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들의 축제 마당인 `원코리아페스티벌'을 알리는 포스터가 올해부터 두 가지 양식으로 제작된다.
포스터에 항상 인쇄되는 `하나'라는 글자의 서체가 북한식이라는 비난을 의식, 행사 주최인 원코리아페스티벌 실행위원회가 남한식 서체의 `하나'가 쓰인 포스터를 추가하기로 한 것.
원코리아페스티벌은 남북이 다시 하나가 되고 함께 동아시아 공동체를 일궈 나가자는 취지로 지난 26년간 일본 오사카에서 매년 개최돼 왔다.
새로 추가되는 `하나' 글자는 문자조형연구소 소장인 서예가 효봉(曉峰) 여태명씨(원광대 교수)의 작품으로 오는 10월 오사카에서 열리는 제27회 대회의 코스터와 팸플릿 등에 등장하게 된다.
원코리아페스티벌 실행위원회 김희정 부위원장은 20일 "최근 몇년 사이에 원코리아페스티벌에 사용하는 `하나'라는 글씨가 북한식 서체라고 비난하는 이들이 있었다"면서 "이런 어처구니 사연을 들은 여태명 선생이 흔쾌히 새 글씨를 써 주셨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사용해 온 `하나' 글씨는 1985년 행사를 처음 시작한 지 얼마 안돼 총련계 동포인 무명의 서예가로부터 받은 것이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사반세기 동안 원코리아페스티벌과 함께 해온 글씨를 포기할 수는 없다"면서 "두 가지 서체의 글씨를 함께 사용하다 보면 남북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함께 하는 날이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여 씨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원코리아페스티벌 후원의 밤 행사에서 태극 문양을 이용해 쓴 끌씨를 기증했다.
그는 "원코리아페스티벌 행사의 의미를 담은 글씨를 쓰려했다"면서 "히읏(ㅎ) 윗부분을 남녀가 하나가 되는 십자 형상으로, 이응(o)을 태극 무늬로 만들었고, `ㅏ'의 삐침에 힘을 준 것은 으뜸을 상징하는 엄지를 형상화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