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명인 이병수씨
대마, 흔히 삼베라고 하면 까칠까칠한 촉감, 약간 누런 색깔만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이병수 명인을 만나 그것도 하나의 고정관념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는 사실 대마를 이용해 온갖 제품들을 만든다. 그가 만드는 대마 제품은 의·식·주 전 범위에 걸쳐 있다. ‘의’로 따지면 속옷, 양말부터 시작해서 형형색색으로 물들인 날아갈 듯한 한복이며, 아기 옷 세트에 이르며, ‘식’으로 따지면 대마유, ‘주’로 따지자면 집에 바르는 건축자재, 벽지, 장판부터 시작해서, 각종 침구류, 커튼에 이른다.
- 도전 정신을 무기 삼아 -
그는 사실 마약관리법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한 줄도 몰랐다고 한다. 엉뚱하게 마약사범으로 몰려 검찰과 경찰을 수없이 다니며 모욕도 많이 당하고 회유도 많이 겪었다 한다. 대마관리법이 가장 강하다는 미국에서도 대마씨유는 슈퍼에서 자유롭게 판매하고 있고, 마약성분에 대한 기준치를 마련하여 의료화에 힘쓰고 있다고 한다. “힘들지 않으면 실패한 삶이지요. 무언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다 보면 고난이 있고, 그 고난이 실패하지 않았다는 증거입니다.”
- 대마의 유래 -
대마에 대한 첫 번째 문헌 기록은 삼국사기 ‘동성왕편’에서 찾을 수 있다. 주몽일행이 모둔곡에 이르자 세 사람을 만났는데, 첫 번째 만난 이가 삼베옷을 입은 자여서, 재사라 이름지어주었다 한다. 또 ‘삼국유사’의 온달장군과 평강공주의 이야기를 보면 “너무 가난하여 공주님을 받을 수 없습니다”라는 온달의 어머니 말에 평강공주는 “한 말의 곡식도 방아를 찧을 수 있고, 한 자의 삼베도 꿰맬 수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우리 민족은 생활 속에서 대마를 즐겨 사용하여, 생을 마감하고 저승에 갈 때 삼베옷을 입었으며, 여름에 삼베옷을 입었고, 삼베로 멍석과 행주를 만들어서 사용했다.
- 대마, 어디에 좋은가 -
또한 스페인 콤플루텐세대학 생화학-분자생물학 교수인 마누엘 구스만 박사는 2004년 미국암연구학회가 발행하는 ‘암 연구’에 대마에는 암세포의 생명줄인 신생혈관의 형성을 차단해 암세포를 굶겨 죽이는 성분이 들어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뿐이 아니라 최근 환경 파괴로 인한 공기오염과 미세 세균 등의 증식이 심각해지고 있어 현대인의 피부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는데, 대마씨에 함유된 필수지방산은 아토피 피부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 대마의 산업화에 힘써 -
취재가 끝나갈 무렵 이병수 명인은 사무실 아래층에 마련된, 삼베로 만들어진 찜질방으로 안내해 주었다. 찜질하는 곳 내부는 피라미드 모양의 낮은 천장부터 바닥까지가 대마로 이어져 있다. 섭씨 42도의 저온찜질이어서 숨이 막히지 않고 편안하게 긴장을 풀기에 적합한 것 같다. 삼베 찜질 복이 땀을 적절히 흡수해주니, 기존의 고온 찜질방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어 새로운 찜질 문화를 만들어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했다. [문화촌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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