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주민들이 굶어죽고 있다”… 영국 BBC, 평양과 국경 인근 취재해 보도
“북한주민들이 굶어죽고 있다”… 영국 BBC, 평양과 국경 인근 취재해 보도
  • 이종환 기자
  • 승인 2023.06.15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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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영국 BBC가 북한 주민 3명을 비밀리 취재한 기사에서, 극심한 식량부족으로 북한 주민들이 굶어 죽고 있다고 소개했다. BBC는 북한 전문매체인 데일리NK의 도움을 받아 국경 인근의 북한 주민 등 3명을 취재했다.

명숙이(가명)는 중국에서 의약품을 몰래 들여와 판매했다. 그의 의약품 사업은 한때 번창했다. 그러나 2020년 1월 27일 북한은 전염병에 대응하여 국경을 폐쇄했다. 사람들의 통행은 물론 식량과 상품의 입국도 중단했다. 출국이 금지된 주민들은 마을에 갇혔다. 국경 경비원들은 국경에 접근하는 사람들을 사살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국경의 다른 마을에서, 건설 노동자인 찬호(가명)는 답답한 아침을 보내고 있다. 하루에 버는 4,000원, 즉 4달러에 해당하는 돈은 쌀 1킬로그램을 사기에 충분하지 않고, 그의 가족이 정부의 식량 배급을 받은 지 너무 오래돼 잊어버렸다. 시장은 텅텅 비었고 쌀, 옥수수, 조미료 가격은 급등했다.

찬호는 처음에는 코로나로 죽을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특히 주변 사람들이 죽는 것을 보면서 굶어 죽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그의 마을에서 이미 한 가족이 굶어 죽었다. 더 최근에는 지인의 아들 하나도 영양실조로 군에서 제대했다가 1주일 만에 굶어 죽었다. 찬호는 갑자기 얼굴이 부어오른 것을 기억하고 있다.

평양의 국영 식품점에 근무하는 지연(가명)은 과일과 야채를 몰래 빼내 생활비에 보탰다. 또 남편이 뇌물로 받은 담배도 장마당에 내다 팔아 쌀도 샀다. 하지만 이제는 식품점에서 나올 때 가방 수색이 엄해졌다. 남편도 뇌물은 더 이상 받아오지 않았다. 그 누구도 어떤 것을 줄 여유가 없어졌다.

지연은 세 끼를 먹은 척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사실은 한 끼를 먹고 있다. 그녀는 풀죽을 먹었던 괴로운 시절도 기억한다. 야채와 풀을 으깨어 만든 풀죽은 1990년대 북한을 황폐화해 3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파괴적인 기근과 동의어다.

지금은 거지들이 더 많아졌고, 그는 길거리에 누워있는 사람들이 죽었다는 것을 안다. 어느 날은 이웃집 문을 두드렸지만, 대답이 없었다. 당국이 3일 후에 안으로 들어갔을 때, 온 가족이 굶어 죽어 있었다.

국경이 막혀 탈출하기도 어렵다. 탈출을 시도하면 심지어 사형을 받기도 한다. NGO Human Rights Watch가 분석한 위성 사진은 북한이 지난 3년 동안 국경을 강화하기 위해 여러 개의 벽, 울타리, 초소를 건설했으며 이로 인해 도주가 거의 불가능해졌음을 보여준다고 BBC는 밝혔다.

나아가 북한은 올해 1월, 사람들이 남한 유행어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도 통과시켰다. 이 법을 어기면 극단적으로 사형도 집행될 수 있다.BBC는 이 같은 취재 내용을 북한 측에 전달했으나, ‘반북세력에 의한 날조’라는 핀잔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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