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분30초씩 쪼개서 발표하세요”
사회자가 중국 지역 현안 발표를 소개하면서 이렇게 밝힌다. 대륙별 현안 발표는 총연별로 15분씩을 할애했다. 그런데 중국은 이를 두개로 쪼갠 것. 세계한인회장대회 공동의장인 정효권 회장의 아이디어다.
“조선족동포 대표도 많이 참여했습니다. 이들에게 현안 발표를 할 기회를 주자고 한 것이지요”
재중국한국인회가 중국 지역을 대표해서 발표할 경우 조선족 동포 대표들이 불만을 표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
사실 지난해 행사때는 조선족 동포 대표들이 본지에 불만을 표출시킨 적이 있었다. 만찬후 대륙별로 사진을 찍는데 조선족 대표들이 사진 찍을 시간을 놓친 것. “중국 회장님들 나오세요” 하는 안내방송을 듣고 나갈까 말까를 망설이는 사이에 재중국한국인회 소속 회장들이 두팀으로 나뉘어 사진을 찍고 말았던 것.
이 때문에 모처럼의 기념사진도 못찍은 조선족 동포 회장단이 푸념을 한 것은 당연했다.
이번에는 사전에 이를 조율한 것. 재중국한국인회가 발표시간을 양보한 것이다. 중국 지역에는 200만 조선족 동포들과 80만에 이르는 한국인들이 살고 있다.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서 회의도 하고 발표도하면 어떨까?
러시아CIS 지역도 마찬가지다. 한국 교민으로 비교적 최근에 들어간 사람들과 고려인 동포들로 나눠지는 지역이다. 고려인 동포들도 조선시대 말기나 대한제국시대에 들어간 분들과 일제시대 사할린에 징용으로 간 분들로 나눠진다. 이주역사와 문화가 서로 다르다. 이러다보니 같이 모여 논의를 해도 통역이 없으면 안된다. 회의의 효율성도 떨어지고 현안에 대한 입장도 다르다.
향후 차세대 회장들이 많아지게 되면 또 다른 현상이 생길 것이다. 대륙별 현안을 둘러싼 분임회의를 어떻게 할 것인가? 향후 깊이 고민해야 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