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사라져버린 상트페테르부르크 한인회장
[수첩] 사라져버린 상트페테르부르크 한인회장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2.07.0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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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뻬쩨르한인회’ 사무실 개소하며 재도약 다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한인회장 부재상황’을 수습했다는 소식이 6월 29일 전해졌다. 한인회장이 없는 상황에서도 한인회가 힘을 합쳐 사무실을 6월 25일 개소했다는 내용의 이메일.

4·11총선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했던 박종수 회장은 어떻게 됐을까?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궁금한 점이 많았던 차에 메일이 전달된 것이다.

이 내용을 전달한 상트페테르부르크한인회 관계자는 “그동안 기자와 박종수 회장과 관계된 듯해서 관계를 끊었다”고 전했다. 박 회장에 대한 원망이 묻어 있는 듯했다. 그는 한인회장이 없는 상황을 낭패와 혼란이라고 표현했다. 그런데 이번 사무실 개소식을 계기로 (기자가) ‘불현듯’ 생각나서 연락을 했다고 말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이하 페쩨르)한인회에는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페째르한인회는 지난해 4월 설립됐다. 한인사회 규모가 커지면서 한인회가 출범한 것이다. 현대자동차가 2010년 대규모 공장을 세웠고 주재원들 그리고 관련사업 종사자들이 증가했다. 400명 규모의 한인사회는 1,200여명 규모로 급증했다. 우리은행도 코트라 무역관도 최근에 페째르에 진출했다.

지난해 초대회장에 박종수씨가 당선됐다. 박 회장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 정치학과 교수였다. 박 회장은 주재원들도 함께하는 한인회를 만들겠다는 선거공약을 내세웠다. 장기간 체류하는 한인들의 자녀교육이 중요하다는 점을 잘 파고들었다.

페쩨르는 모스크바와 함께 러시아 정치, 문화의 중심지이다. 러시아 정치는 크레물린이 아니라, 페쩨르에서 이뤄진된다는 얘기가 있다. 동유럽과 인접한 페쩨르에는 세계적인 문화유산도 즐비하다. 에르미타쥬 국립 박물관, 도스토예프스키의 무덤이 있다. 페째르는 200여년 동안 러시아의 수도였다. 김병옥 러시아 서기관이 해외 최초로 1887년에 한국학을 페쩨르에서 가르쳤으니, 한국과 역사적으로 관계가 깊다.

페쩨르 대학을 나오고 교수생활을 한 박종수 회장은 러시아 전문가이다. 그는 “한-러 관계에 교량 역할을 하겠다”는 공약으로 표를 얻었다. 국내에서 강의도 했고, 한-러 관계에 대한 책도 냈다. 페쩨르의 중요성을 알리려고 했다.

이러한 박종수 회장이 돌연 4.11 총선에서 여수갑구 국회의원으로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한인회 창립이 8개월밖에 안됐을 때의 얘기. 그는 지난해 12월 여수시청에서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국회의원이 됨으로써 한-러관계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을 것이다. 현지 한인들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뻬쩨르 한인들은 ‘공황상태’에 빠졌다. 한인회장이 그것도 초대회장이 갑자기 사라져버렸으니 말이다. 문제는 인수인계. 한인회 관계자는 박 회장 당선 후 별 이야기도 없이 귀국해 버렸고, 국회의원 선거에 전념했다고 말했다.

박종수 회장은 2012한인회장대회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른 한인회 임원들도 찾을 수 없었다. 이번 한인회장대회 CIS지역 회의에서는 정관, 총연합회 창립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러한 상황이니 뻬쩨르한인회가 낭패와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고 표현할 수밖에.

한인회장 부재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한인회는 그동안 무척 애썼다고 한다. 남성분과 회장과 여성분과 회장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모았다. 지난 회장선거에서 차점을 기록한 남성분과 회장 노성준씨가 대표가 됐다. 그는 뻬쩨르에서 20년 가까이 지내며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한인회원들은 노성준씨를 회장이라고 부를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노성준씨에게 대표라는 명칭을 주었던 것.

노성준 대표는 올봄에 한인음악회를 주최했다. 그리고 지난달 25일 사무실 개소까지 이끌어 냈던 것이다. 이날 개소식에는 주상트페테르부르크대한민국총영사관 이연수 총영사와 고려민족문화자치회 임원, 사할린 고려 자치회 임원, 독일문화자치회 대표, 각 기업, 종교단체 등 많은 내빈이 참석했다.

노성준 대표는 개소식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 한인회가 6월 25일에 현판식을 진행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과거 6.25는 우리나라의 남북분단이라는 비극의 시발점이 되었지만, 이제 새롭게 시작되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6.25는 우리 교민사회가 화합과 단결로 하나 되는 새로운 역사의 시발점으로 삼자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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