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월드코리안신문) 서규원 해외기자= 가짜 항공권 예매로 최소 3억 원에 달하는 이익을 거둔 사기 사건이 말레이시아 교민사회에서 발생했다.
사기를 친 사람은 말레이시아 교민이 운영하는 네이버 카페 ‘마이 말레이시아’의 스텝 L모 씨다. 그는 네이버 카페에 항공권을 저렴하게 발권해드린다는 글을 올리고, △2년 유효한 저렴한 항공권이 나왔다 △예약한 이코노미석에 조금만 돈을 추가하면 비즈니스를 탈 수 있다 △항공권이 딱 4장 남았다. 모두 사면 아주 저렴하게 발권할 수 있다 등 허위 정보를 카톡으로 전송해, 그의 글을 보고 200여 명이 비용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 카페 ‘마이 말레이시아’의 스텝에 불과한 L 씨가 이 같은 사기를 칠 수 있었던 것은 교민들과 한국 가족들이 추천 업체라는 타이틀을 달은 해당 네이버 카페를 믿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에는 ‘기러기 부모’가 많아 국내에서도 쿠알라룸푸르-인천 왕복 항공권을 예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에서 말레이시아 여행사로 송금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L 씨의 말을 믿고 이를 대행해 주는 내국인 K모 씨의 한국 계좌로 입금해 항공권을 구입했다는 것이다.
L 씨의 사기는 지난 4월 29일 네이버 카페 회원인 한 말레이시아 교민이 ‘L 씨에게 발권 시 주의 사항’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L 씨에게 항공권을 신청할 경우, 제대로 된 전자 항공권을 요구하라”고 말레이시아 교민이 올렸는데, 글이 올라간 지 하루도 되지 않아 오픈 채팅방에 100여 명이 그로부터 피해를 받았다는 댓글이 올라왔다.
어떤 교민은 33명의 지인을 모아 티켓 구매 예약을 요청하기도 했다. 피해 교민들은 L 씨가 유명 카페의 스텝이고 카페에 그를 통해 항공권 구매했다는 글이 많아 전혀 의심하지 못했다고 이구동성으로 얘기했다.
많은 교민이 그로부터 항공권을 예매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지난 4월 1일부터 말레이시아로 들어오는 해외입국자의 자가격리가 면제돼 보다 쉽게 한국과 말레이시아를 오고 갈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2년간 못 만난 가족들을 만날 수 있게 되다 보니 L 씨에게 많은 예약이 몰린 것이다.
이 같은 큰 피해가 말레이시아 교민사회에서 일어났음에도 네이버 카페 운영자는 사건 해결을 돕기는커녕 적당히 이 일을 무마하려고만 들고 있다. 비난의 글을 삭제하거나, 글을 올리는 회원들을 강제로 퇴장시키고 있는 것. 그러자 피해자들은 타 카페로 이동, 게시판을 만들어 피해 사항을 공유하고 있다.
피해를 보았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은 최소 60만원 이상 손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이 중에는 1천만 원 넘게 손해를 입은 사람도 있어, 5월 2일 현재 총 피해액은 최소 3억 원 이상이고, 6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는 사람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