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베트남 교민사의 산 증인, 이순흥 전 호치민 교민회장
[현장취재] 베트남 교민사의 산 증인, 이순흥 전 호치민 교민회장
  • 베트남 호치민=이종환 기자
  • 승인 2013.07.07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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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공 함락때 철수 못해 6년간 억류생활... 한-베 가교역할 맡아

 
베트남 호치민시에 있는 ‘베트남투데이’로부터이메일을 받은 것은 이순흥 월드옥타 호치민지회장을 만난 날로부터 나흘 뒤인 7월6일이었다.보낸 사람은 김연홍씨. 이순흥 회장의 자부, 다시 말해 며느리였다.

그는 남편과 함께 베트남 호치민에서 베트남경제뉴스를 한국어로 번역하여 유료 뉴스레터로 매일 내보내고 있다고 했다.지난 8년간 베트남투데이라는 경제지를 월간으로 발행해왔으나 기업들이 어렵다보니 광고유치에 어려움을 겪어 일시 발행을 멈추고 있다고 했다. 사이트는 www.vietnam2day.com.

이순흥회장은 베트남 한인사회의 산 역사로 불리는 인물이다. 1968년 베트남에서 고철과 비철 등 자재를 해외로 수출하는 회사를 설립하면서 베트남 생활을 시작한 이순흥회장은 1975년 4월30일 사이공(현재의 호치민) 함락을 현지에서 맞은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사이공에 있는 공관원과 교민들의 철수를 돕다가 미군의 마지막 헬리콥터를 놓쳐버렸다.그후 그는 81년까지 결코 의도하지 않은 베트남 억류생활을 하게 된다.그는 미처 철수하지 못한 우리교민 150명의 대표가 됐다. 이후 억류생활 6년을 교민회장으로 지내며, 교민들의 단계적 철수와 이대용공사 등 억류된 우리 공관원 8명의 뒷바라지를 하게 된다.이 시기의 일은 이대용공사가 나중에 쓴 책 등으로 세상에 널리 소개된다.

1981년 교민중 마지막으로 베트남에서 출국을 허락받은 그는 한-베트남 수교후인 1994년 다시 베트남으로 건너가 비즈니스를 재개했다.트레이딩 에이전트와 부동산 투자 컨설팅이 주된 비즈니스였다고 한다.

“사이공 함락 전에도 10만명이 넘는 한국인들이 사이공에 살았습니다. 국교 재개후 지금 호치민에도 8만명이 넘는 한국인들이 다시 찾아와 비즈니스를 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한국인들에게 다시 기회의 땅이 되었습니다.”

이회장의 아들 내외가 베트남투데이라는 경제지를 발행해온 것도 베트남의 비즈니스 기회를 알리기 위함이었다.이회장은 호치민에 다시 한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한인회장을 맡아 한인들의 정착을 도왔고, 월드옥타 호치민지회장도 맡아 비즈니스 기회를 찾도록 돕는 일도 계속해왔다.

“그간 옥타 지회장을 오래 맡아 왔으나 이제 넘길 것입니다. 올 10월 대회에서 지회기를 신임회장한테 넘길까 해요.”이렇게 말하는 이회장은 베트남 한인사회의 현안으로 비자문제를 든다.

“베트남은 투자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3개월짜리 비자를 주고, 한번만 연장할 수 있도록 합니다. 비자를 연장하는데도 1인당 135불의 비용이 들고, 6개월이 되면 가까운 캄보디아 등 해외로 나갔다 와야 합니다. 현재 호치민에서 거주하는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이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베트남 교민들의 안정적인 정착과 생활을 위해 우리 정부가 베트남 정부와 깊이 있는 교섭과 논의를 해야 한다는 게 이회장의 주장이다.

“직업외교관이 아닌 베트남 거주 민간인을 박근혜 정부가 베트남 대사로 임명했습니다. 교민의 한사람으로서 대단히 반가운 일이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이렇게 소개하는 그는 박근혜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이 베트남 시장의 중요성을 인정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대사로 부임해 현지 실정을 알만하다 싶으면 이임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앞으로 이처럼 현지를 잘 아는 교민 출신이 공관 책임자가 되는 경사가 자주 일어났으면 합니다.”베트남 교민사의 산 역사인 이순흥 회장이 당부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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