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박찬성의 정치우울증
[시론] 박찬성의 정치우울증
  • 전대열<대기자>
  • 승인 2011.12.05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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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공동체다. 그러기에 모든 것이 다 똑같을 수만은 없다. 생각도 다르고 행동도 다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사회’ ‘국가’라는 틀 속에서 옹기종기 모여 산다. 지구에 생존하고 있는 인구수가 60억이 넘는다고 하는데 그 중에서 얼굴이 똑같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일란성 쌍둥이들은 너무나 닮은꼴이어서 처음에 만난 사람들은 개똥인지, 쇠똥인지 구별이 안 된다.

그러나 그들의 부모는 정확하게 구별한다. 더구나 손가락 금은 비슷한 것도 별로 없다고 한다. 과학수사를 모토로 내건 경찰에서는 범죄수사에서 지문채취를 제일의 증거로 삼는다. 현장에서 찾아낸 지문은 더 이상 변명이 어려운 확실한 증거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겉으로 나타나 보이는 얼굴 생김새와 지문도 모두 다른데 항차 머릿속에 들어있는 생각이야 말해 뭣 하리오. 이념이나 사상이 똑같을 수는 더더구나 없지 않겠는가. 그런데 인간들은 당연히 다른 것을 다르다고 인정하지 않으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자기 생각과 다른 사람이 존재하는 것을 백안시(白眼視)하려고 한다.

내 생각만이 지고지순한 것이라고 아집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이런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여 집단적 행동을 보이는 게 정치단체와 종교단체다. 물론 문화단체나 시민단체들도 제각각인 것은 틀림없지만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정당과 종교는 특히 아집이 심한 듯하다.

종교는 원래 믿는 신이 다르니까 좀 배타적일 수 있다. 그러나 국가를 통치하고 국민의 삶을 주재하고 있는 정치는 다양한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첫째다. 배척하고 내쫓는 것은 정치에서 하지하(下之下) 수단이다. 공산주의가 생겨나면서 이념과 사상의 동질성이 유난히 강조되기 시작했다.

착취와 피압박을 내세워 일반민중의 피해의식을 극대화시키며 가진 자와 못가진 자의 양극화로 반목을 증폭시킴으로서 공산주의는 일단 혁명에 성공했다. 그러나 끊임없는 분쟁과 갈등은 안정된 삶을 유지해야하는 일반국민의 마음에서 점점 멀어져 갔다. 더군다나 일률적으로 통제되는 계획경제는 자유로운 시장경제와의 대결에서 일패도지(一敗塗地)했다. 볼쉐비키 혁명으로 공산주의 종주국이 된 쏘 연방은 결국 개방으로 문을 닫았고, 연방해체로 막을 내린다.

문화대혁명으로 반전을 노린 중국은 모택동 사망과 함께 시장경제를 도입하여 20여년 만에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카스트로가 지배하던 쿠바도 이미 개방되었는데 아직도 세계 유일의 폐쇄국은 김정일의 북한뿐이다. 남한과 북한은 한반도를 두 동강이로 갈라 극심한 대결태세를 갖추고 있는 딱한 실정이다.
 
6.25민족상잔은 일단 정전협정으로 마무리되었지만 그 뒤 계속되는 무장간첩의 준동으로 살얼음판 긴장이계속된다. 특히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은 정전협정이 휴지조각에 불과할 수 있음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이를 가장 못마땅하다고 보는 세력을 이른바 보수__우파라고 부른다.

이들 중에서도 ‘극우’와 ‘중도’는 수단과 방법에서 차이가 난다. 진보세력 역시 ‘극좌 종북’과 ‘중도 좌파’는 다른 목소리를 낸다. 보수진영의 대표적 시민단체의 하나인 ‘반핵__반김’을 이끌고 있는 박찬성목사는 한 때 극우로 분류되었던 사람이다. 인민공화국기를 불태워 내__외신을 달군 경력 때문에 극우로 낙인 찍혔지만 그는 성직자로서 부정부패에 대한 척결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 그의 얼굴은 요즘 밝지 않다.

한껏 기대했던 이명박정부가 정권 말기에 들어서고서도 야무지게 처리하는 일 하나 없는 것이 그에게는 큰 불만이다. 대통령 알기를 발샅에 때만큼도 알아주려고 하지 않는 세력들이 네 활개를 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처님 가운데 토막처럼 점잔만 빼고 있는 정권의 나태와 허약성이 너무나 성에 차지 않는다.

‘고소영’으로 대변되었던 인사정책이 이제는 ‘영포라인’으로 변하고 회전문 돌리기에 급급한 현실이 너무나 답답하여 얼굴이 펴지질 않는다. 게다가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지 안 하겠다는 것인지 아리송한 안철수에게도 불만이 있다. 정치는 소신과 경륜으로 하는 것이지 일시적 인기나 쇼로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박찬성은 안철수에게 명확한 태도를 표할 것을 주문한다. 똑똑하고 잘난 사람이라면 주식 기부나 하면서 베일 속으로 숨어들어서는 안 된다고 보는 것이다.

그는 박근혜 역시 구름 속에 가려 선녀(仙女)처럼 눈에 띄지 않는 정치에서 과감히 박차고 나올 것을 주장한다. 두 사람을 경쟁시키는 언론에도 화살을 쏜다. 박근혜는 이미 대선주자로 인정되지만 안철수는 그것도 아닌데 마치 대통령이 다된 듯 대서특필하는 것은 국민을 오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라 전체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선거판을 주름잡는 이른바 SNS가 과연 국민을 행복으로 이끄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아니면 독을 줄 것이지 깊게 살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인다. 그는 목사직보다 청렴하고 공정한 사회구현에 더 관심이 크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국민전체가 정치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그의 진단은 날카롭다. 이를 치료할 화타__편작은 어디 있을까. 박찬성의 정치우울증은 좀 오래 가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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