조로 명쾌하게 바라보는 것이 편하고 쉽다는 생각이다.

박대석 칼럼니스트
박대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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