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취재] 홍콩한인회 방문기
[현지취재] 홍콩한인회 방문기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3.01.24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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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환 회장, "한인회 관리 솔루션 개발중"

김구환 홍콩한인회장
홍콩한인회에는 귀한 액자가 하나 걸려있다. 런던올림픽에 참여한 선수단이 서명한 액자다. 지난해 여름에 열린, 한국이 종합순위 5위를 기록한 런던올림픽이 아니다. 1948년의 런던 올림픽이다. 1948년 런던올림픽 참가는 정말 기적과 같은 이야기다.

선수단 52명과 임원 20명으로 이뤄진 72명이 대표팀이 런던으로 가기 위해 서울을 출발한 것은 미군정 시절인 6월21일이었다. 이들은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가서, 후쿠오카-요코하마-상해-홍콩-방콕-캘커타-봄베이-카이로-로마-암스테르담-런던으로 갔다. 홍콩까지는 배들을 갈아타고, 이어 다른 도시들은 비행기로 거쳤다.

유람차 거친 게 아니고, 값싼 교통편을 찾다보니 수많은 도시들을 거친 것이다. 이들이 런던에 도착한 것은 서울을 출발해 20여일후였다고 한다.당시 선수단은 홍콩에 도착했을 때 우리 교민들의 환대를 받고, 승리를 다짐하며 전원이 서명한 문서를 남겼다. 그게 홍콩한인회 사무실에 걸려있는 것.

기자가 홍콩한인회 사무실을 찾았을 때 “우리 사무실에 보물이 있다”면서 전직 한인회장을 지낸 변호영씨가 런던올림픽 선수단의 서명이 든 액자로 안내했다.당시 선수단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전인 ‘조선’ 시절 런던으로 떠나 정부 수립후 대한민국으로 귀국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전한 변호영 전회장은 한국 축구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인물.70년대 국가대표 골키퍼로 이름을 날렸던 변회장은 1975년 홍콩프로축구단에 스카우트 돼 홍콩에 머문 후 지금까지 교민으로 지내고 있다.그의 홍콩구단 스카우트 건은 박지성선수가 영국구단에 스카우트 돼 간 것보다 당시 더 큰 화제를 불러있으켰을 정도였다.

홍콩한인회는 그만큼 역사가 깊다. 김구환 회장도 제48대 회장이다.홍콩한인회는 매월 한번씩 발간하는 한인회보가 지난해 봄 지령 400호를 맞아, 본지가 시상하는 베스트한인회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기자가 홍콩한인회를 방문할 때 한국 시민단체 대표들의 동행했다.이갑산 한국시민단체네트워크 상임대표와 한재욱 전국환경운동단체연합회장이 함께 했다.

김구환 홍콩한인회 회장은 기자 일행을 맞아, 홍콩한인회의 활동을 소개한 후 유명 딤섬집으로 안내해 홍콩의 맛을 소개하기도 했다.홍콩의 한인수는 1만5천명. 주재원과 유학생 등을 제외하면 많은 수가 무역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한다.이 때문에 IMF나 리먼브러더스 사건 때는 교민수가 많이 줄기도 했다는 것.

김회장과의 대화 중에 흥미로운 부분이 있었다. 홍콩한인회가 한국계 회사에 발주해, 한인회 관리솔루션을 만들고 있다는 얘기였다.
“한인회는 한글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한인회비 출납과 한글학교 학비 수납 및 출결석, 성적 체크 등의 일이 솔루션을 통해 해결할 일입니다. 이를 관리하는 솔루션을 개발중입니다.”
이를 개발하는데 우리돈 1천500만원에서 2천만원 정도가 투입된다고 한다.

“한인회마다 일이 비슷해서, 표준 솔루션을 만들어놓고, 실정에 맞게 변형해서 쓰면 세계 각 한인회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지금 세계 각지의 한인회들의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한인회비나 한글학교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입니다. 하지만 보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관리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렇게 말하는 김회장은 임기중 최대 역점사업으로 이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재외동포재단에 요청할까 합니다. 우리가 개발한 솔루션을 세계 각지에서 쓸 수 있도록 보급하면 어떤가 하고 말이지요. 물론 이를 사용할 경우 우리가 개발한 비용도 충당해주도록 요청하고요.”

홍콩한인회는 한인회 관리 솔루션을 자체 개발할 정도로 선진적인 한인회 운영을 시도하고 있다. 한인회관을 일찌감치 구입한 것도 다른 한인회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우리돈 10억원으로 구입했는데, 지금 시가로 40억원 정도 나갑니다. 성공한 것이지요. 이 크기이면 월 임대료만 1천00만원 내외가 됩니다.”
홍콩아일랜드의 상환지역에 있는 한인회 사무실은 고층빌딩 12층에 2300평방미터(80평)를 점하고 있다.

1948년 런던올림픽에 참여한 선수단이 런던으로 가는 길에 홍콩에 들러 남긴 서명들. 홍콩한인회에 액자로 만들어져 '보물'처럼 걸려있다.
한때 축구팬들을 열광시켰던 변호영 전 축구 골키퍼. 홍콩한인회장도 역임했다.
홍콩한인회를 방문한 필자(맨 오른쪽)와 시민단체장들.맨 왼쪽은 홍콩 수요저널 손정호 편집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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