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재건 새누리 뉴욕위원장(전 뉴욕한인경제인 회장)
[인터뷰] 정재건 새누리 뉴욕위원장(전 뉴욕한인경제인 회장)
  • 김일동 기자
  • 승인 2012.07.20 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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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상징할 관광용품 개발 서둘러야”

정재건 전 뉴욕한인경제인 회장이 업무차 중국을 방문한 뒤 월드코리안 본사를 찾았다. 정 회장은 뉴저지에서 제이 조슈아(Jay Joshua Inc)를, 뉴욕에서 발라(bala)를 경영하고 있는 뉴욕 기념품(souvenir)업계의 거물이다. 제이 조슈아사(社)는 뉴욕에서 랭킹 2위의 선물용품 도매업체다.

“요즘 한류붐을 타고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잖아요. 외국 관광객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사갈 물건이 없어요. 인천공항은 엄청나게 훌륭하지만, 그곳에 있는 면세점은 명품 파는 데 온통 정신을 뺏기고 있더군요.” 관광용품은 여행지에서 사가는 가벼운 기념품이다. 열쇠고리, 머그, 사진틀, 볼펜, 티셔츠 등 대체로 그 나라의 특성 혹은 인상을 보여주는 용품이다.

“관광용품은 값이 싸야 합니다. 가족, 친척, 회사동료 등 주위에 조그마한 선물 하나로 자신이 경험한 도시의 스토리를 전하는 겁니다. 낱개로 치면 싸지만, 보통 10여개씩 사가니까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지요.” 그는 중앙대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 다니다 1981년 미국 뉴욕 프랫대학으로 유학 가 석사학위를 받았다. 뉴욕 거주 32년째인 그는 1985년부터 기념품업계에서 일하고 있다.

“관광선물 구입의 주체는 성인입니다. 이들이 자신들 쓰려고 혹은 부모님께 드리려고 물건을 사는 게 아니예요. 직장 동료나 아들, 손자에게 주려고 사는 겁니다. 따라서 아이템이 고리타분하면 절대 안 삽니다.” 그는 한국에 올 때마다 우리나라를 소개할 제품이 별로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매듭, 연, 탈, 기와, 하루방, 담뱃대, 맷돌, 부채 등등 한국을 상징하는 물건은 많지만, 외국인이 하루방이 무엇인지를 모르니 사갈 리가 없다는 것이다.

“파리나 두바이나 어느 곳에 가던 선물용품은 거의 비슷합니다. 단 파리의 티셔츠에는 에펠탑이 그려져 있고, 두바이의 티셔츠에는 버즈 알아랍 호텔이 그려져 있지요. 그런데 에펠탑 그림이 들어간 제품을 왜 삽니까? 에펠탑이 신기해서 살까요? 아니지요. 에펠탑 문양이 들어간 옷이나 컵이 멋있으니까 사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하루방도 멋지게 그래픽처리를 해야 팔립니다.” 그는 제주도나 경주 등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지의 선물가게도 이제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파는 관광상품은 수십 년째 거의 같다는 것이다.

“맨날 효자손 팔아서 얼마를 벌겠습니까? 지방 관광용품 업자에게 이 이야기를 하면 돈도 없고, 아이디어도 없다고 합니다. 국회의원에게 이야기하면 옳은 소리라고 공감하면서도 대책은 세우지 않더군요.” 뉴욕을 흔히 세계의 경제수도라고 한다. 그가 볼 때 뉴욕은 관광수도이기도 하다. 뉴욕만큼 관광객이 많은 곳도 드물다는 것이다. 미국 내에서도 뉴욕 구경이 꿈인 사람이 꽤 된다고 한다.

“이 사람들이 사가는 선물용품이 엄청납니다. 공항뿐 아니라 공원에도, 길거리에도 기념품 가게가 널려있어요. 뉴욕시도 자체 기념품점(souvenir shop)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관광객 유치에 민과 관이 따로 없다는 이야기지요.”

그가 취급하는 관광상품은 수백 개에 이른다. 거래하고 있는 제조공장만 100개가 넘는다고 한다. 7년 전 아들과 함께 일하면서 회사 이름도 ‘Jay Joshua Inc.’로 바꿨다. Joshua는 아들의 미국 이름이다. 성경에 나오는 ‘여호수아’다. 아들은 세인트존스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그는 요즘 아들에게 고객관리, 사무실 관리, 판매관리 등을 맡기고 자신은 새 아이템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저는 지금도 컴퓨터를 켜면 디자인작업을 합니다. 그래야 머리가 맑아져요. 디자인 작업은 기본적으로 창조적인 일입니다. 이걸 안 하면 내가 살아가는 의미가 없지요.” 그는 수년전부터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디자인 영감을 얻고 있다. 특히 유럽의 문화적 전통은 배울 점이 많다고 한다.

“겉으로만 보면 유럽은 미국보다 경제적으로 떨어지지요. 호텔만 해도 미국보다 작고 불편한데도 값은 싸지 않아요. 그러나 내면으로 들어가면 수백 년의 역사가 쌓여 있음을 알 수 있어요. 파리의 빵집은 웬만하면 100년이 넘는다고 하잖아요. 패션은 이런 문화적인 전통이 바탕이 깔려야 만들어지는 겁니다. 우리도 이제 세계 10대 경제대국답게 한국을 상징하는 관광상품 개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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