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정총리와의 화상간담회에 참여한 재외동포들은 왜 ‘무명(無名)’인가?
[취재수첩] 정총리와의 화상간담회에 참여한 재외동포들은 왜 ‘무명(無名)’인가?
  • 이종환 기자
  • 승인 2020.12.2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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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대표들의 발언 내용도 소개되지 않아...총리실의 정성과 배려가 필요
정세균 총리가 12월23일 해외동포 대표들과 화상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정세균 총리가 12월23일 해외동포 대표들과 화상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와의 화상 간담회에 누가 참여했나요?”

사할린에서 새고려신문을 발행하고 있는 배순신 사장한테 카톡을 보내니 곧 답이 왔다.

“박순옥 회장이 참여했어요.”

배사장은 박순옥 회장이 정총리와의 화상대화때 발언한 내용도 실은 신문파일도 카톡으로 보내왔다.

“총리님 안녕하십니까? 사할린한인협회장 박순옥입니다”로 시작하는 박회장의 발언은 ‘사할린 동포현황과 코로나 상황’ 소개로 이어졌다,

“사할린 총인구는 약 49만명이고 그중 5%인 2만6천명이 우리 한인 동포입니다. 국내에 영주귀국 및 체류 중인 사할린 동포는 약 5천명입니다. 사할린 코로나 확진자는 현재 1만4천여명이며 하루 13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어 박순옥 회장은 “총리님께 사할린 동포들의 숙원사항 2가지를 건의드리고자 합니다”라면서 ‘건의사항’을 밝혔다.

첫째는 ‘사할린 동포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을 건의했다. 박회장은 "이 법이 지난 4월 통과돼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면서 “그런데 이법으로 영주귀국과 정착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1945년 8월15일 이전에 사할린에서 출생했거다 사할린으로 이주한 한인과 그 자녀 1인(배우자 포함)으로 제한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제징용자의 대부분은 한러수교 이전에 사망하였으므로 현재 생존자와 그 자녀들만이 영주귀국과 정착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결정에 동포들은 이 법을 매우 불합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는 한국 국적 회복에 대한 건의였다. “사할린 거주 동포들은 오랫동안 무국적으로 살다가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러시아 국적을 받았다”면서 “한국 국적을 회복하여 한국과 러시아 이중국적을 가질 수 있도록 국적 취득 절차를 간소화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2월23일 미‧중‧일‧호주‧이집트 등 10개국에 거주하는 11명의 재외동포들과의 화상간담회를 가졌다. 총리실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는 겨울철 코로나19 대규모 재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포사회를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총리실은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재외동포들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대신 ▲우즈벡 아리랑요양원장 ▲이집트 한인회장 ▲호주 시드니한인회장 ▲UAE 건설현장 근로자 ▲사할린 한인협회장 ▲이민자 출신 美시의원 당선인 ▲재일동포 3세 인권단체 대표 ▲입양인 출신 스웨덴 국회의원 ▲베트남 청년 창업가 ▲조선족 출신 기업인 ▲중국 상해 한국국제학교 교사라고 직책만 밝혔다.

총리실은 왜 간담회에 참석한 재외동포들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을까? 참석자들의 정보를 보호해야 하거나 이름을 밝히면 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아니면 간담회 참석자들의 이름은 별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나아가 총리실은 참석자들의 발언도 소개하지 않았다. 총리실로서는 그날 바로 보도자료를 내서 발표를 해야 하다보니 바빠서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참석자들의 주요 발언을 추려서 소개하는 것은 간담회의 내용을 풍성하게 하는 일이니 소홀히 여길 일이 아니다.

총리 간담회에 초청받아 발언하는 것은 해외한인으로서는 영광스러운 일이다. 시간대가 달라 참석에 불편을 감수해야 하고 또 발언을 위해 준비도 많이 해야 한다. 이들의 발언과 이름을 밝히는 것은 그런 점에서 총리실로서는 배려이자 의무라고도 할 있을 것이다. 다음 간담회에서는 참석자들의 이름과 발언이 소개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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