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관기] 연변조선족자치주 성립 60주년
[참관기] 연변조선족자치주 성립 60주년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2.09.05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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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물결 준비하는 연변 조선족사회

 
연변대학의 완만한 구릉을 올라가면 숲이 나타난다. 항일무명용사기념비가 서 있는 동산이다. 일제시대 항일투쟁을 한 무명용사들을 기린 비다. 그 옆으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문학기념비가 하나 서 있다. 연변대학 총장을 지낸 정판룡 박사의 문학기념비다.

“내 자신의 전도를 위해 동포들이 부름을 거절할 용기는 그때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 1960년 5월초 연길에 살구꽃 배꽃이 필 무렵 나는 연변대학을 잘 꾸려보려는 꿈을 안고 북경을 떠나 북으로 가는 열차에 앉았다.” 검은 돌로 만든 비석에는 이 같은 글이 새겨져 있었다. 정판룡 선생이 자신의 일생을 그린 자서전 ‘고향 떠나 50년’에 나오는 글이다.

연변대학을 찾은 것은 연변조선족자치주 창립 60년 행사 이튿날이었다. 연변주정부는 9월3일 자치주 창립 60주년 행사를 새로 지은 연길체육장에서 거창하게 개최했다. 학생 2만3천명이 동원되고 관객 4만5천명이 참여한 대규모 행사였다.

필자는 제8회 연변두만강투자무역박람회에 참석하고 자치주 창립행사에도 참여하기 위해 4박5일간 연길을 방문했다. 연길은 지난 2년 사이에 큰 변화를 보였다고 한다. 연길 시내를 관통하는 부르하통하(通河)는 마치 한강처럼 잘 정비돼 있었다. 연변주정부 청사도 새 부지를 찾아 웅장하게 들어섰고, 앞으로는 논 100마지기는 될 만한 아리랑광장이 펼쳐져 있었다.

천안문을 연상시키는 아리랑광장에는 천안문의 모택동주석기념관 자리에 연길도서관이 웅장한 모습으로 들어서서 자치주 창립 60주년날 개관식을 치렀다. 도서관 건너편에는 제1대 주장을 지낸 항일혁명가 주덕해 장군의 동상도 서 있었다.

중국 정부는 1952년 9월3일 연변을 조선족 자치구로 지정했다. 지금의 티베트나 신장위구르자치구와 같은 성급의 자치구였다. 하지만 목단강 지역 등을 흑룡강성에 내 주면서 연변은 자치주로 바뀌었다. 중국에서 민족정풍운동이 일어날 무렵이었다. 연변대학은 자치주 성립보다 먼저 만들어졌다. 항일혁명가들이 조선족 인재를 키워야 한다면서 돈과 쌀과 노력을 모아서 대학을 만들었다. 조선족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만든 것은 그 뒤였다.

“이런 선각자들의 노력이 연변 조선족사회를 지켜왔습니다. 세계 어디에서도 우리말과 문화를 연변처럼 잘 지키는 곳은 없을 것입니다.” 인터넷 신문 조글로(조선족글로벌네트워크)를 내고 있는 김삼 대표의 말이다. 연길도서관과 주덕해 장군 동상 앞으로 필자를 안내한 그는 연변에서 ‘아리랑주간’이라는 주간신문도 발행하고 있다.

연변은 60주년을 맞을 시점에 다시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동북진흥정책과 장춘길림도문 벨트를 발전시키는 ‘장길도’ 정책에 이어 북한 나진 선봉 청진항이 중국 동북지역의 물류통로로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족 동포들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고 있습니다. 나도 투자를 할 생각입니다. 연변 동포한테 찾아오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칭다오에서 연변을 찾은 남용해 월드옥타 상임이사의 말이다. 그는 연변 출신이다. 사진작가로 칭다오에서 부동산 개발로 큰 부를 일궜다. “연변이 달라질 것입니다. 한국과 세계가 주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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