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자녀 위한 주말학교 운영해야”... 이수림 월드옥타 광저우지회장 밝혀
“조선족 자녀 위한 주말학교 운영해야”... 이수림 월드옥타 광저우지회장 밝혀
  • 이종환 기자
  • 승인 2023.12.19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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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이사장도 자리 함께 해...“동북지역 조선족학교 학생수 대폭 줄어”
이수림 월드옥타 광저우지회장
이수림 월드옥타 광저우지회장

(광저우=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길림성 교하에서 태어났어요. 교하는 국민당군과 공산당군이 동북에서 처음 전투를 한 곳으로 유명합니다. 많은 사람이 전사했어요. 전투가 벌어졌던 곳에 널려있던 탄피들을 어린 시절에 주웠던 기억도 생생해요.”

월드옥타 광저우지회 이수림 회장이 회사 사무실에서 이렇게 소개했다. 그는 2002년 고향을 떠나 절강성 이우로 와서 의류무역에 종사하다 7년후 광저우로 왔다고 했다. 그는 광저우에서 세원&올더웨이 국제물류 유한공사라는 물류업체를 경영하고 있으며, 주로 아르헨티나와 칠레 등 중남미 물류를 취급한다.

“동북에서는 한족과 조선족 간에 서로 다른 감정이랄까 간극이 여전히 남아 있어요. 일제강점기때 동북지역으로 이주한 동포들은 현지에서 벼농사를 시작했어요. 한족은 벼농사를 짓지 않아요. 동북에서는 보이지 않는 거리가 있는데, 광저우에 오니 그냥 동북 사람으로 통할 뿐, 민족을 얘기하는 사람은 없어요.”

이수림 회장과의 만남은 이민재 전 광저우한국인상공회장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이날 모임에는 월드옥타 광저우지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성진 예성복식유한공사 대표도 함께 했다. 이성진 이사장은 목단강 출신으로 1998년 대학을 졸업한 후 심천과 광저우에서 보온재료 유통및 핸드백 제조수출 회사에 근무하다 2009년부터 독립해 의류업을 하고 있다. 그는 의류를 제조해 일본에 수출하고 있으며, 여성복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이성진 이사장은 “목단강 조선족중학교를 졸업한 후 28년만에 모교를 찾아간 적이 있다”면서, “당시 1200명이었던 학생이 다니던 학교에 이제 조선족 학생은 200명뿐이고 한족학생 300명을 받아 500명이 다니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선족 동포들이 중국 전역으로 흩어지면서 동북지역의 조선족학교 학생들도 대폭 즐었다는 얘기였다.

마침 이날 모임에서는 광저우와 같이 조선족 동포들이 진출한 지역에서 ‘한글학교’를 운영하면 어떠냐는 게 화제가 됐다. 도시에서 태어난 조선족 동포 자녀들이 우리말을 잘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였다. 심지어 도시에서 태어나는 바람에 호적난에 한족으로 표기돼 부랴부랴 고치는 일까지도 있었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치는 주말학교를 세우자는 얘기는 조선족 동포사회에서 꾸준히 논의돼 왔어요. 하지만 작게라도 먼저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네요. 다섯명이든 열명이든 삼삼오오 아이들을 모아서 우리말을 가르쳤으면 합니다. 월드옥타 광저우지회 회원 자녀들을 위해서라도 주말학교 운영을 함께 논의해볼까 합니다.”

이수림 회장은 얘기 끝에 이렇게 밝히며, “동북지역의 우리 역사에 관심이 많은데, 한국 가는길에 조선 성종때 최부 선생이 쓴 ‘표해록’도 구해 읽고 싶다”고 덧붙였다. 표해록은 1488년 제주에서 나주로 가다 풍랑을 만나 중국 절강성 영파로 표류한 최부 선생이 대운하와 요동반도를 거쳐 서울로 돌아가면서 보고 들은 것을 담은 책이다.

이성진 월드옥타 광저우지회 이사장
이성진 월드옥타 광저우지회 이사장
왼쪽에서부터 이성진 이사장, 이수림 회장, 이민재 회장
왼쪽에서부터 이성진 이사장, 이수림 회장, 이민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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