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칼럼] 이건희 회장 타계에 붙여··· 일본 언론도 격찬한 재계의 ‘큰 별’
[이종환칼럼] 이건희 회장 타계에 붙여··· 일본 언론도 격찬한 재계의 ‘큰 별’
  • 이종환 월드코리안
  • 승인 2020.10.2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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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의령군에서 태어나··· “철학과 문학을 파는 시대로 갈 것”

“한국 최대의 재벌 삼성그룹 회장으로, 산하의 삼성전자를 반도체와 휴대 전화 등으로 세계 대기업으로 길러낸 이건희 회장이 10월25일 타계했다. 향년 78세. 2014년에 심근 경색으로 입원 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삼성 측에 따르면 장례식은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렇게 소개하면서 “그룹 창업자 고 이병철 씨의 셋째 아들로 경남 지역에서 태어났다. 와세다대 상학부를 졸업 후, 미국 조지 워싱턴대 경영대학원을 수료했고, 1987년에 삼성그룹 회장직을 계승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세계적인 시장 점유율을 가진 상품이 없었지만 과감한 투자로 반도체·휴대전화 등 세계 1위 기업으로 키워냈다. 조선 등을 포함한 전체 그룹의 수출규모는 한국 총수출액의 30% 가까이 차지하게 됐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 등 독특한 경영론이 지속적으로 주목받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도 맡아 2011년 평창 겨울올림픽(2018년 개최) 유치를 성공시켰다”고 덧붙였다.

아사히신문은 또 “반면 한국에서는 늘 따라다니는 재벌과 정치권의 유착에서 (이 회장도) 벗어날 수 없었다. 전직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 로비 등으로 검찰에 기소돼 한때 회장직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2014년 입원한 뒤에는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 실질총수를 맡고 있다”고 서울발로 전했다.

일본 닛케이신문은 비슷한 내용으로 부음 보도에 이어 이건희 회장의 어록을 국제면 인터넷판 톱으로 보도했다. ‘일본에서 아직 배운다. 고(故) 삼성 이건희 어록’이란 제목을 붙인 이 기사는 “삼성을 세계적 거대 기업으로 키운 이건희 회장은 때론 강한 언어로 리더십을 발휘해 왔다. 반도체 등 전자산업에서 일본 기업을 따라잡고 추월한 뒤에도 ‘아직 일본에서 배울 게 있다. 한일은 서로 협력할 분야가 많다’며 한일 공존공영을 말했다. 그는 1987년 회장 취임 후에도 자신이 설파하는 품질경영이 사내에 좀처럼 침투하지 않는 것에 대해 초조하고 가슴 저려 했다. 1993년, 경영 간부를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에 소집해, 주력 가전제품으로 양을 쫓는 모델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발본적인 변혁을 요구해 ‘모든 것을 바꾸라’라고 이야기했다”고 소개했다.

이 기사는 또 “그러면서 ‘불량은 암이다. 초기에 제거하지 않으면 전신에 전이돼 35년 뒤 치명적이다. 질을 위해서라면 양을 희생해도 좋다’라고 품질의 중요성을 강조해, ‘삼성’을 세계 브랜드로 끌어올렸다”고 말한 이 회장의 어록도 덧붙였다.

이 신문은 나아가 “반도체 메모리에서 일본 업체를 넘어 디바이스 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낸 90년대 중반, ‘21세기는 지적 자산이 기업의 가치를 결정짓는다. 기업도 제품을 파는 시대에서 철학과 문화를 파는 시대로 갈 것’이라며, 기술 특허와 디자인을 중시하는 경영으로 전환했다.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 TV와 휴대전화, 스마트폰 등 첨단 제품을 만들어 세계 1위로 이끌었다”고 이 회장의 안목을 극찬했다.

‘천재 1명이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말도 2003년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고 이 신문은 소개했다.

“그는 획기적인 기술혁신과 발명을 가져올 인재를 중시했지만, 엘리트주의는 아니다. 폭넓은 층에서 천재를 발굴하기 위해 연공서열을 철폐하고 능력주의 인사를 정착시켰다. ‘한국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남성 중심의 사회다. 바퀴가 하나 없는 자전거 같다. 인적 자원의 낭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해, 남성 우위의 한국 사회에서 여성 등용을 추진했다.”

닛케이는 이 같은 이건희 회장의 어록을 소개하면서 ‘아직 일본에 배울 게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2010년 일본 재계 인사들과 회식하면서 한국과 일본 기업들은 서로 협력하는 분야가 많다고 말했다. 부친(이병철 창업자)과 같은 와세다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이건희씨는 일본에서 배우라는 경영철학을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다. 1년에 몇 번씩 일본을 방문해 재계인과의 교류가 깊어졌다. 일본을 중시하는 자세는 장남 이재용 씨에게도 계승되고 있다.”

일본 언론 보도를 소개한 것은 과연 삼성 이건희 회장에 대해 일본은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기자는 이건희 회장과는 같은 고향이다. 경남 의령군 정곡면이다. 고향 사람들한테서는 이병철 회장의 세 아들인 이맹희 이창희 이건희씨 가운데 이건희 회장만 고향집에서 태어났다는 말도 들었다. 지리산 정기가 이 회장의 생가로 뻗쳐 있는데, 그 정기를 고스란히 받은 덕분에 셋째 아들이지만 삼성을 승계했고, 나아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웠다는 것이다.

우리 고향이 낳은 큰 별이 스러진 것은 무척 가슴 아픈 일이지만, 일본을 이긴 삼성을 두고 일본 언론까지 극찬을 하니 감개무량한 느낌이다.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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