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고] ‘한국을 배우자’는 말레이시아 정부 동방정책 40주년 기념식에 다녀와서
[해외기고] ‘한국을 배우자’는 말레이시아 정부 동방정책 40주년 기념식에 다녀와서
  • 권병하 전 세계한인무역협회장(전 말레이시아한인회장)
  • 승인 2023.11.20 09:3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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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가 한국의 경제 성장을 배우겠다며 동방정책을 추진한 지 40년이 됐다. 주말레이시아 한국대사관(대사 여승배)이 동방정책 40주년을 맞아, 11월 17일 말레이시아 국제통상산업부와 공동으로 쿠알라룸푸르에서 동방정책 4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말레이시아는 1980년대 초반부터 한국과 일본의 성공모델을 벤치마킹해 국가 발전에 활용하고자 동방정책(Look East Policy)을 펴왔다. 1983년부터 말레이시아 정부 관료와 학생 5천명이상을 한국에 보내 교육을 받도록 했으며, 협력사업도 본격적으로 펼쳤다. 이 행사에 참여한 권병하 전 세계한인무역협회 회장이 월드코리안신문에 참가 소회를 보내왔다. 이를 기고문으로 소개한다.<편집자주>

말레이시아 주재 한국대사관(대사 여승배)이 11월 17일 쿠알라룸푸르의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뜻깊은 기념식을 열었다. 한국을 배우자는 말레이시아 정부 동방정책 40주년을 맞이하여 한국에서 공부한 유학생 출신 및 공무원 출신의 주요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축하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말레이시아의 조하리(Johari) 국회의장과 여러 정계인사, 사임다비 그룹의 삼수딘(Samsudin) 회장, 한국유학 총동문회(AGIKO) 회장 등 재계인사, 말레이시아 정부 고위 공무원과 대학교수들이 참여했다. 현지 한국 기업인 및 교민들도 기념식에 함께했다.

여승배 주 말레이시아 대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여승배 주 말레이시아 대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여승배 대사는 이날 축사를 통해 말레이시아 정부의 성공적인 동방정책이 말레이시아 산업화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점을 축하하고, 향후 양국의 첨단기술과 산업의 육성과 동반성장, 서로의 우의를 돈독히 하는 데 힘을 모으자고 다하자고 역설해 참석한 500여 명으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한국 유학파 출신인 조하리(Johari) 하원의장은 축사에서 한국에서 공부할 때 데모 군중들도 많이도 보았지만, 강력한 정부정책에 힘입어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발전한 한국의 저력을 보고 배운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도 매년 한국을 방문하여 배우고 있다고 인사말을 했다.

말레이시아 최고기업인 삼다비 그룹의 삼수딘(Samsudin) 회장은 축하인사에서 한국의 강력한 정부정책과 한국인의 근면성을 높이 평가하면서, 한국을 많이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축하 행사에서는 말레이시아 스세리 푸테리 중등학교 학생들이 한복을 입고 부채춤을 공연해 큰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한국 유학파 출신의 정부 여성관료들이 부채춤을 공연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스세리 푸테리 중등학교(SM SAINS SERI PUTERI) 3, 4학년 학생들이 한복을 입고 부채춤을 추었다.

나는 이 행사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지금까지 42년 동안 말레이시아에서 살면서 이처럼 한국인으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느낀 적이 없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동방정책을 펼치면서 많은 정부 관료와 젊은이들을 한국에 보내 배우도록 했다. 한국을 다녀온 유학파들은 이제 정부 기관에서 고위직 관리로, 대학 교수와 연구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 국회의장도 한국 유학파다. 이들은 지한파이자 친한파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이들은 여전히 한국을 좋아한다고 이날 내게 자랑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동방정책을 시작했을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시작단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일본 유학을 선호했다. 혜택이 월등히 많았기 때문이었다. 당시 나는 한인회장으로서 쿠알라룸푸르에 거주하는 한국인 가정에 현지인들을 2박 3일 초청하는 행사를 개최한 기억도 있다.

당시 말레이시아대학(UM)의 한국인학과는 장학금 제도가 없어 인기가 높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학생들이 한국학과 입학을 꺼려서, 내가 경영한 헤닉권 회사에서 12년 동안 장학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들 장학생들은 또다른 혜택을 받아 한국으로 유학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중 한 명인 한 여학생 장학생은 현재 대학교수가 되어 이날 행사에서 한복을 입고 사회를 보기도 했다.

한국을 배우자는 모토 아래 말레이시아 정부가 펼친 동방정책 40주년을 맞이해 한국에서 공부한 유학생 출신 및 주요 공무원 인사들이 참여한 큰 행사였다.

한국 유학파인 조하리 국회 하원의장이 축사하고 있다
한국 유학파인 조하리 국회 하원의장이 축사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이제 한국 유학파들이 정계 관계 학계에서 우뚝 서 있다. 하원의장까지 한국 유학파 출신이며, 이들 유학생들은 교우회를 만들어 교류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유학파들이 말레이시아에서 뭉쳐 있다는 것은 우리한테 큰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게 만든다.

이 행사를 위해 힘을 쏟은 여승배 주말레이시아 대사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그는 부임한 지 1년 만에 말레이시아 경·재계와 학계, 지방정부에까지 한-말 관계를 돈독하게 챙겨왔다.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이 같은 일을 이어나가고 발전시키는 것은 이제 말레이시아 거주 한인 경제인들이 맡아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한국에 유학한 말레이시아 인사들은 AGIKO(Persatuan Alumni Graduan Institusi Korea Kebabgsaan)라는 교우회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현재 동문회 회장을 맡고 있는 사람은 Zamri Abbas씨다. 이들과의 유대 강화를 위해 말레이시아 한인사회가 어떤 일을 할지 고민해볼 때다.

권병하 전 세계한인무역협회장(전 말레이시아한인회장)
권병하 전 세계한인무역협회장(전 말레이시아한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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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2024-01-22 13:34:11
메일을 통해 두번이나 기사 내용 정정 부탁드렸으나 사진 아래 설명만 바뀌었고 본문 내용은 정정되지 않아 댓글로 남깁니다. ' 이날 축하 행사에서는 한국에서 공부하고 돌아간 말레이시아 여성 공무원들이 한복을 입고 부채춤을 공연해 큰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가 아니라 '말레이시아 스세리 푸테리 중등학교(SM SAINS SERI PUTERI) 3, 4학년 학생들이 한복을 입고 부채춤을 추었다' 입니다. 다른 기자들도 이 기사를 바탕으로 잘못된 내용을 전달하고 있어 다시 한번 정정 부탁드립니다.

육걸부 2023-11-20 21:48:18
말레이시아의 한국에 대한 에정이 놀랍네요. 한국어학과의 장학금 지원을 비롯한 지역교민/한국기업들이 민간 외교관으로써 애써주신 덕분이라고 생각됩니다.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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