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자의 한국성형 탐방기] "붕대감은 중국인"
[중국기자의 한국성형 탐방기] "붕대감은 중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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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4.09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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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신문 온바오, 산동성 신문보도를 번역 소개

[中기자의 한국성형 탐방기]  "붕대 감은 중국인"

중국의 경제소득이 높아지고 미용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근년 들어 '성형강국' 한국으로 원정성형을 가는 중국인들이 급증했다. 조선일보와 인민일보(人民日报)는 중국인 환자가 국내 성형업계의 '돈줄'이 됐다고 보도하기까지 했다.

중국 현지에서 한국성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산둥성(山东省) 지역신문 치루완바오(齐鲁晚报) 이밍(佚名) 기자는 지난 13일 한국 '성형 1번지'로 알려진 압구정동을 취재해 소개했다. 중국 기자의 눈에 비친 '성형 1번지' 압구정동은 어떤 모습일까?

다음은 우리말로 나오는 중국 인터넷신문 온바오가 번역해 소개한 내용이다.

3월 13일 오전 10시, 야간 생활에 익숙한 한국인에게 있어서 현재 시간은 새벽녘에 가깝다.

서울의 지하철 3호선을 타고 압구정동역에 내렸다. 사방에 성형외과 병원 광고가 보인다. 압구정동 사거리를 중심으로 동쪽의 청담네거리부터 서쪽의 신사네거리까지 약 3km 반경에 있는 성형외과가 4백곳에 달한다. 압구정은 아시아의 '성형 1번지'라 할 수 있다.

압구정 거리에서 마스크를 쓰거나 붕대를 둘러맨 채 중국어를 하는 여성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23살 여성 샤오칭(肖青, 가명)이 한 건물에서 나왔다. 그녀가 나온 6층짜리 건물에는 성형 관련 업체만 29개가 있었는데 이 중 22곳이 성형외과였으며, 3곳은 피부과, 4곳은 치과였다.

장쑤(江苏) 출신의 샤오칭은 2달 전 친구인 샤오자오(小赵)와 함께 왔다. 중국의 한 성형 커뮤니티를 통해 병원을 소개받고 오게 됐다고 한다. 그녀는 이 병원에서 쌍꺼풀 수술과 콧등을 낮추는 낮은 코 수술을 받았다. 수술받은지 3일 됐으며 성형효과는 그런대로 괜찮다고 했다.

샤오칭은 쌍커풀 수술, 낮은 코 수술비용으로 각각 120만원, 320만원을 지불했다. 중국에서 평균 쌍꺼풀 수술 비용이 3천위안(54만2천원), 낮은 코 수술은 6천위안(108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비싼 편이다.

샤오칭은 "가격이 비싸도 그만한 가치가 있으면 된다"며 "한국의 성형외과 의사들은 모두 의대를 졸업하고 일정 이상 경력을 쌓아야만 수술 허가를 받기 때문에 믿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의 성형업계는 한국의 삼류의사가 중국에 와서 자신을 성형의 권위자라고 소개하는 등 엉망진창이다"며 "중국에서 돈을 쓰고 얼굴에 칼을 대느니 차라리 한국에 와서 돈을 쓰는게 낫겠다 싶어 한국에 왔다"고 압구정을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샤오칭과 같은 생각을 하는 중국인이 적지않다. 주중한국대사관 영사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의료관광비자 발급 건수는 1천73건으로 전년에 비해 386% 급증했다. 의료관광 비자가 아니라 관광비자를 받고 입국해 성형수술을 받는 중국인은 더 많다.

한국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성형병원에서 치료한 외국인 중 19.4%가 중국인으로 미국인 다음으로 많았다. 이는 전년보다 115% 증가한 수치다. 또한 한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 수는 2백만명에 달했으며, 의료관광 수입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 정부는 이미 2015년까지 30만명의 해외 환자를 유치한다는 목적을 세우고 관광 당국과 대형 병원과 협력해 홍보하고 있다.

한국의료관광서비스센터 관계자는 "현재 압구정동 거리의 일정한 규모를 갖춘 성형병원은 대부분 중국어 통역이 있으며, 주변 음식점의 70% 직원이 중국어를 할 줄 안다"고 설명했다.

수술실 한칸, 사무실 한칸, 안내데스크 및 접대실 한칸이면 한국 성형병원의 기본 구조는 완성된다. 이같은 소규모 병원은 압구정동에 적지 않다. 한국에서는 설령 1백평방미터 규모의 조그만 진료소라고 하더라도 성형병원이라 할 수 있다.

통역 샤오친(小辛)은 조그만 규모의 병원은 한국 성형병원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성형시장이 세분화, 전문화된 결과이다."며 "(한국에서는) 규모가 작은 병원이 고객들에게 전문성을 강조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에서 성형수술을 받는 환자는 병원 선택에 있어서 어느 병원이 어느 부위의 성형을 전문적으로 하는지, 어느 의사가 그 수술을 집도하는지를 가장 먼저 살핀다.

한국의 일부 성형 관련 사이트에서는 “강남 모 성형외과의 박모씨가 코수술을 잘한다”, “모 성형외과의 이모씨가 눈 부위를 잘 한다” 등 성형수술 전문의 정보를 알려준다.

반면 중국에서는 3천평방미터 이상의 규모를 갖춰야만 성형외과라 할 수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내과에서 외과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부분을 모두 갖췄다. 따라서 병원에서 어떤 성형수술이든 받을 수 있지만 내세울 수 있는 특색이 없다. 지난(济南)의 경우에도 적지 않은 성형외과가 있지만 성형수술 희망자들은 어떤 병원이 어느 부위의 수술을 잘하는지는 알 수 없다.

한국의료관광서비스센터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단순히 병원의 규모를 보는 게 아니라 의사의 자질을 중시한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집도의를 원장이라고 부르며, 막 집도를 시작한 의사도 원장이라고 부른다. 이에 따라 중국인 환자는 한국 병원에서 원장이라고 부르는 의사들에게 현혹되서는 안 된다.

한국에는 우수한 성형집도의도 있지만 돌팔이 의사도 분명 있다. 이러한 현상은 어느 지역을 가도 존재한다는 게 성형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한국 성형병원 의사는 전문의와 비전문의로 나뉜다. 권위 있는 한국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09년 6월 기준으로 한국에 729곳의 성형외과 병원이 있으며, 모두 1천242명의 전문의가 있다고 한다.

한국에는 성형외과 전문의가 되기 위해서는 6년간의 학부 과정과 1년간의 인터넷 기술교육, 4년간의 레지던트 실습 과정을 수료해야 할 뿐만 아니라 관련 과정에서 5차례의 중요한 시험을 통과해야만 한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성형외과 의사가 되기까지는 평균적으로 12~14년이 소요된다.

사실 한국 뿐 아니라 다른 선진국에서도 성형외과 전문의가 되기까지는 이같은 긴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의대를 졸업하고 5년간의 외과 실습을 거친 후, 3년간의 성형병원 실습을 거쳐야만 성형외과 의사가 될 수 있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야 개인 성형병원을 개업할 수 있다. 물론 성형외과 자격증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반면, 중국의 경우는 어떤가? 중국의학과학원 성형외과 유방성형센터 롼제돤(栾杰断) 주임은 “해외는 성형외과 규정이 세분화돼 있지만 중국은 성형외과 의사가 어느 정도까지의 수술을 할 수 있는지 등 성형수술 범위, 병원관리와 관련해 정해진 규정이 없다”며 “피부과 의사나, 중의약 의사가 성형수술을 하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에서 정규 교육, 성형수술 교육을 받은 성형외과 의사는 1천명도 채 안 된다”고 단언했다.

중화의학회 의료미용분과 통계에 따르면 현재 위생부에 정식으로 등재된 의료미용기관은 9천여개에 불과하며, 등재되지 않은 기관은 셀 수가 없다.

산둥 옌타이(烟台)에서는 지난 2008년에 일부 미용실에서 2천위안(36만원)을 받고 쌍꺼풀 수술을 해 현지 여대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기도 했다. [온바오제공, 번역 : 온바오 강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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