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기] 한글학교 교사 연수, 불국사 무설전에서 배운 성공비결
[동행기] 한글학교 교사 연수, 불국사 무설전에서 배운 성공비결
  • 경주=강영주 기자
  • 승인 2013.08.0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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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를 넘어 학생의 마음을 움직이는 교사들

 
“전쟁이 나면 어디로 피해야 할까요? 이 곳 불국사에 오시면 됩니다. 아니, 경주 역사 유적 지구 어디나 오시면 됩니다.”

유네스코 지정된 문화재는 전쟁이 나도 폭격이 금지돼 있다는 가이드의 설명이 시작됐다. 유네스코로 지정된 문화재가 산재된 경주는 안전지역이라는 것.

‘2013년 재외 한글학교 교사 초청 연수회’ 셋째날인 8월2일 세계 곳곳에서 온 한글학교 교사 200여명이 경주 문화 유적지를 둘러봤다. 이 행사는 재외동포재단이 주최하고 한양대학교 한국어 문화원이 주관한 교사 연수회로 7월3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개막식으로 시작됐다.

7박8일의 일정으로 이루어진 이 연수는 The·K 경주호텔과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에서 진행된다. 본 연수회에서 교사들은 학교 경영과 리더십, 단계별 교수법, 우수강의시연 및 전통 문화 배우기 등 한국어 교수에 관한 전반적인 교육과 한국문화를 체험하게 된다.

“불국사에는 ‘무설전’이 있습니다. 말을 하지 않는 곳입니다.”

말없이 스스로 법문을 깨우치기 위한 장소라는 것. 진리는 말을 통해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는 해석이다. 다소 엄숙한 무설전을 벗어나서는 교사들은 이야기꽃을 피웠다. 교사들의 관심사는 늘 학생들과 수업이다.

“타이완어를 전혀 안하고 한국어로만 수업해요.” 타이빼이토요학교 김소연 교사가 말했다.

“그게 가능한가요? 저는 학생들이 전혀 못 알아들어서 중국어를 쓰면서 한국어를 설명해 줘요.”

정향화 교사가 말했다. 그는 주말에는 교사이고 평일에는 티엔화(Tianhua) 건축회사에서 일하는 잘나가는 건축사다. 일주일에 한 번 오는 학교다 보니 열심히 가르쳐도 학생들이 다음 주에 다 잊어버린다고 안타까워했다.

“한국어로만 하는데 못 알아듣는 학생들이 많았지요. 처음에는 그 중에 한국어를 조금 할 줄 아는 학생이 다른 친구들을 위해 통역을 해 줬어요. 같은 상황에서 반복된 말을 하니 나중에는 학생들이 통역 없이 잘 알아들었어요.” 학생들은 생소한 언어지만 상황 속에서 뜻을 이해한다고 김소연 교사가 경험담을 나눴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교사와 가까와지면서 새로운 언어에 대한 마음을 연다고 말했다. 먼저 마음이 통하고 그 다음에 언어를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말은 단지 하나의 수단이자 도구일 뿐 뜻은 마음으로 전달된다는 무설전의 교훈이 성공적인 언어학습이 현장에서 적용이 되고 있었다.

교사들이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버스는 다음 장소에 도착했다. 교사들은 경주시 양북면에 위치한 감은사지 3층 석탑과 신라 문무왕의 수중릉도 둘러봤다. 물이 얕아서 배를 띄우기가 어렵고 접근하기가 애매한 곳에 수중릉이 있었다. 새들만이 방문할 수 있는 문무왕릉을 뒤로하고 교사들은 함께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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