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풀기 어려운 이제(二題), 일본과 북한
[시론] 풀기 어려운 이제(二題), 일본과 북한
  • 전대열<大記者>
  • 승인 2012.03.05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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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에 조선민족의 자주성과 조선의 독립국임을 만천하에 선언한 3.1만세운동 93주년을 맞이했다. 일본 헌병통치의 가혹한 수탈과 탄압에 시달렸던 조선민족은 이날 33인의 민족대표에 의해서 꿈에서 깨어났다.

전국 어디서나 꿈에도 그리던 태극기를 들고 대한독립 만세를 마음껏 외쳤다. 칼로 찌르고 총으로 쏴도 아랑곳하지 않고 만세소리는 커져만 갔으며 이로 인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다. 경찰에 끌려간 사람만도 수만 명이다. 이 운동은 후일 6.10만세운동과 광주학생운동으로 이어졌으며 한성임시정부를 비롯한 임시정부가 발족하기 시작하면서 상해임시정부로 가닥을 잡는다.

중국과 러시아를 넘나들며 무장투쟁의 선봉에 섰던 홍범도, 김좌진, 이범석 등 뛰어난 광복군의 탄생도 3.1만세운동의 산물이다. 그러나 일제는 일변 문화정책으로 조선민중을 다독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최악의 강압으로 조선민족의 멸살을 기도했다.
 
3.1운동 이후에도 26년을 더 버티며 창씨개명과 조선어 말살정책을 강요했다. 겉으로는 허울 좋게 내선일체(內鮮一體)를 내세웠으니 일제의 양두구육의 실태였다. 게다가 독일의 히틀러, 이태리의 무쏘리니와 추축국의 일원이 되어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으니 인류공동의 적이 되었다.

그들은 조선의 청년들을 총알받이로 전쟁에 내몰았으며 공출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재산을 빼앗고 그것도 모자라 근로보국대로 장년들까지 전쟁기업에 강제 동원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악질적인 행위가 위안부 차출이다.

정신대(挺身隊)에 조선의 꽃다운 처녀들을 강제로 끌어다가 왜놈 병사들의 성노리개로 만들었다. 치욕을 견디다 못한 여성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지만 모질게 살아남은 여성들은 차마 고향에 돌아가지도 못하고 객지를 떠돌았다. 광복 후에도 그들에게는 어느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고 잊어버렸다.

용기 있는 위안부출신 할머니 한 분이 스스로의 과거를 공개함으로서 세상은 비로소 그들의 존재를 의식하기 시작했고 국내에 생존한 분들이 함께 모여 일본의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기에 이른다. 그들은 매주 수요일이면 어김없이 한국주재 일본대사관 앞에 모여 수요집회를 열고 있다. 20년 째 계속되는 이 집회는 이미 1000회를 돌파했다.

대사관 앞 길거리에 외롭게 세워진 소녀상은 위안부로 끌려갔던 바로 그 소녀의 모습이다. 그는 대사관을 드나드는 일본인들의 가슴에 한 가닥 양심의 고통으로 남는다. 그래도 일본은 끄덕도 하지 않는다. 대일청구권 당시 모든 보상이 끝났다는 태도지만 당시 위안부 문제는 거론도 안 되었다. 일본의 애매한 태도에 이번에는 작심한 듯 대통령이 칼을 뽑아 들었다.

3.1절 기념사를 통하여 이명박대통령은 다른 군더더기 얘기를 모두 빼고 “위안부 문제는 조속히 마무리해야 할 인도적 문제”라고 강하게 몰아붙였다. 우리 헌법재판소는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손 놓고 있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결했기에 대통령의 담화는 더욱 힘이 실렸다.

일본은 명색이 선진국의 대열에 진입해 있다. 외관상으로는 세계 경제2위를 유지해 왔다. 행동은 몰라도 입으로는 도덕과 예의를 존중하며 무사도를 내세워 일본의 자존심을 뽐낸다. 그러나 자신들이 저지른 비열한 역사를 부인하고 비인도적 악행을 부정하며 그 책임을 회피하는데 전력을 기울이는 것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점에서 한국의 대통령이 직접 이를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은 문제해결의 진일보가 될 것을 기대하게 한다. 또 하나 우리의 문제꺼리가 되고 있는 것은 북한의 핵문제다. 북한은 한반도 내의 비핵화를 주장하며 한 때 국제원자력기구에도 회원국으로 가입한 일이 있으며 걸핏하면 주한미군의 핵무기 철수를 주장하기도 했다.

주한미군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해도 억지주장을 펴면서 내면으로는 스스로 핵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300만이 굶어죽는 어려운 경제여건을 무릅쓰고 그들은 막대한 자금을 들여 두 차례에 걸친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핵 보유국가’임을 공언했다.

북한의 핵무기는 우리 안보에 결정적 장해요소다. 미국은 세계평화를 어지럽히는 핵무기에 골머리를 썩는다. 요즘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의 핵개발에 신경이 곤두섰으며 핵실험까지 한 북한의 벼랑 끝 외교전술에 진저리 친다.

그러면서도 그들과 대화하기 위해서 6자회담에 매달린다. 이번에 미국과 북한이 핵과 식량을 주고받는 것으로 합의했다는 발표는 한국을 제삼자의 위치로 밀어낸 것이다. 북한은 겉으로는 ‘한 겨레 한 민족’을 구두선처럼 외우면서 내면으로는 통미봉남(通美封南)을 추구한다.

미국과의 대화에만 성공하면 남한은 저절로 고립될 것이라는 공산주의의 전형적인 분열정책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이 이에 고개 숙이고 들어간 것일까.

우리 정부는 곁불도 쬐지 못하고 뒤통수만 긁적인다. 이제 우리 정부도 미국의 치마폭에만 의존하지 말고 중국과 러시아 외교를 능동적으로 펴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나라들과도 능굴능신(能屈能伸)의 외교적 역량을 발휘할 때가 되었다. 외교의 난제해결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펼칠 때 기회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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