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제11차 유럽한인차세대 한국어 웅변대회 열려… 외교부장관상에 폴란드 윤찬 군
[현장] 제11차 유럽한인차세대 한국어 웅변대회 열려… 외교부장관상에 폴란드 윤찬 군
  • 몰타=이종환 기자
  • 승인 2024.03.2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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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2일 지중해 몰타에서 개최
재외동포청장상에 우윤수(독일) 윤서연(폴란드) 운다리시 레나(영국)

(몰타=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지중해에 있는 작은 섬나라 몰타에서 우리말 웅변이 울려퍼졌다. 유럽에서 자란 어린 한인 2세 연사들이 초등부와 중고등부, 다문화부로 나뉘어 열띤 경연을 벌였다.

“어느 날 친구가 말했습니다. ‘나 오늘 도시락 반찬으로 ‘쏘야’ 싸 왔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쏘야가 뭐야’. 그러자 친구는 ‘소세지 야채볶음. 그것 몰라’. 또 어떤 친구는 ‘생선 뭐 샀어?’. ‘생선? 그게 뭐야?’. ‘생일선물’….”

폴란드에서 온 초등부 윤서연 양이 아름다운 우리말을 지키고 제대로 사용해야 한다면서 줄임말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외쳤다.

“할아버지의 고향은 평안북도 박천입니다. 어릴 적 고향 집 모습도 알려주시던 할아버지는 지금 기억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중입니다. 몇 년 전 할아버지가 독일을 방문해 함께 베를린장벽을 갔을 때 할아버지의 눈물과 표정을 잊을 수 없습니다. 제가 태어나기도 전인 1989년의 뉴스를 할아버지는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동독 국민들이 베를린장벽을 부수고 넘어가는 장면을 생생하게 기억하셨습니다. 얼마나 독일이 부러웠을까?”

독일에서 온 중고등부 우윤수 양이 친할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분단의 아픔을 그려내, 청중들의 콧등을 시큰하게 만들었다.

“저의 엄마는 한국 사람이고, 아빠는 프랑스 사람입니다. 저는 한국과 프랑스 음식을 사랑하고 특히 치즈를 좋아합니다. 저의 꿈은 한국과 프랑스 음식을 조합하여 빛나는 미슐랭 레스토랑 쉐프가 되는 것입니다. 한국의 풍부한 맛과 프랑스의 품위 있는 기술을 결합해 고객들에게 최상의 요리를 선사하고 싶습니다.”

프랑스에서 온 다문화부 리아 사바티에 양은 지금 11살이라며, 요리사가 꿈이라고 분명한 우리말 발음으로 소개를 했다.

유럽한인회총연합회(회장 유제헌)는 3월 23일 지중해의 작은 섬나라 몰타에서 제11회 유럽한인차세대 한국어웅변대회를 열었다. 이 행사에는 유럽 8개국에서 20명의 연사가 초등부, 중고등부, 다문화부로 나뉘어 참여했다.

이날 대회에서 대상인 조태열 외교부 장관상은 폴란드에서 중고등부에 참가한 윤찬 군이 수상했다.

“기적이라는 것은 흔히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기적의 다른 이름이 ‘간절함’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민족의 미래를 위해,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위해, 수없이 희생하고 앞장서는 그 간절함, 슬픔 속에서도 빛나는 희망을 발견하듯 긍정의 힘을 갖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어려움과 험난한 날이 반복된다고 하더라도 또 간절함과 단결된 마음으로 이겨낼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상을 받은 폴란드의 윤찬 군

그는 ‘오늘을 사랑하며, 어제의 성취를 기리며, 내일의 미래를 꿈꾼다’는 제목으로 웅변을 해 대회장을 박수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최우수상인 이기철 재외동포청장상은 초등부에 폴란드에서 온 윤서연 양, 중고등부에 독일에서 온 우윤수 양, 다문화가정부에 영국에서 온 운다리쉬 레나 양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우수상인 주이탈리아한국대사상은 중고등부에 참가한 이탈리아의 양준혁 군, 오스트리아에서 온 초등부의 민지오 군, 다문화부에 참여한 이탈리아의 담브라시오 마리아 하늘 양이 수상했다.

몰타섬의 해변가 골든튤립 비발디 호텔에서 열린 이 행사는 유럽한인총연합회 정기총회와 함께 열려, 유럽 각지의 전현직한인회장들과 연사들의 부모들 등 120명이 참여했다.

이날 대회 개회식에서 유제헌 유럽총연 회장은 “2019년에 출범한 교민인구 50명의 몰타한인회가 이 대회를 유치해준 데 대해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고, 강금희 몰타한인회장은 “그리스·로마 아랍 등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몰타는 독특한 매력이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이성호 주이탈리아대사를 대신해 참여한 최종호 총영사는 이 대사의 축하 메시지를 전달했고, 유정복 인천시장은 영상축사에서 “인천시는 동포들을 위한 일에 앞장서겠다”고 밝혀 박수를 받았다.

이 대회 심사위원으로는 윤원 네덜란드한인회장, 박미희 룩셈부르크한인회장,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위원장)가 수고했다. 박미희 심사위원은 “연사들이 너무 잘해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면서도, “참가하는 부모들에게 연사들의 드레스코드도 사전에 숙지시키면 더 멋진 행사가 될 것”이라고 후평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이튿날인 3월 24일에는 몰타섬 단체관광에 나선다. 몰타는 면적이 제주도의 6분의 1에 불과한 작은 섬나라로, ‘지중해의 보석’이라 불리는 관광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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