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평화봉사단, 38년 만에 건대 방문 “발전 놀라워”
美 평화봉사단, 38년 만에 건대 방문 “발전 놀라워”
  • 장형익 기자
  • 승인 2011.07.13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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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한국에서 교육, 의료, 재건 등 봉사활동을 했던 미국 평화봉사단원 가운데 당시 건국대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던 앨버트 라이트(Albert Wright)씨와 캐시 라이트(Kathy Wright)씨 부부가 38년 만에 건국대를 다시 찾았다.

 
미국 평화봉사단 ‘한국의 친구들’(Friends of Korea)의 영어 교수로 1973년~75년까지 2년 동안 건국대에서 영어를 가르쳤던 앨버트와 캐시 라이트씨 부부는 이날 건국대를 방문, 김진규 총장과 환담하고 자신이 강의했던 옛 가정대학 건물과 공과대학을 비롯, 상허도서관과 상허박물관, 새천년관, 일감호 등 캠퍼스와 건국대병원, 스타시티 등을 돌아보며 38년 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모습에 연신 놀라워했다.

이들은 35년 전에 비해 현대식 건물이 많이 들어선 캠퍼스 풍경은 물론 학생들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과 활기찬 분위기 등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앨버트씨는 “당시에는 최루탄 냄새가 캠퍼스에 가득하고, 모두가 할 말도 제대로 못하던 분위기였다”고 회상하고 “지금은 한국의 민주화와 경제 발전이 몰라보게 진전됐고 학생들도 영어에 능통하고 국제교류도 늘어나는 등 대학사회가 많이 발전했다”며 평소 익힌 한국말로 “굉장히 놀랍다”고 웃어보였다.

그는 “건국대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당시만 해도 학생들이 부끄러움을 많이 타고 수줍어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모두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쳐 보이며 커플끼리 손을 잡고 다니는 모습도 많이 눈에 띄는 것이 인상 깊다”고 말했다.

앨버트씨는 “처음 건국대에 왔을 때는 눈덮인 모습이었다”며 “이렇게 다시 보니 눈물 날 것 같다”고 했다. 부부는 새 건물이 여기저기 솟은 캠퍼스 구석구석을 걸으며 “여기가 우리가 강의한 건물이고, 이 건물 뒤엔 우리가 살던 집이 있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부부는 1960년대 케네디 대통령이 만든 평화봉사단 일원이었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며 가까워져 박사과정을 밟던 중 결혼했다.

이들은 “우리 능력을 어려운 곳, 어려운 사람을 위해 쓰자”며 이역만리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도착 직후부터 고생의 연속이었다. 앨버트는 “한겨울에 얼음물을 깨서 세수하고 면도했던 기억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당시 한국은 경제 사정이 어렵고 오일 쇼크까지 겹쳐 물을 덥혀 쓰기도 쉽지 않았다. 앨버트씨는 “우리 인생에서 가장 보람 있던, 그 추웠던 겨울의 한국이 이렇게 변모했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라고 했다.

현재 미국 뉴욕주립대 오랜지카운티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영어와 문학을 가르치는 캐시씨는 특히 “서로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우고, 음식을 배우고, 문화를 배우고, 서로 소통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고, 친구처럼 지내다 보면 저절로 서로가 더불어 발전하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 평화봉사단 ‘Friends of Korea'는 1966년~1982년까지 한국에서 영어교육과 의료, 재건 등 봉사활동을 한 3,000여명의 미국 평화봉사단원 친목단체로, 이들의 한국 방문은 한국국제교류재단이 미국 평화봉사단원과 가족 42명을 초청해 이뤄졌다.

김진규 총장은 “건국대를 기억하고 다시 찾아주어 감사하다”면서 “당시 평화봉사단원들의 노력이 한국 대학 교육 발전에 소중한 씨앗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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