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오페라 ‘다윗 왕’ 세계초연 의미
[칼럼] 오페라 ‘다윗 왕’ 세계초연 의미
  • 탁계석(본지 논설위원)
  • 승인 2012.09.05 10: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설혹 교인이 아니어도 ‘다윗 왕(Davide Re)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거인 골리앗을 이긴 어린 목동 다윗의 이야기를..,

성경의 역사 인물은 목사님의 설교를 통해서 만나는 것이겠지만 오늘 저녁은 오페라로 만나는 다윗 왕!, 그것도 세계 초연이라니 가슴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오페라 예술이 갖는 극적 구성과 무대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영적인 힘과 승화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아주 반복적이고 귀에 익숙한 찬송가이거나 조금 더 규모가 큰 편성의 찬양곡이거나 연말이면 매번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헨델의 메시아' 공연이 전부인 현실에서 보면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때문에 특히 합창이 강조된 ‘다윗 왕 오페라’는 우리의 단조로운 교회음악의 고정관념을 바꿔주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수만 명의 교인을 자랑하고, 건물의 웅장함을 뽐내는 초대형 교회는 많지만 왜 한국교회가 예술투자에 그토록 인색할까. 아니 그 개념조차 인식하고 있는 것일까 하는 우려와 불만에서다.

한국에서 바흐나 헨델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면, 우리의 칸타타가, 우리의 오페라가 세계로 나갈 수 있을 텐데 말이다. 교회가 세계적인 음악가를 키우고, 그 때문에 세계에 주목받는 교회가 된다면, 서양음악은 이제 수입에서 수출하는 새로운 음악사를 쓸 수 있을 것이다.

올림픽 5위. 7대 경제강국, 지구촌 K-Pop 확산, 그럼 종교 예술은, 교회음악은?

지난해 창작 오페라 ‘손양원’이 무대에 올라 감동을 주었고,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라파엘로 라뱐냐(Raphaello Lavannia) 대본, 알베리코 비탈리니(Alberico Vitalin) 작곡의 다윗 왕을 인씨엠 오페라단이 올리는 것은 그래서 그야말로 역사적인 초연(9월 20일~2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이다.

초연작을 올리는 것은 그만큼 위험하고 그래서 누구도 무대화하는 것을 꺼리는 것인데 오페라를 사랑하고 함께 나누려는 강인한 예술정신이 바탕이 된 인씨엠 오페라단이 있다는 것은 기쁘고 격려할 일이다.

바라건대 오페라 다윗 왕을 통해 우리의 모든 종교들도 그 옛날 종교시대 업적의 몇 십 분의 1이라도 작품과 예술가에 투자가 있기를 바란다. 그래야 점차 교회의 세속화로 비난받는 현실에서 한 차원 높은 영적 교회 像(상)을 정립할 수 있지 않을까. ‘다윗 왕’이 덤으로 그런 교훈까지 주지 않을까 기대가 되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