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여성 수상자라 더 기쁩니다.”
10월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글날 경축식. 미주한글학교연합회(이하 KOSAA) 최정인 회장이 대통령표창을 수상한 직후, 기자에게 건넨 첫마디였다. KOSSA는 ‘2013년 한글발전 유공 정부 포상자’에서 단체자격으로 수상했다.
이번 경축식에는 KOSAA를 비롯해 정홍원 국무총리 등 정부 주요인사, 주한 외교단, 각계 대표 등 3000여 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경축식은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한글학회장의 훈민정음 서문 봉독, 한글 발전 유공자 포상, 국무총리의 경축사, 한글날 노래 제창, 만세 삼창, 경축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가수 바다와 정동하, 구리시립 소년소녀합창단 어린이들이 애국가를 선창했다.
김종택 한글학회장은 훈민정음 서문 봉독에 앞서 “세계 수백 개 나라 가운데 모든 국민이 제 나라 말을 다 하고 제 나라 글을 맘대로 읽고 쓸 수 있는 나라는 오직 우리나라밖에 없다”며 “온 국민이 우리말을 하고 우리글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것은 세종대왕의 원대한 꿈이 이루어진 것이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 지하 1층, 고급 한정식당에서 만난 최 회장은 기자에게 ‘대통령 표창’을 펼쳐보였다. 그에게서는 아직 수상의 여운이 남아있는 것 같아 보였다. 수상 소감을 설명하는 최 회장의 목소리는 높았고,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수상) 사실을 알기 전에는 조심스러웠어요. 수상이 확정된 후, 저희 KOSSA 사무실은 축제 분위기로 바뀌었습니다. 미국에 돌아가면, 다시 한 번 자축을 할까봐요(웃음).”
특히 이번에 선정된 전체 수상자 10명 중에 유일한 여자라는 점이 눈에 띄었다. 상을 받으러 단상에 선 최 회장의 발걸음에 유달리 힘이 들어간 것처럼 보였던 것은 기자만의 착각이었을까.
“제 개인의 영광이 아니에요. KOSSA의 영광이죠. 역대 회장님들의 노고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1982년에 창립된 이래로 32년째 꾸준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건 모두의 도움과 노력이 하나로 뭉쳐져 있기 때문이에요. 향후 30년 안에 더 큰 상을 더 많이 수상해서 KOSSA가 발전해 나가야죠.”
최 회장은 연신 시계를 들여다봤다. 예정된 축하연을 위해 더 이상의 대화는 무리였다. 대화 말미에 축하의 인사를 건네자, 그는 ‘고맙다’며 싱긋 웃고는 총총 걸음으로 이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