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북한 동포 돕는데 팔 걷고 나서
한기총, 북한 동포 돕는데 팔 걷고 나서
  • 도창수 기자
  • 승인 2010.11.20 2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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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언론들과 공동으로 진행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최근 북한 동포들을 위한 사랑의 식량 지원 성금 및 물품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천재와 인재로 고통 받는 동포들을 돕는 데는 이념적 장벽도 뛰어넘어야 한다는 기독교 정신에 따른 것이다. 이 운동은 다음달 31일까지 기독언론들과 공동으로 진행된다. 한기총 이광선 대표회장, 김운태 총무, 양병희 남북교회협력위원장과의 대담을 통해 이번 운동의 취지와 당위성, 향후 과제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왜 이 운동이 필요한가.

△이 대표회장=하나님의 은혜로 한국의 국가 브랜드가 매우 높아졌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여전히 분단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북한에는 식량난으로 인해 죽어가고 있는 우리의 동포들이 있다. 한국 교회는 경색된 남북관계에 화해의 물꼬를 터야 하는 역사적 사명을 갖고 있다.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김 총무=올해 초 한기총은 국민일보 CBS CTS 극동방송 등 4개 언론사와 공동으로 이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천안함 피폭 사태’ 등 주변 상황이 여의치 않아 지금까지 미뤄왔다. 한기총은 언론사와 함께 이 운동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려 한다. 한기총은 교단장 및 단체장들과의 연석회의를 통해 한국 교회 전체가 동참할 수 있는 운동으로 격상시킬 것이다. 연말까지 전국을 대상으로 약 20억원을 모금할 계획이다. 아울러 빠른 시일 내에 1차 지원 물품이 북한에 전달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양 위원장은 교계 내 대표적인 북한전문가다. 이 운동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텐데.

△양 위원장=그동안 매년 한두 차례 방북해 지원해왔다. 모두가 통일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발걸음이었다. 남북의 대결 자세만으로는 이 땅에 진정한 평화를 오게 할 수 없다. 그렇다고 주체사상으로 무장된 북한을 우리끼리라는 민족주의나 감상주의로 접근하는 것도 매우 위험하다. 보수냐, 진보냐 하는 이분법이 아닌 역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한국 교회는 갑자기 다가올지도 모를 통일을 대비해야 한다. 북한이 쉽게 무너질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오히려 북한 동포를 지원하며 교류를 확대해나가면서 우리 사회와 세계의 변화를 볼 수 있는 시각을 갖도록 도와야 한다. 이것이 기독교적인 통일 방식이다.

-식량난 및 수해 등에 따른 북한의 실질적 어려움이 어느 정도인가.

△김 총무=극심한 가뭄과 홍수의 반복, 화폐개혁의 실패로 인해 북한 주민들의 삶은 거의 불능 사태다. 아사지가 수천 명에 달했으며 신의주 홍수로 인해 농경지의 92%가 훼손되는가하면 2만3000여명의 수재민이 발생했다. 천재와 인재의 고통 가운데 내일을 기약하기 어려운 상태다. 어른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죽어가는 어린 생명들은 어떻게 하겠는가. 그대로 뒷짐을 지고 있어야 하겠는가.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대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인데.

△이 대표회장=우리의 운동은 정부나 정치권에 의해 좌우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나 정치권의 상황 변화는 참고사항일 뿐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마음을 읽는 것이 더 중요하다. 죽어가는 북한의 영혼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긍휼의 마음을 품어야 한다. 북한 정부와 북한 주민에 대한 입장을 이원화해서 우리는 접근해야 한다. 다시 말해 북한 정부에 대해선 인권 개선과 주민들의 빈곤 퇴치를 위한 경제정책을 펴나가도록 촉구해야 한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을 위해선 인도적 지원과 사랑 운동을 펼쳐나가야 한다.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에 속한 7개 종단들도 대북 민간 지원 운동에는 종교를 초월해 함께 할 것이다.

-교계 일부에서는 인권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을 돕는 건 체제 유지의 빌미를 제공한다는 반론도 있는데.

△양 위원장=국제사회를 통해서도 북한 인권이 끊임없이 개선되도록 압박해야 한다. 북한도 이제는 더 이상 경제적 한계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고립정책을 고집할 수 없다. 몇 년 전만 해도 불가능했지만 지금은 대한민국이라고 쓰인 물품도 개의치 않고 받게 됐다. 작지만 의미심장한 변화 아닌가. 대북 지원에 인권문제를 전제하기보다는 사회봉사와 그리스도의 사랑이 종이에 물이 스며들 듯 하는 게 중요하다.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이 대표회장=한국 교회는 통일 한국을 위해 기도하고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분단된 민족의 허리를 잇는 것, 상처받은 남과 북의 마음을 회복하는 것, 죽어가는 북한 영혼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것, 탈북민들을 통일 한국의 일꾼으로 키우는 사명 등이다. 하나님의 마음은 고통스럽게 굶어 죽어가는 북한의 영혼들의 울부짖음을 향해 있음을 잊지 말자.

△김 총무=하나님은 요나에게 원수 된 앗수르의 수도 니느웨에 가서 복음을 전하라고 명하셨다. 처음에 그 명령을 순종하지 않았던 요나가 결국 하나님께 이끌려 복음을 전했을 때 도저히 변할 것 같지 않았던 니느웨에서 회개운동이 일어났다. 북한 주민들을 돕는 것은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것이다. 그 결과는 하나님께서 책임을 져주실 것이다.

△양 위원장=북한은 이웃이 아니고 우리의 동포이자 형제다. 그들이 행한 것만 보자면 망하도록 그냥 내버려두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기독교의 사랑이 아니다. 한기총은 식량을 지원하되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되도록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힘쓸 것이다. 한국 교회의 사랑이 헛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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