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 칼럼] 中 GDP성장과 민생 엇박자
[조글로 칼럼] 中 GDP성장과 민생 엇박자
  • 김정룡(중국동포사회문제연구소 소장)
  • 승인 2013.02.06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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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글로는 최근 세계경제에서 G2로 부상한 중국이 안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지적한 김정룡 중국동포사회문제연구소장의 글을 게재했다. ‘조글로’는 조선족동포들을 위한 대표적인 인터넷언론. 한국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문장 일부를 수정해 이 글을 소개해본다.<편집자주>

중국이 건국 후 반우파운동, 대약진운동, 문화혁명 등 끝임 없는 시행착오 때문에 경제가 파탄의 변두리에 몰리게 됐다. 개혁개방 이후 매년 GDP9%~10%의 급속한 성장을 거쳐 G2로 부상했으나 살기 좋은 나라로 평가 받기에는 아직 거리가 매우 멀다.

한 나라가 살기 좋다는 기준으로 흔히 정치안정, 과학기술발달, 높은 국민소득, 높은 국민의식, 인권보장, 풍부한 문화생활, 풍부한 물질, 교통발달, 청정한 기후 등등을 거론한다. 하지만 필자는 한 나라가 살기 좋다는 기준은 민생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닌가 생각한다. 중국인이 아직도 출국바람이 심한 것은 민생이 편하지 못하기 때문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

요즘 연변의 민생시장상황을 반영한 <월급인상은 기고 장바구니물가는 날고>라는 내용의 기사를 보았다. 2012년 연변의 민생시장 물가가 전년에 비해 평균 11%증가했다는 것이다. 월급인상은 기고 물가상승이 날고 있는 상황은 비단 연변만의 일이 아니고 아마 중국 절대다수의 현실일 것이다.

중국의 이러한 현실에서 일반 월급쟁이 한 사람이 벌어 가족을 먹여 살리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한국은 일반월급쟁이 아내와 아이 일가족을 먹여 살린다(물론 적금여유가 없이 그달 그달 빠듯하게 살고 있지만).

한국에서 월세 방 잡고 중고가전제품과 그릇 및 생활도구를 갖추려면 한 달 월급이 채 안 든다. 냉장고, TV 등은 중고가격이 보통 5~10만원이기에 가능하다. 중국에서 중고를 갖춰도 한 달 월급으로는 어림없다.

한국에서 이혼 같은 민사사건(재산분할이 없고, 위자료청구액이 아주 적을 경우) 법인세가 2만원이다. 법원이 2만원만 받고 사건을 진행한다는 뜻이다. 한국에서 이혼한 공문서를 번역, 공증·인증 절차를 거쳐 중국법원(연변)에 가면 민사조해재정서(民事調解裁定書)를 발급하는데 인민폐 500원을 받는다. 한국은 구청이나 동사무소에서 공문서를 발급하는데 민원서류 건당 600~1천원을 받는다. 중국공공기관(연변)은 공문서 한 장 복사하고 도장을 찍는데 인민폐 54원(2009년 기준) 받는다. 양쪽 월급수입과 물가를 따지면 중국이 한국보다 20배 혹은 더 이상 비싸다는 말이 되겠다.

영화 관람 같은 문화생활이 민생에 속하는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필자가 요해한데 의하면 중국 영화표 값이 지구상에서 가장 비싸다. 한 장의 영화표 값이 평균 50~80원인데 중국인 1인 평균월수입의 3~5%이다. 요 몇 년래 중국영화산업 연 수입이 인민폐 100억원을 웃돈다고 한다. 얼핏 보면 경이로운 수치이다. 그런데 내막을 들여 보면 경축할 일이 못된다.

왜냐? 일인당 1원이면 13억 인구라 130억원이 된다. 이렇게 계산하면 중국인 100명 중 80명은 영화관에 가보지 않았고 근근이 20%만이 영화를 보았다는 결론이다(영화 본 사람이 달랑 1회만 관람했을 경우를 가정한 비율, 가령 한 사람이 여려 차례 영화를 보았고 수회 본 비례가 많아지면 중국에서 영화를 관람한 실제 사람은 5%정도밖에 안 된다). 1980년대 중국 영화표 값은 2~3角이었는데 당시 월급의 0.5%였다.

이 수치가 바로 세계 평균에 도달한다. 그때 무료로 볼 수 있는 노천관람 영화가 많았으니 평균 영화표 값이 0.5% 훨씬 미만이었고 백성 전체가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다. 1990년대부터 영화표 값이 급격히 오르더니 2000년대 초반부터 월급의 5%까지 치솟고 있다. 이젠 영화가 민중의 문화오락이 아니라 소수 ‘귀족’만이 즐길 수 있는 특수오락으로 전락되었다.

홍콩은 영화표 값이 50~70홍콩달러, 구미 선진국도 평균 7~10달러, 한국은 평균 8000~9000원이며 2012년 기준으로 영화관 관객 수는 1억9천489만2천244명으로서 국민 1인당 3.8회 영화관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구미·홍콩 및 한국의 영화표 값은 일반백성의 월수입의 0.5%인데 중국은 3~5%이니 6배내지 10배나 비싸다는 얘기이다.

중국의 경제규모가 일본을 앞질러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다. 국제적인 파워도 커져 목소리도 높아졌다. 중국의 한 학자는 2050년이면 중국이 전방위적으로 미국을 초월할 것이란 주장을 내놓았다. 민생이 중요한 요소이므로 전방위적인이란 용어에 민생이 당연히 포함되었을 것이다. 과연 2050년이면 중국민생이 미국을 초월할 수 있을 것인가?

등소평이 개혁개방을 시도할 때 일부 사람들과 일부지역이 먼저 부유하라고 했다. 30여년이 지난 현재 중국은 등소평의 말대로 일부 사람들과 일부지역이 엄청나게 부를 쌓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각해졌다. 부유층에 드러나지 않는 부정축재가 심각한데 이들은 공직자이거나 국유기업 간부들이다. 부유한 사람들은 물가가 얼마 상승되던 집값이 얼마 오르던 민생이 아무 지장이 없지만 일반백성들은 살기 점점 어렵고 힘들다.

중국에서 대학본과 혹은 석·박사를 졸업하고 웬만큼 좋은 직장을 구하려면 인민폐 10만원, 근사한 직장을 구하려면 20만원 내지 30만원을 내야한다(중국 전체가 다 그런 것은 아님). 권력층이나 자영업으로 부를 쌓은 일부 부모들은 부담이 되지 않겠으나 일반백성 가문은 평생을 아껴 먹고 아껴 쓰면서 모아도 모을 수 없는 어마어마한 액수이다. 자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쓰고는 손가락을 빨아야 한다.

해외에 나간 사람들이 귀국을 꺼려하는 원인으로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거주국의 민생문제가 편안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체류하고 싶을 것이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벌어서 중국에 가서 소비하면 좋다고 했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한국에서 벌어서 한국에서 생활하는 것이 중국에 가서 소비하는 것보다 훨씬 더 편안하다. 혹자는 10년 후면 한국 사람들이 중국에 따궁(打工)하러 간다고 말하고 있다. 중국민생문제 차원에서 볼 때 과연 그러한 반전이 가능할까? 삼림만 보고 삼림을 이루는 나무 구조를 모르고 어설프게 하는 말이다.

2020년이면 중국에 결혼하지 못한 노총각 홀아비가 4,50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런 결과가 초래된 가장 주요 이유는 역시 민생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중국 현 상황에서 슈퍼스타 미국과 비교하고 견줄 것이 아니라 마땅히 한발 앞선 아세아 네 마리 용한테서 민생해결을 차근차근 본받아야 할 것이다. 물론 중국국정에 맞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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