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때문에 멍드는 ‘세계의 공장’
인건비 때문에 멍드는 ‘세계의 공장’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0.08.01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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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옥타 동행취재 1-2]

 
중국 언론들은 양자강 홍수 소식을 시시각각 보도하고 있었다. 양자강을 중국에서는 장강(長江)이라 부른다.티베트고원에서 발원하여, 중국 대륙을 남과 북으로 나누며 동쪽으로 흐르는 이 강은 길이가 6천300km. 홍수가 나면 높은 물마루가 중국 대륙을 며칠을 가로 질러서 중국이 동해라 부르는 동중국해로 들어간다.

이 때문에 상류에서 홍수형 높은 물마루가 생겼다고 하면, 이게 며칠만에 어떤 지역을 통과할지 시시각각 보도하며, 경보를 띄우는 게 중국 언론들의 일이다. 이 날도 중국 중앙방송인 CCTV는 홍수로 시가지가 물에 잠긴 중경 인근도시와 농작물 수몰피해가 큰 사천성의 광안 일대를 소개하며, 양자강의 홍수형 물마루의 진행 위치를 시시각각 소개하고 있었다.
하지만 양자강 홍수지역으로부터 수천km 떨어진 대련은 장마 끝에 찾아온 폭염으로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 뉴욕 옥타의 중국 도시 순회방문은 이런 더위속에 시작됐다.

 박현웅 사장
첫 행선지는 박현웅 사장이 거래하는 의류공장이었다. 박사장은 젊은 여성들이 입는 블라우스와 원피스 등을 생산해 전량 일본으로 보내고 있다고 소개했다.공장은 대련 공항에서 자동차로 불과 5분 거리에 있었다.
“지난해에는 400명이 있었는데, 지금은 200명만 일하고 있어요. 공장에서 일할 사람을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쥐방원(鞠邦文) 부총경리가 공장을 안내하면서 설명했다. 그는 한족(漢族)으로 우리말을 전혀 몰랐다. 의류생산공장에서 20년을 일했다는 그는 12년 전부터 지금의 대련 BOT 복장유한공사에 근무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원래 국영회사였던 이 회사는 지금은 민영화돼 주식 51%가 민간인 사장 앞으로 넘어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

“10여년 전에는 직원이 1천명이 넘었습니다. 지금은 퇴직하면서 많이들 떠나고, 새로 직원을 구하기 어렵다 보니 공장 경영도 과거와 같지 않지요”
박현웅사장이 이 공장과 거래를 시작한 것은 12년이 지났다고 했다. 지난 2006년까지만 해도 연간 60만장을 생산, 연간 700-800만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했으나 지금은 30만장 규모로 축소됐다고 한다.

 
“인건비가 싼 해외의 공장을 찾아서 베트남 등지로 바이어들이 많이 떠났습니다. 대련 전체로 보면 의류바이어 20% 정도는 옮겨가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제 경우에는 바이어 70%가 베트남 등지로 옮겨갔어요”
대련에서 의류공장 직공들의 인건비는 월 1500위안 정도. 보험료 등을 포함하면 평균 300달러가 된다는 것. 대련에 있는 한국인 투자 공장은 이보다 50달러 정도는 더많이 들어간다는 게 박사장의 설명.
“하지만 효율이 낮아요. 생산성이 낮은 거지요. 미국에서는 공장 직공들이 디스코를 추면서 일을 해도 생산성이 높다는데 여기는 안돼요”

 
박사장이 이렇게 어려움을 토로하자, 민승기 뉴욕옥타 회장이 안스러웠는지 그를 위로하고 나섰다.
“미국에서 팔리는 가격은 같아요. 그러다 보니 바이어들이 싸게 생산하는 곳으로 옮겨가지요. 과거에 일본에서 하다가 한국으로, 이어 중국으로 바뀌었다가 이제 베트남과 방글라데시 등으로 가는 거지요”
‘세계의 공장’이라고 하는 중국이지만, 지금은 인건비가 올라서 부가가치가 낮은 봉제시장은 빠르게 경쟁력을 잃고 있는 게 아니냐 하는 것이 이날 공장을 둘러본 뉴욕 옥타 일행의 관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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