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석호 기자
“서울 신촌을 오가는 버스에서 ‘연희 104고지’ 정거장을 문득 본 적이 있지만 무슨 의미인지를 몰랐다… 인천 상륙 이후 13일 만에 서울을 탈환할 때 두 번 뺏고 뺏기는 육탄 전 속에 최후의 고비였던 연희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기자가 근무하는 서대문 충정로 사옥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올해가 ‘정전 70주년’이라지만 6·25 전쟁이 먼 과거의 일이 아니고 연희고지만큼이나 가까이 있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정전 70년, 끝나지 않은 6·25> 서문에서)
동아일보 산하 화정평화재단(이사장 남시욱)이 최근 <정전 70년, 끝나지 않은 6·25>(400쪽)라는 책을 펴냈다. 동아일보에서 기자로, 논설위원으로 일한 구자룡 화정평화재단 소장이 쓴 책이다.
<정전 70년, 끝나지 않은 6·25>는 지난 6월부터 3개월 동안 동아닷컴에 실린 기사 25편을 묶은 책이다. △북-중-소의 ‘미국 불개입’ 오판 △‘애치슨 라인’과 6·25 전쟁, 북한군 왜 서울에서 3일 허송했나 △한국을 지킨 맥아더의 집념, 인천상륙작전 △지평리에서 현리까지 물망(勿忘)의 전투들 △이승만 “안전보장 없는 휴던 없다” △한국을 구한 지도자와 정군 등의 제목이 붙은 25편의 글들이다.
구자룡 소장은 전쟁 당시 최고 정책 결정자와 장군들이 쓴 회고록, 구소련 문서 공개 이후에 드러난 공산권 자료 들을 연구하고 전국에 흩어진 6·25 관련 전적비, 추모비, 동상을 찾아다녔다. 북한 신의주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중국 단둥의 ‘항미원조기념관’, 미군의 폭격으로 북한 쪽 절반만 파괴된 채 보존돼 있는 압록강단교(斷橋)도 찾아갔다.
저자는 두 차례 북경 특파원으로 파견되고, 연변과기대학에서 연수했으며, <중국에서 못다 한 북한 이야기>(2020), <마지막 황제 푸이와 다섯 여인>(2021) 등을 펴낸 중국 전문가다.
남시욱 화정평화재단 이사장은 발간사에서 “이 책은 6·25전쟁이 3년간 어떻게 전개됐는지를 당시 전투 현장 취재 등과 함께 소개했다. 전쟁이 지금 시기에 주는 시사점이 무엇인지도 전하고자 했다”면서 “이 책이 6·25전쟁 3년에 대한 더 깊은 관심을 갖게 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