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영토분쟁, 현재와 미래’ 강연을 듣고
[기고] ‘영토분쟁, 현재와 미래’ 강연을 듣고
  • 문정기 (사)동북아평화연대 공동대표
  • 승인 2024.01.2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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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월드코리안포럼에서 강연… 강성주 전 MBC 보도본부장이 강사로

책 <피를 부른 영토분쟁>의 저자 강성주 전 MBC 보도본부장(이하 저자)가 1월 19일 서울 학동역 인근에서 강연을 했다. 월드코리안신문사에서 개최한 포럼으로 해외에서 모인 한인 인사들도 참여한 모임이었다.

‘월드코리안 포럼’이란 이름의 이 모임은 모국을 찾은 해외 한인사회 인사들이 서로 교류하고, 국내 여러 관심자들과 네트워킹을 하는 마당이다. 월드코리안신문(대표 이종환)이 마련하고 순수 민간 회원으로 구성되어있다. 여러 나라에서 모였으니 국적과는 상관없이 같은 국적의 한국인이라 해도 자연히 국제포럼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날 강연은 최근의 이스라엘, 우크라이나 등의 사태와 관련하여 국내외의 공통관심이자 우리의 남북문제와도 직결되는 주제였다. 강성주 저자는 ‘영토분쟁의 현재와 미래’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영토, 국민, 주권을 근대국가 성립의 3요소라고 부른다. 셋 중에 하나만 없어도 국가란 존재할 수 없다.

그의 발제에 이어 참석자들이 자기소개를 하는 교류회가 진행되고, 저녁 식사로 이어졌다. 이날 강연은 통일운동 시민단체의 대표로 있는 필자에게도 많은 도움이 됐다.

‘영토분쟁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강연하는 강성주 작가

강 저자는 근대국가의 영토분쟁이 힘센 국가의 세력 확장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또 영토분쟁의 원인이나 환경은 첫째, 강대국과 강대국에 인접한 국가 간에 발생하고 둘째, 지난 과거 전쟁과 식민지의 부산물로도 발생한다, 셋째로는 종교의 역할을 들었다. 작은 나라가 큰 나라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큰 나라가 더 큰 나라로 되기 위해서라는 지적도 흥미로웠다.

오래전부터 국가끼리의 전쟁은 거의 바로 인접한 나라와의 싸움이다. 전쟁은 유사 이래 1만2,500회에 이르며 한국과 일본이라든지, 중국과 러시아라든지 하는 등 인접한 나라끼리의 전쟁이 90%가 넘는다. 또 다른 통계로 1648년에서 1987년까지 세계에서 발생한 177회 전쟁 중에 85%인 149회의 전쟁의 원인이 영토문제였다. 짧게 영토전쟁이라 하면 이웃 나라와의 땅싸움이다.

러시아의 인접 국가인 우크라이나를 예로 보면 러시아가 지중해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얼지 않는 항구라는 중요한 전략적 가치 때문에 크림반도를 자기 땅으로 만드는 일련의 행동에 우크라이나가 걸림돌이었다. 이게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의 본질인 셈이다. 영토분쟁은 이 때문에 강대국이 관련돼 있고, 인접한 국가 사이에서 일어난다.

그다음은 전쟁이 일어나서 오스만터키가 해체될 때, 동유럽의 유고슬라비아가 해체될 때 혹은 2차 대선에서 패배한 일본 제국이 해체될 때, 이전에 차지했던 땅이 제대로 처리가 안 되면 얼마 후에 영토 분쟁의 형태로 나타나는 게 현대 전쟁사이다.

*** 1952년 샌프란시스코 조약 체결 이전의 독도 표시
1952년 샌프란시스코 조약 체결 이전의 독도 표시

독도는 우리 고유의 영토이지만 1952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체결 때 명확하지 않게 표시되는 바람에 지금 일본이 새삼 영유권을 주장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일본, 중국, 대만 간의 센카쿠 열도 역시 전쟁의 후유증이다. 청일전쟁, 세계 2차 대전을 겪으면서 만들어진 분쟁이다. 이 배경에는 오키나와가 있고 오키나와가 어디에 속하냐에 따라 센카쿠의 주인이 바뀌는 역사를 갖고 있다. 이는 조금 멀리 명나라 청나라도 연결된다.

쿠릴 열도는 일본과 러시아 사이의 분쟁지역이다. 일본은 러일전쟁에 승리하면서 사할린도 공동으로 영유를 했다. 일본의 힘이 세지면서 영토가 넓어졌지만, 패전국이 된 2차 세계대전 이후는 미국의 개입으로 쿠릴 열도에 러시아, 일본, 미국이 얽혀 있다. 일본은 지금 우리와는 독도, 중국하고는 센카쿠 열도, 러시아하고는 북방영토 4개 도서를 가지고 영유권 주장을 계속하는 중이다.

중국이 선포한 남중국해, 주변 8개국과 겹쳐있다.(붉은 점선 표시)

남중국해 분쟁은 더 복잡하다. 중국 때문이기도 하지만 주변의 8개 나라인 중국, 대만, 필리핀, 부르나이,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가 전부 남중국해의 영유권 때문에 서로 겹쳐서 사이가 편하지 않다. 다 중국의 힘이 세지면서 만들어진 작품이다.

인도 북부지역의 분쟁도 이어지고 있다. 1947년 인도와 파키스탄이 영국에서 독립할 때 힌두교도들은 인도에 남고 이슬람교도들은 파키스탄인이 되어 서로 분리 독립했다. 당시 카슈미르 토후국의 국왕은 힌두교도였고, 국민들은 80% 정도가 이슬람이었다. 국민의 구성으로 보나 또 지리적 위치로 보나 카슈미르 지역은 이슬람의 파키스탄 쪽으로 가야 하는데 국왕 때문에 인도로 갔다. 그것이 분쟁이 씨앗이 돼 큰 전쟁을 세 차례 치르고도 아직도 불씨가 남아있다.

히말라야 산중에 시아첸 빙하가 있다. 파키스탄 혹은 인도로 흘러내려가는 상수원이 된다는 사실 때문에 지금 인도와 파키스탄이 영유권을 두고 다투고 있다. 종교 싸움에 물싸움까지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서파키스탄과 지금의 방글라데시인 동파키스탄으로 나뉨

중국하고 인도하고 사이에 악사이친이라고 하는 중국 땅이 3만㎢ 있어 카슈미르 분쟁은 인도, 파키스탄, 중국 세 나라가 영유권을 다투고 있는 그런 형편이다. 여기에서 중국과 인도의 소규모 분쟁은 끝없이 일어난다. 또 중국과 경계에 있는 서파키스탄과 동파키스탄(현 방글라데시)이 여기에 문제를 더한다.

중국과 인도 사이의 아루나찰프레시 등 8개주, 시캄이 주요 예상분쟁 지점이다.

앞으로 중국과 인도 사이에 큰 분쟁이 예상되는 지역도 있다. 인도 북부의 방글라데시와 미얀마와 인접한 한 이루나찰프라데시, 나갈랜드, 마니푸르, 미조람, 트리푸리, 메갈라야, 아삼, 시킴 등 25만㎢의 8개 주가 그것이다. 만일 부탄과 네팔 사이에 있는 시킴 주의 도클람(중국 이름으로 둥랑)을 중국이 장악하게 되면 위 8개 주는 본토와 단절되어 고립되게 된다.

중국과 인도 간 분쟁지역의 또 하나는 남티베트다. 인도어로는 아로나차르토라테이라고 부르는 곳이다. 영국과 티베트 사이에 서로 맺은 협약에 의한 남티베트의 국경선을 중국이 인정하지 않으려는 데에서 나오는 분쟁이다. 중국은 바다와 육지 거의 모든 경계에서 영토분쟁을 치르고 있다.

드네푸르강 양변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 후 다시 전쟁 중이다.

우크라이나는 세계적인 흑토지대로서 대단히 풍요로운 지역이다. 그중 크림반도는 2014년에 푸틴이 러시아에 강제 합병했다. 이 합병은 불완전한 상태였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일으켜 루한시크, 도네츠크, 자포리자, 헤르손 4개 주를 다시 추가로 합병했다. 이 전쟁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작년 키신저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방안을 제시했다. 러시아가 점령한 땅을 우크라이나가 인정하고 그 땅을 양보하는 방안이었다. 그러면서 키신저는 우크라이나가 중립국으로 돌아가야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땅의 중간으로 드네프르강이 흑해를 향해 흐르고, 오른쪽은 러시아의 심장이라고 하는 돈바스 지역이다. 광공업, 우주 군사산업, 철강산업의 공업지역이며 러시아 기술자들이 많이 살아 러시아 색깔이 강하다. 드네프르강 왼쪽은 우크라이나로 풍요로운 밀, 옥수수, 해바라기 농작물을 생산하는 농토 지역이다. 두 나라가 모두 필요한 지역이라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안 된다.

좌우 1200㎞의 코카서스 산맥에 있는 8개의 소수민족 국가가 분쟁 중이다

강연에서는 코카서스 지역 분쟁도 소개됐다. 코카서스 지역은 오른쪽이 카스피 바다, 왼쪽이 흑해다.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1200km의 큰 산맥이 코카서스 산맥이다. 산맥 위쪽은 유럽, 아래쪽은 아시아로 구분된다.

이 험한 산악 지역에서 소수민족들이 작은 나라를 이루면서 서로 분쟁을 일으켜왔다. 체첸 전쟁의 조지아가 그렇고,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서로 싸우는 이유도 종교와 민족이 달라서이다. 이곳의 소수 민족 공화국은 다게스탄, 체첸, 칼미크, 인구세티아, 북오세티아, 알라니아, 카바르비노, 발카리아, 차라카이, 체르케시아, 아디게아 등이 있다, 그 밑에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이라는 3개의 나라가 또 있다. 한때 소련의 연방공화국이었지만 지금은 다 분리 독립되거나 자치공화국이 되었다. 조지아 안에도 아파지아, 아자리아, 남오세티아 이렇게 3개의 소수 민족 자치공화국이 있다.

아르메니아 속에 나흐츠반공화국이, 아제르바이잔 속에 아르차흐공화국이 있다.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얼마 전에도 전쟁을 했다. 아르메니아에는 나흐츠반이라고 하는 아제르바이잔 사람들의 나라가 들어있고, 아르차흐 공화국은 아르메니아와 같은 나라인데 아제르바이잔에 섬처럼 들어가 있어 역사적인 원인에도 불구하고 안 싸우고 살 수 없는 실정이다. 마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같은 경우이다.

1947년 독립이후 UN 권고가 무시되고 오늘에 이른 팔레스타인영토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도 소개됐다. 이 전쟁의 역사는 BC 2000년 전의 아브라함부터 시작된다. 현재는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아브라함 평화 협정이 있으나 협정과 상관없이 분쟁은 계속되고 있다.

1947년 이스라엘이 독립하면서 수차례의 전쟁을 거쳤다. 이 와중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거의 모든 땅을 빼앗기고 지금은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 살고 있다. 가자 지구는 제주도에 5분의 1, 겨우 360㎢에 이르는 지역이다. 이번 전쟁으로 하마스는 이마저도 빼앗길 궁지에 몰렸다. 다른 영토분쟁과는 달리 이 지역의 분쟁은 민족과 종교 간의 필살의 전쟁이다.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로 한때 격한 분쟁을 겪었다. 남쪽이 그리스, 북쪽이 터키에 속한다. 남북으로 갈라진 키프로스는 다행히 서로 교류를 하여 왕래도 하고 진짜 평화적인 기운이 감돌고 우리의 남북한보다는 훨씬 낫다.

이날 1시간에 걸친 강연에서 저자는 전 세계에서 진행 중인 분쟁지역을 소개하고 영토분쟁의 원인을 분석했다. 국가들의 세력 확장, 과거 전쟁의 후유증 등을 구분해 소개했다. 나아가 종교문제와 물싸움, 강대국들의 영향, 국제기구의 조정능력 부족 등도 소개했다.

강성주는 저자는 1978년 MBC 문화방송에 기자로 입사, 사회부 국제부 등에서 기자 차장 부장, 베이징 지국장 겸 특파원을 지냈다. 이후 보도국장, 논설위원, 포항 MBC 사장을 역임했다. 2013년 퇴사 후 경북대학교, 위덕대학교에서 초빙교수를 지냈다, 이날 강연한 저서 <피를 부르는 영토분쟁>은 2022년 도서출판 아웃룩에서 출간됐다.

필자소개
문정기 공학박사
(사)동북아평화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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