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 모스크바 공연 '열광의 도가니'
조수미 모스크바 공연 '열광의 도가니'
  • 연합뉴스
  • 승인 2011.06.10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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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교와 열정의 완벽 무대에 1천500여 청중 기립 박수

 

말 그대로 열광의 도가니였다. 기교와 열정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한국 출신 소프라노 가수의 수준 높은 공연에 1천500여 러시아 청중은 자리를 떨 줄 몰랐고 '성악의 여제(女帝)'는 네 번의 앵콜곡으로 뜨거운 갈채에 답했다. 

해외 공연에서 빠지지 않는 한국 음악 레퍼토리로, 장고 반주에 맞춰 부른 전통 민요 '새타령'도 벽안(碧眼)의 청중에게 색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세계 정상급 소프라노 가수 조수미가 8일 저녁 7시(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의 차이코프스키 콘서트 홀에서 모스크바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유리 시모노프)와 함께 솔로 공연을 열었다. 

'세계 최고의 성악가 초청 공연'을 기획한 모스크바 필이 세 번째 성악가로 이탈리아 로마에 머물고 있는 조수미를 초청해 이루어진 콘서트였다. 

100달러(약 11만 원) 내외의 적잖은 입장료에도 불구하고 공연 며칠 전부터 주요 좌석 표가 모두 팔려나갈 정도로 조수미에 대한 현지 팬들의 관심은 높았다.

2005년 첫 모스크바 공연에 이어 두 번째로 '러시아 클래식의 성지(聖地)' 차이코프스키 홀 무대에 선 조수미는 '신이 내린 목소리'란 찬사에 걸맞게 약 2시간 30분 동안의 공연 내내 객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조수미는 이날 공연에서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글라주노프(1865~1936), 우크라이나의 라인홀트 글리에르(1875~1956), 프랑스의 샤를 구노(1818~1893)와 샤를 토마(1811~1896), 독일의 지아코모 마이어베어(1791~1864) 등 세계 각국 작곡가들의 다양한 오페라 곡을 선보였다.

러시아 국민악파의 계보를 잇는 글라주노프의 발레 음악 '라이몬다' 작품 57번으로 무대를 연 조수미는 뒤이어 러시아 음악가들도 표현하기 어렵다는 글리에르의 '콜로라투라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콘체르트' 작품 82번을 화려하고 장식적인 초고음의 '콜로라투라' 창법으로 완벽하게 소화해 뜨거운 박수 갈채를 받았다.

2부 공연에서는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의 발레 단막곡과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중 줄리엣의 왈츠의 아리아, 마이어베어의 오페라 '북극성' 중 크리스티나 아리아, 토마의 오페라 '미뇽' 서곡, 오페라 '햄릿'의 오펠리아의 아리아 등을 차례로 불렀다.

2시간에 가까운 본 공연이 끝나자 청중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일제히 기립 박수를 보내며 자리를 뜰줄 몰랐다. 홀이 떠나갈 듯한 박수소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객석 여기저기서 '브라보' 함성이 터져 나왔다.

연주홀의 뜨거운 반응에 조수미는 지아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잔니 스키키' 중 일부와 자크 오펜바흐의 오페라 '호프만 이야기' 중 인형의 아리아, 레너드 번스타인의 오페라 '캔디드' 중 화사하고 아름답게 등을 앵콜곡으로 잇따라 선사했다.

또 앵콜곡의 하나로 모스크바에서 활동 중인 중요무형문화재 제3호 남사당놀이 이수자 한상돈씨의 장구와 모스크바 필 반주에 맞춰 한국 민요 '새타령'도 불러 국악과 클래식, 성악의 음색이 어우러진 이색적인 무대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날 공연장을 찾았던 러시아 청중 블라디미르 추르코(모스크바 의대 교수)는 "오래전 오스트리아 빈에서 세계적 수준의 조수미의 노래를 처음 듣고 모스크바에서 다시 들으니 감동이 새롭다"며 "오늘은 우리 모두의 명절이며 조수미는 신이 보낸 선물"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 국립음악원에서 성악을 전공한 성악박사 김소리씨도 "조수미와 같은 한국인 음악가가 있는 것이 외국에서 음악을 공부하는 모든 후학들에겐 너무나 큰 행복"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공연을 마친 조수미는 "러시아 청중들은 한국 사람들과 닮은 데가 있다. 마음에 드는 아티스트가 나오면 열광적으로 반응한다"며 "청중들의 표정과 반응에서 느껴지는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 때문에 오늘 다른 무대에서 보다 30~40%는 더 열심히 노래한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조수미는 모스크바 공연에 이어 곧바로 일본으로 가 12일부터 30일까지 도쿄 등 7개 도시를 돌며 순회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이 공연을 통해 생기는 수익금은 모두 일본 내 지진 및 원전 피해자들을 위해 기부할 계획이라고 그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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