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홀로코스트 뉴욕서 역사적 만남
위안부·홀로코스트 뉴욕서 역사적 만남
  • 오한상 기자
  • 승인 2011.12.1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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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위안부 인정하고 사죄해야"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퀸즈보로커뮤니티칼리지.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와 이옥선 할머니가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한느 리브만과 에셀 캐츠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생전 처음 만났지만 이들은 서로 포옹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캐츠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는 “같은 아픔을 겪은 분들이라 우리의 아픔을 잘 알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캐츠는 이에 "인생에서 성취해야 할 목표를 갖고 노력하면 그들(일본)을 이길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답했다.

곧이어 이들은 일본군과 나치 독일의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 증언을 했다. 200여 명의 청중이 모인 시어터는 숙연해졌다. 일본군 위안부와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 생존자들의 만남은 이렇게 이루어졌다.

쿠퍼버그 홀로코스트센터와 한인유권자센터가 마련한 행사였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 토니 아벨라 뉴욕주 상원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항의해 한국에서 이뤄지는 수요집회 1천 회에 맞춰 진행된 행사였다.

"15살 때 대만의 가미카제 부대에 끌려갔다"는 이용수 할머니는 "군인 방에 들어가기를 거부했다가 온갖 고문을 당해 거의 죽을 뻔했고 함께 끌려갔던 다른 여성 2명은 죽었다"며 울먹였다. 역시 15살 때 중국으로 끌려간 이옥선 할머니는 "일본군이 11살 아이들도 데려갔다. (일본군은) 그런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때리고 차고 칼로 찔렀다"며 일본의 만행을 고발했다. 이옥선 할머니는 "위안소는 사람 사는 곳이 아니라, 사람 잡는 도살장이었다"고 말했다.

캐츠는 "폴란드에서 살던 10대 때 독일군이 침략했다"며 "식구들과 함께 탈출하다가 가족들은 잡혀서 죽고 나만 살아남았다"고 아픈 과거를 돌이켰다. 리브만은 "독일군도 젊은 여성들을 끌고 갔지만, 전쟁에서 저지른 범죄에 대해 사과했다"면서 "일본은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사를 마련한 홀로코스트센터와 한인 유권자센터는 이날 참석자들로부터 서명을 받았다. 일본의 위안부 인정과 사죄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있는 청원서이다.  단체는 청원서와 청원 동영상을 유엔 주재 일본 대표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또한 유권자센터와 홀로코스트센터는 홀로코스트센터 내에 동북아시아 역사를 기록하는 ‘아시아 역사 인턴십 프로그램’을 개설하기로 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이날  "독일은 지금까지 사죄하고 보상하는 데, 우리는 어떤 것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모든 국민이 한마음이 된다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으며 이 자리가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권자센터는 미국 사회에서 영향력이 큰 유대인 공동체가 위안부 문제를 제기하면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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