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석호 기자
주영국한국대사관(대사 윤여철)이 지난 10월 30일 런던 얼스코트에 있는 한 건물에서 ‘주영국 대한제국 공사관 동판 제막식’을 열었다.
이 건물은 1901년부터 1905년까지 주영국대한제국 공사관으로 사용됐던 건물로, 런던 얼스코트역 바로 뒤편, 4 Trebovir Road에 있다. 이 건물은 우리 근·현대 외교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곳이며, 주영국대리공사로 활동했던 이한응 열사가 순국했던 장소다.
대한제국은 미국, 프랑스,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모두 6곳에 재외공관을 운영했다. 이한응 열사는 1901년 주영국공사관 참서관으로 부임해 대한제국의 영토를 지키고, 독립을 위해 영국 정부를 상대로 치열하게 구국 외교를 펼쳤다.
이한응 열사는 민영돈 주영공사가 해임된 이후인 1904년 초부터는 대리공사로서 일했다. 그는 영국 외무부를 상대로 계속해서 한국의 독립보전을 요청했고, 1905년엔 영국 외무대신에게 대한제국정부를 위해 거중조종(good offices, 제삼자가 당사자 사이에서 분쟁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일)을 해달라는 편지를 보냈다. 그러나 1905년 초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고 영국과 일본이 대한제국 독립 보장을 삭제하는 내용이 담긴 제2차 영일 동맹을 논의했다. 외교관으로서 한계를 절감한 이한응 열사는 1905년 5월 12일 주영공사관에서 자결을 했다.
주영국대한제국공사관이 있던 건물은 현재 공공임대주택 사업을 하는 피바디(Peabody) 재단이 소유하고 있다. 주영국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이날 동판 제막식에는 윤여철 주영국한국대사와 피바디 재단 이언 맥더못 CEO가 참석했다.
동판에는 한글로 ‘주영 대한제국 공사관’, 영어로, ‘OLD KOREAN LEGATION IN LONDON 1901-1905’라고 적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