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8한일미래회’ 송년회… 동경유학생들도 참가
일본 ‘2.8한일미래회’ 송년회… 동경유학생들도 참가
  • 도쿄=이종환 기자
  • 승인 2023.12.04 16: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2월 2일 저녁 긴시초에서… 내년 2월 문화제 행사도 열어

(도쿄=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동경 긴시초(錦絲町)에는 일제강점기 때 한인들의 집단거주지가 있었습니다. 정밀기계를 만드는 세이코정공이 자리잡고 있어서 공장일에 한인들이 투입됐습니다. 이들은 일본에 와서 탄광이나 막노동을 한 한인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생활여건이 낫지 않았나 싶어요.”

12월 2일 저녁 긴시초 거리에서 신경호 일본 국사관대 교수가 말을 꺼냈다. 이날은 일본 동경에서 활동하는 사단법인 2.8한일미래회(회장 신경호)가 송년모임을 한 날이었다. 연말의 토요일이어서 거리는 늦은 시간까지 붐비고 있었다.

2.8한일미래회는 1919년 동경조선유학생들이 발표한 2·8독립 선언을 기념하는 사업을 해 온 단체로, 처음에는 2.8회로 출발했다가, 지난해 3월 단체명을 2·8한일미래회로 바꿨다. 독립선언 당시 유학생들을 도운 후세 다쯔지 변호사 등 일본인들의 활동들도 기억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미래를 함께 모색해보자는 취지였다.

이날 송년모임은 오후 5시 긴시초역 인근의 한국음식점에서 열렸다. 송년모임에는 초대 김영열 회장과 2대 홍래윤 회장 등 초창기부터 함께 해온 인사들과 회원들, 이 단체가 후원하는 동경한인유학생연합회(한유연)의 학생 간부들 등 20여 명이 참여했다. 요코하마와 치바에서 참석한 회원들도 있었다.

3대 회장을 맡은 신경호 교수가 올해의 활동을 간단하게 소개하면서 인사말을 했다. 2.8한일미래회는 지난 2월 6일부터 10일까지 도자기 전시회를 중심으로 한 한일미래문화전을 열었고. 5월에는 도호쿠대 이인자 교수 등을 초빙해 학술심포지엄도 개최했다.

이어 초대 김영렬 회장과 2대 홍래윤 회장이 인사말과 함께 이 단체의 ‘2.8’ ‘미래로’라는 건배구호를 함께 외치면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사진 왼쪽이 신경호 2.8한일미래회장

“곱창전골이 맛있는 집인데, 오늘은 그 메뉴가 없네요.” 다양한 한국음식들이 나오는 사이에 회원들이 각기 일어나서 간단한 소개를 했다. 짬짬이 단체 건배구호도 외쳤다.

“이제 빙고 게임을 시작합니다. 먼저 당첨된 두 분한테는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송년회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무렵, 김수동 사무총장이 게임을 진행했다. 김 총장은 창립 초기부터 봉사직으로 일해오고 있다고 했다.

김 총장이 번호를 불러가는 도중에 드디어 ‘빙고’를 외친 사람이 나왔다. 그에게는 즉석에서 5천 엔짜리 문화상품권이 전달됐다, 하지만 이 상품권은 바로 이날 모임에 참여한 한유연의 학생 간부에게 기증됐다.

신 회장은 한국에서 들여온 수림문화재단의 고 김영택 화백의 그림으로 이뤄진 달력도 모든 참석자들에게 선물했다. 수림문화재단은 재일동포로 중앙대를 인수해 경영했던 수림 김희수 선생을 기리는 재단으로, 신 회장이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기자한테도 뜻깊은 선물이 주어졌다. 신경호 회장이 기자한테 ‘2.8한일미래회’ 뱃지를 달아주면서, 참여한 회원들의 동의를 받아 명예회원으로 위촉했던 것이다. 이와 함께 선창으로 ‘2.8’ 하면 후창으로 ‘미래회’를 외치는 건배구호가 다시 장중을 울렸다.

이날 송년회에서는 내년 2월 8일의 ‘2.8 기념일’에 앞서 문화제를 개최할 것인지, 전야제를 열 것인지를 두고 논의한 끝에, ‘문화제’를 개최하는 것으로 뜻을 모았다. 5월에는 학술대회도 개최한다.

참고로 1919년 동경유학생들의 2.8독립선언은 3.1운동의 도화선이 된 사건이다. 일본에 유학 중인 한국인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1919년 2월 8일 독립 선언식을 가졌다.

당시 재일유학생들은 1918년 미국 우드로 윌슨 대통령이 주창한 민족자결주의의 원칙을 우리나라에도 적용하여 줄 것을 요구했다. 당시 와세다대학 철학과에 재학 중이던 춘원 이광수는 서울에서 현상윤, 최린과 독립운동을 논의했고, 1918년 11월 도쿄로 돌아와 와세다 대학에 유학하고 있던 최팔용과 조선인 유학생들을 규합해 독립선언을 기획했다. 춘원은 2.8 독립 선언서를 한국어와 영어 두 가지로 작성했고, 신변을 우려한 최팔용의 제안으로 선언문 작성 후 상하이로 피신했다.

2.8한일미래회는 동경에 유학하고 있는 한국유학생들을 후원하면서 이 같은 유학생 선배들의 뜻을 기리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