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식 주밀라노총영사, “한-이탈리아 산업협력 여지 많다”
강형식 주밀라노총영사, “한-이탈리아 산업협력 여지 많다”
  • 밀라노=이종환 기자    
  • 승인 2024.03.2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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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교 140주년 맞아… 지자체 간 협력도 강화해야
강형식 주밀라노총영사

(밀라노=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밀라노 두오모 성당 앞 광장은 관광객으로 넘치고 있었다. 시 중심이자 지하철역들도 교차하는 교통요지여서 사람들의 발길로 붐볐다.

성당 광장은 유명한 ‘갤러리아’로 이어졌다. ‘갤러리아’는 지붕으로 덮은 건물 사이의 보행자 길을 뜻한다고 한다. 한국에도 길 위를 지붕으로 덮은 전통시장들이 있는데, 이것도 갤러리아인 셈이다.

갤러리아는 두오모 광장과 스칼라광장을 잇는 길이었다. 양측으로 루이뷔통, 프라다, 몽클레어 등 유명 브랜드 가게들이 줄지어 있었다. ‘리졸로’라는 대형 서점도 있어서 눈길을 끌었다. 한국에서는 명품가게 거리에 책방이 있다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

스칼라광장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상이 높게 서 있었다. 이곳 또한 사람들로 붐볐다. 광장에는 의자들이 비치돼 쉬면서 담소를 나누거나 간식을 먹는 사람들도 보였다.

오페라 공연으로 유명한 라스칼라극장은 이 광장 한켠에 서 있었다. 낮이어서인지 극장 문은 닫혀 있었다.

밀라노의 갤러리아
밀라노의 갤러리아

“라스칼라극장의 합창단 100명 가운데 한국 사람이 7~8명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단하지요.”

이날 저녁 주밀라노총영사관에서 만난 강형식 총영사는 이렇게 소개하면서, “교민들의 교회에서 합창지휘를 맡는 분들도 정상급 수준의 음악가”라고 덧붙였다.

강 총영사를 만난 것은 3월 21일이었다. 이튿날부터 지중해 남부의 섬 몰타에서 열리는 유럽한인회총연합회 총회와 유럽한인차세대 한국어웅변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밀라노를 경유할 때 그를 만났다. 기자는 웅변대회 심사위원장으로 초청받았다.

“오늘 볼로냐에서 뷰티박람회가 개막해 다녀왔습니다. 한국기업만 해도 275개사가 참여한 대형 국제전시회입니다.”

그는 “밀라노는 이탈리아 경제 산업 중심지”라면서, “밀라노에는 패션전시회를 비롯해 크고 작은 박람회들의 연중 끊이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밀라노 두오모 광장. 두오모는 성당이라는 뜻이다.
밀라노 두오모 광장. 두오모는 성당이라는 뜻이다.

“올해는 한-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맞은 해입니다. 이를 위해 로마에 있는 주이탈리아대사관에서 다양한 기념활동을 준비하고 있고, 밀라노에서도 여러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강 총영사는 이렇게 밝히며, “이탈리아는 산업 분야에서도 한국과 협력할 여지가 너무 많다”면서, “밀라노와 토리노, 제노바를 잇는 이탈리아 북부 삼각지역은 이탈리아 최대 경제 산업 중심축”이라고 덧붙였다.

밀라노는 세계적 패션산업의 선두주자이자 디자인, 전시산업이 발전해 있다. 볼로냐에는 페라리, 람보르기니, 마세라티 같은 슈퍼카 제조업체들이 포진해 있고, 우주항공, 인공지능, 제약 분야도 발전해 있다. 콜럼버스의 고향으로 이탈리아 최대 항구도시인 제노바는 조선업과 철도, 철강, 직물, 기계산업이 발달한 곳이다.

강 총영사는 “한국이 필요로 하는 첨단 기계 부품 기술을 이탈리아가 적잖이 갖고 있다”면서 “올해 140주년을 맞아 한국과 이탈리아가 서로를 더 잘 알고, 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 지자체 간의 협력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중소기업들이 강한데, 서로 협력할 수 있거든요.”

주밀라노총영사관이 입주한 건물에 태극기가 걸려있다.
주밀라노총영사관이 입주한 건물에 태극기가 걸려있다.

그는 이같이 설명하면서 밀라노는 대구와 자매결연을 맺었고 토리노는 광주, 제노바는 부산, 롬바르디아주와 서울시는 올해 안에 MOU를 새로 체결할 예정이며, 실크산업이 발전한 꿔모는 진주, 아스타는 안동, 파르마는 춘천과 우호교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지자체의 적극적인 교류 협력을 위해 총영사관에서도 힘을 쏟고 있다는 얘기였다.

주밀라노총영사관은 이들 도시가 포함된 이탈리아 북부 8개 주를 관할하고 있다. 베니스영화제가 열리는 관광지 베네치아, 세계 최고의 대학인 볼로냐대학이 있고, 세계적 뷰티박람회가 열리는 볼로냐도 관할지역이다.

그는 이렇게 소개하며, 주밀라노총영사관에서 만든 소책자 한 권을 내놓았다. ‘이탈리아 북부(8개주) 안내’라는 100페이지의 소책자로, 손안에 들어가는 크기였다.

이 책에는 주밀라노총영사관이 관할하는 이탈리아 북부 8개주에 대한 개황과 생활 정보, 교민사회 소개, 간단한 이탈리아어까지 들어 있었다. 강 총영사가 부임 후 만들었다고 한다.

이탈리아 북부 안내책자 목차
이탈리아 북부 안내책자 목차

“한국과 이탈리아는 서로를 아직 너무 모르는 것 같습니다. 이탈리아 전문가들도 육성해야 합니다.”

강형식 총영사는 1991년 외교부에 입부해 미국(휴스턴), 인도(뉴델리), 중국(베이징, 칭다오, 선양)에서 등 해외 여러 공관에서 근무했다. 한국에서는 외교부 재외공관 담당관, 외교부 해외안전관리기획관으로 일했다. 밀라노총영사로 부임한 것은 2022년 6월로, 그는 지난해 월드코리안신문이 수여하는 ‘베스트공관장상’을 받았다. 강 총영사는 베네치아한인회 창립을 도왔고 토리노 한인사회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토리노한인회를 지원했다. 또 토리노에 한국도서관이 개설되도록 현지 한인 입양인 부모들을 지원했고, 제노바에 있는 다문화 가정에도 관심을 많이 쏟았다.

밀라노한인회, 밀라노 목회자협의회, 이탈리아 민주평통, 이탈리아 경제인협의회, 이탈리아북부 지상사협의회 그리고 이탈리아북부 지역한인회(토리노, 제노바, 베니스)들이 그를 베스트공관장으로 추천했다.

총영사관 입구에 한국 전통악기가 전시돼 있다.
총영사관 입구에 한국 전통악기가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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