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⑯] 이어도
[아! 대한민국⑯] 이어도
  • 김정남<본지 고문>
  • 승인 2012.04.0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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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지난 3월, 중국의 국가해양국장이 중국의 정기순찰 해역 안에 이어도가 포함된다고 발표한 이후 이어도라는 ‘섬 아닌 섬’이 한∙중 양국에서 관심의 표적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어도는 대한민국의 가장 남쪽 끝에 있는 섬, 마라도에서 149km 떨어진 곳, 물밑 4.6m아래 4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수중암초다. 중국의 서산다오로부터는 287km 떨어져 있다. 국제적으로는 여기서 충돌한 영국 상선의 이름을 따서 소코트라암(Socotra rock)으로 불린다.

유엔해양법의 규정에는 한 나라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자국의 해안에서 200해리(약 370km)로 정하고 있어서 이어도는 한국의 중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이 겹치는 범위 안에 들어있다. 이럴 때 통상적으로는 해양경계를 정할 때 양국간 거리의 중간선으로 한다. 이어도는 중간선으로부터 약 89km나 더 한국 쪽으로 들어와 있다.

1996년 이후 한∙중 양국간에는 16차례에 걸친 협상이 있었지만, 해양경계 확정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 대륙붕연장설과 함께 해안선의 길이를 해양경계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우기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1995년부터 ‘이어도 해양과학기지’건설에 착수, 2003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해양 및 기상상태를 관측하고 어장정보를 수집, 10년째 그 성과를 발표해오고 있다.

한국의 실효적 지배나,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것 말고도 이어도는 제주도민은 물론,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

“이엇사나 이어도 사나”로 시작되는 ‘이어도 타령’은 제주도 사람들의 정서에 이어도가 얼마나 깊이 자리잡고 있는가를 잘 말해주고 있다. 먼 옛날부터 제주도 사람들은 바다에 나간 이들이 풍랑을 만나 돌아오지 않으면 이어도에서 복락을 누리며 살고 있을거라 믿었다. 제주도 사람들에게 이어도는 현실의 고달픔과 망자(亡者)에 대한 슬픔을 달래주는 위안과 희망의 섬이었던 것이다.

그것이 점점 확대되고 심화되어 이제는 전체 한국인의 정서로 되고 있다. 이어도가 국제분쟁이 되기 훨씬 전에 이미 시인 고은은 이어도라는 시를 이렇게 썼다.

아무도 간 일이 없다/ 그러나 누군가 갔다
가서 돌아오지 않을 뿐/ 저기 있다/ 저기 있다
아니다, 파도 뿐이다, 숨막히는 파도 뿐이다.

이것 말고도 이청준의 소설 이어도는, 이 같은 한국인의 정서를 문학작품으로 형상화한 명작으로 꼽히고 있다. 1940년에 이미 김정한도 이어도를 그의 소설에 담고 있다.

이어도는 이렇게 한국인의 정서와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이어도가 한국의 관할 하에 있고 또 관할 하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는 이보다 분명한 자료는 없을 것이다. 더 이상의 자료가 있으면 대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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