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통신] 미국 의회에 불려간 MIT와 하버드 총장
[보스턴통신] 미국 의회에 불려간 MIT와 하버드 총장
  • 김성혁(한미정치력신장연대 대표, 전 민주평통 보스턴협의회장)
  • 승인 2024.01.2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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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혁(한미정치력신장연대 대표, 전 민주평통 보스턴협의회장)
김성혁(한미정치력신장연대 대표, 전 민주평통 보스턴협의회장)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아직도 진행 중이다. 그런 가운데 예멘의 후티 반군이 내전을 넘어 홍해와 수에즈운하의 무역항로 들을 공격함으로써 전쟁이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분쟁은 무력 충돌뿐 아니라 이념과 인종과 종교의 갈등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가자 사태는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 공동체들 안에서 논쟁과 분쟁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내부로도 여파가 커지고 있다. 이는 미국 정치와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며 미국 대학 캠퍼스에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에서 대학생들은 일반적으로 국공립과 사립을 막론하고 대학에 입학하기 전 부모나 자신의 수입에 따라 연방정부나 주 정부 등의 장학금이 개개인에게 통보된다. 그러나 전쟁의 여파로 학자금 재정이 부족해짐에 따라 학생들의 등록률이 떨어지고 대학들의 운영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경제적인 문제뿐 아니라 양성 갈등, 인종 갈등, 이념 갈등, 종교 갈등 등의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캠퍼스 내에서 맞물려 터진다는 점이다. 이는 학교 내에서 큰 불협화음을 일으키며 총장들이 사임을 표명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대학 캠퍼스 내의 논쟁과 분쟁은 이스라엘에 대해 수천 발의 미사일을 발사한 하마스의 초기 공격을 비난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고강도 공격이 이어지고 두 지역 간의 국경을 완전히 봉쇄하여 인도적인 물자공급까지 중단되자 이스라엘을 성토하는 분위기가 퍼졌다. 특히 영·유아와 산모들에게 기본적인 영양공급이 되지 않아 유엔과 국제사회가 강력하게 이스라엘을 성토했으며, 이에 동조하는 비난의 목소리가 논쟁을 넘어 학생들이 위협을 느낄 정도의 분쟁으로 발전하였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미 하원은 우려를 표명하고 교육위원회 청문회를 소집하고 하버드, 유펜, MIT, 콜롬비아 총장들을 초청하여 실상을 파악했다. 이때 사실상 많은 사태가 발생하는 뉴욕지역의 콜롬비아 대학의 미노치 샤픽 총장은 불참하여 민감한 상황을 모면하였다. 하지만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리즈 맥길 총장은 반유대적인 발언을 한 학생들의 입장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교칙을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답변함으로써 후원자들, 동문들, 학생들, 공화당 의원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총장직을 사임하였다.

보스턴지역의 MIT대학과 하버드대학도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사태 속에서 캠퍼스가 어려운 사태에 직면했다. 이 두 대학은 총장사퇴에 관한 한 희비가 교차하며 극명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MIT는 설립 초기부터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학풍을 조성하였다. 더욱이 설립 초기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유대인 교수들이 재직하고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친유대적 시위들이 벌어졌으나 학내에서 반유대적 발언을 한 학생들에 대한 테러 위협이 있자 이들을 보호하며 테러를 사전 차단하였다. 청문회에 참석했던 셀리 콘부르스 총장은 일부 학생들의 반유대적인 발언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았으나 MIT 이사회는 셀리 콘부르스의 사퇴를 반대하고 그녀를 유임시켰다. 현실적으로도 많은 유대계 대기업들의 끊임없는 거액 연구 후원을 받는 입장에서 MIT의 최근 사태수습은 용기 있는 결정이었다.

하지만 하버드대학은 대조적이었다. 400여 년 역사 중 아이티 이민자로 최초의 흑인 여성 총장인 클라우딘 게이 총장은 취임 이후 순탄치 않은 임기를 시작하였다. 초반에 터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은 학내 분쟁으로 번지며 그녀의 발목을 잡았다. 친유대적인 인사들의 영향력이 강한 미 명문 대학에서 이스라엘의 하마스 보복공격에 대해 일부 학생들이 비난하고 나서자 이에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동문들과 큰손 기부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미 하원 교육위원회의 청문회에 출석한 클로딘 게이 총장은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거점 지역을 보복공격하는 것을 비난하는 반유대적인 학생들의 견해에 대한 질문에 발언의 자유라고 피력해서 어려운 지경에 빠지게 되었다. 결국, 그는 반유대적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나아가 인종적인 비하 발언을 캠퍼스 내외에서 과도하게 받아 큰 어려움을 겪으며 심지어 자신의 논문 일부가 표절되었다는 비난도 받았다.

미 하원 교육위원회가 이에 대한 자료와 하버드대학 당국의 심의과정을 요청하자, 클로딘 게이 총장은 700여 명의 동료 교수들이 그녀의 입장을 지지하였음에도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 하버드 공동체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 청문회 이후 한 달여 만에 사임하였다. 이로써 그녀는 하버드대학 역사상 6개월여 만에 퇴임하는 최단명 총장이 되었다. 그녀의 총장 취임은 하버드대학의 초기 역사 속에서 학교 당국이 흑인 노예 자산을 매매하였던 어두운 그림자를 일부 쇄신할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단명하며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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