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대 총회장에 한해서 자동승계를 결정했던 미주총연이 ‘총회장 선거’ 국면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서정일 제29대 미주총연 이사장은 7월31일 발표한 ‘담화문’에서 “또 하나의 대승적인 결단을 내리고자 한다”면서 “회원 여러분들이 허락해주신다면 총회장 자동승계가 아닌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30대 총회장으로 여러분들의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는 7월30일 콜로라도 덴버에서 국승구 김병직 공동회장과 서정일 이사장 등의 회동 직후에 이뤄졌다.
서정일 이사장은 미주총연 3자 대통합을 이룬 2022년 2월의 덴버 총회에서 총회장 직책을 국승구 김병직 공동회장한테 양보하는 대신 이사장을 맡고, 이어 30대 총연에서 총회장을 자동으로 맡는 합의를 추인받았다. 이어 2022년 5월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미주총연 임시총회에서는 총연 회칙에 부칙으로 자동승계 조항을 넣는 것을 통과시켜, 자동승계를 재확정지었다.
미주총연이 오랜 분열을 끝내는 대통합의 방법으로 공동회장제 및 차기에 한해 총회장 자동승계 조항을 합의문에 넣고 또 이를 총회에서 승인했지만, 일부에서는 ‘야합’ 등 비난의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이번 서정일 이사장의 담화문은 이같은 ‘야합’ 논란을 종식시키고, 30대 미주총연에서 논란꺼리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결단으로 보인다.
제29대 미주총연은 오는 연말로 29대 집행부의 임기가 끝난다. 제30대 총회장으로 자동승계 합의가 이뤄졌던 서정일 이사장이 선거를 통한 제30대 총회장 선출을 발표함에 따라 미주총연은 선거국면으로 급선회해서, 하반기 선관위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선거준비에 들어갈 전망이다.
서정일 이사장이 자동승계를 포기하고 총회장 선거를 수용한 것은 자동승계후 일어날 수 있는 미주총연의 정통성 시비를 차단하기 위한 방안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미주총연이 공동총회장, 차기총회장 자동승계 등의 내용으로 통합을 이룬 뒤 이를 비난하는 측에서는 대통합을 인정하지 않는 또다른 미주총연을 주장하며 독자 활동을 하고 나서서 정통성 시비를 일으켜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