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린도공장 현대차 1,000대 어떻게 하나”
“코린도공장 현대차 1,000대 어떻게 하나”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2.05.03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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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승은호 코린도 그룹 회장

 
“현대자동차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묻고 싶어요”
한상대회운영위원회에 참가한 코린도그룹 승은호 회장의 말이다. 그는 2일 열린 회의에서 운영위원들에게 일일이 코린도 그룹이 발표한 성명문을 돌렸다. 3일, 한상대회 리딩CEO에게도 코린도가 현대차와 소송 중인 것을 알렸다. 
 
인도네시아 최대 한상그룹 코린도그룹은 현재 글로벌 기업 현대자동차와 분쟁중이다. 코린도는 3월 15일 현대차를 상대로 2천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인도네시아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현대자동차를 공격하고 상처를 입히려는 것이 목적은 아닙니다”

코린도는 인도네시아 최대 한상기업. 한상으로서 승은호 회장만큼 성공한 기업인도 드물다. 1년 매출이 무려 1조5천억에 달한다. 목재, 제지, 화학, 물류, 금융을 비롯하여 30개 계열사를 거느린 인도네시아 재계 20위권의 대기업이다.

하지만 초일류 기업 현대자동차에 비할 수 없다. 현대차 한 중진은 코린도에 “우리 회사 일개 자회사 수준”이라고 말할 정도였다고 한다. 심지어 코린도에 인도네시아 조립공장의 사장을 해고하라는 압박도 있었다고 승 회장은 말한다. 현대차와 코린도의 분쟁 과정 속에는 국내 기업의 인도네시아 시장과 해외 한인기업에 대한 몰이해가 드러났다.

현대차와 코린도의 분쟁은 2008년 본격화 됐다. 현대차는 2006년부터 코린도와 손을 잡고 인도네시아 중형상용차(트럭, 버스) 시장을 공략했다. 현대차가 반제품 형태의 차량을 공급하면 코린도가 현지 조립공장에서 차를 완성하고 판매, 서비스하는 방식이었다.

코린도는 2008년 현대차 시장점유율 4.4%까지 끌어올리는 성과도 올렸다. 그런데 2008년 중순 현대차는 현대차 계열사인 '다이모스'에서 공급한 리어액슬(Rear Axle)과 변속기(T/M)를 돌연 중국산 제품으로 변경 공급한다. 이때부터 딜러들과 고객들로부터의 품질 결함 문제가 본격 제기됐다.

판매가 급감한 것은 당연했다. 코린도는 2008년 9월부터 품질문제를 현대차에 보고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늑장으로 대응했다. 2009년 4월에서야 중국부품업체, 코린도, 현대차 3자간에 자체결함이 있음을 합의했다.

이후 중국업체의 후속조치가 이어졌음에도 품질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코린도는 현대차가 중국산 불량부품을 계속 공급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현대차는 "중국산 부품은 다른 나라에도 공급한다. 인도네시아 운전자들의 과적운전 때문"이라는 논리를 펼친다. 그리고 판매회사가 제품의 품질을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2008년도에는 시장점유율을  상당부분 점유했지만, 이윤을 남기지는 못했어요.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였어요. 2008년 이전에는 현대차 계열사의 부품이 들어왔어요. 미츠비시 자동차 부품보다 훨씬 비싸게 들어왔지요. 완성단가를 미츠비시 차보다 낮추려다보니 손해를 봤지요. 할 수 없이 부품가격을 낮춰달라고 요청한 건데 현대차는 중국산 불량부품을 납품한 것이지요”

코린도는 장기적으로 한국차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고 초기손해를 감수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 중형상용차 시장은 예전에 미츠비시가 85%이상을 장악하고 있었다. 이부분을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

“코린도 공장에 반품된 차 1,000대 이상이 쌓여있어요. 그런데 현대차는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고만 말합니다”

기어변속기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어설픈 해명으로 일관했다고 승 회장은 말했다. 운전자가 기어를 잘 조작하면 기어변속기가 망가질 리가 없다는 해괴한 해명이었다고.

생산중단된 코린도 버스생산 공장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물건을 과적해서 싣고 운전해서 차량고장이 발생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정말 현대차가 프로라면 이 정도는 미리 예견하고 차를 팔아야 되지 않을까요?”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10월에는 자카르타 도심에서 현대 브랜드 CNS버스가 폭발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현대차에 대한 이미지는 이후 더욱 추락했다. 하지만 현대차에서 공식적으로 잘못을 인정하지는 않았다.

“일본 넥서스 차량결함이 발생했을 때 도요타자동차 사장은 사죄차 미국까지 방문했어요. 현대차도 자신의 차에 대한 애프터 서비스 정신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코린도는 현대차가 인도네시아에 직접 투자하여 조립공장을 세우려는 의혹도 제기했다. 다음은 승은호 회장과의 일문일답.

- 현대차와 손을 잡게 된 계기는.
“회사 중역 중 자동차분야에 관심이 많고 전문적인 지식이 있던 사람이 있었다. 일본시장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 중 상당부분을 한국차가 갖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우리회사가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고 싶었다. 30개 계열사가 있지만 코린도는 기본적으로 벌목회사로 일군 회사다. 새로운 동력을 찾고 싶었다”

- 현대차는 현지인들의 과적운전 때문에 불량이 발생한 것으로 본다.
“다른 나라도 과적운전은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본다. 인도네시아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인도네시아 도로사정이 안 좋은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현대차가 진정한 프로라면 이 점은 미리 조사하고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 현대차 조립이 중지된 것으로 안다. 코린도 경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나.
“그렇지는 않다. 전체규모에서 현대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적다. 하지만 손실은 크다. 손실의 약 1/3이 현대차로 인해 발생한다. 1,000대가 넘는 반품차가 공장에 있고,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

- 앞으로 현대차와는 관계를 단절할 것인가.
“일단 소송결과를 기다리겠다. 그리고 현대차의 대응을 지켜보겠다”

- 한상대회운영위에서 현대차문제에 대해 이야기한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싶었다. 대기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 한국이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대기업의 힘이 컸다. 문제는 국내 대기업들이 일류기업으로 성장했다면 그만큼의 사회적 책임도 다해야 한다. 해외 한인기업에게도 마찬가지다. 약자라고 해서 프로답지 못하게 상대방의 의견을  힘으로 제압하려해서는 안 된다. 글로벌 한상기업과 국내 대기업이 상생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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