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열時論] 곽정환의 ‘내일을 만드는 자의 용기’
[전대열時論] 곽정환의 ‘내일을 만드는 자의 용기’
  • 전대열<大記者, 전북대 초빙교수>
  • 승인 2016.02.1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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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에는 후배 이용선이 ‘행동 2016’이라는 도전적인 제목의 책을 출판한다고 해서 양천구에 다녀온 일이 있다. 시민운동으로 다져진 포부를 조율과 중재로 내세웠는데, 자못 앞으로의 그의 도전에 큰 기대를 걸게 만들었다.

특히 무조건적인 반기업 정서를 배제하면서 법과 제도를 통한 발전적인 개혁을 모색해야 된다는 그의 소신은 중도 진보적인 성향을 보여줘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을 만하다. 그런데 새해 들어 첫번째로 곽정환의 출판기념회가 열리기에 관심이 간다.

그는 이미 80에 들어섰지만 아직도 왕성한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는 행동의 인물이기에 오랜 세월 쌓아온 경륜을 보여주는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미리 받아본 ‘내일을 만드는 자의 용기’라는 책 제목부터 미래를 향한 강한 집념을 보여준다.

통일문제와 국가경영, 교육과 언론, 신앙과 복지 등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 제반 문제를 그가 경험하고 추구해온 가치관에 입각해서 담담하게 풀어주고 있다. 더구나 평소에 해오던 어법 그대로 문장을 구성하여 논리적이라기보다 감성이 훨씬 많이 깃들어있는 정감을 표현했다.

한마디로 자신의 소신을 강요하지 않는 방법으로 전달하는 고도의 기능이라고 하겠다. 그 중에서도 스포츠에 관한 견해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로서는 꼭 귀담아 들어야할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어 더욱 큰 관심을 갖게 된다.

그가 축구와 큰 인연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일이다. 이 책에서 축구에 대한 예찬은 귀가 따가울 정도로 반복되고 있어 축구사랑의 일면을 두드러지게 만든다. 그는 직접 축구를 하거나 했던 사람이 아니다.

다만 스포츠를 누구보다도 좋아하기 때문에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축구 경기가 있으면 직접 경기장을 찾기도 하고, 시간이 맞지 않을 때에는 TV로라도 중계방송을 시청할 정도로 열성팬이다.

그러면서도 그의 경력을 보면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국제축구계의 몇 안 되는 거물급 인사임을 알 수 있다. 그는 국제축구연맹(FIFA) 전략위원으로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지도자를 역임했다. 전략위원회는 월드컵대회를 치르는 최대의 세계축구축제의 모든 기획을 전담하는 요직이다.

그가 이러한 요직을 감당한 것은 국내에서 성남일화팀을 창단하여 구단주로 등장했고, 나중에는 프로축구연맹 총재까지 역임한 덕분이다. 일화팀은 문선명의 지시로 창단되었는데, ‘84 멕시코 청소년월드컵’ 4강을 이뤄낸 박종환을 감독으로 맞아들여 연승을 거듭한 강팀이 됐다.

곽정환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사회공헌분과위원장에 선출되어 “축구를 통해 사회에 공헌한다”는 의지를 내세웠다.

세계에는 FIFA 산하에 유럽축구연맹, 북중미축구연맹, 아프리카축구연맹, 그리고 아시아축구연맹 등 모두 6개의 축구연맹들이 각기 강력한 리더십과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축구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사회공헌위원회까지 제도화하여 축구를 사회공헌에 직접적으로 연계하고 있는 연맹은 오직 아시아축구연맹뿐이다.

어려운 나라들의 청소년들에게 미래의 희망과 꿈을 심어주자는 게 곽정환의 드림아시아다. 1%의 예산을 공헌하자는 것으로, 이 제의는 각국의 전폭적인 협조로 기금마련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는 축구로 세계평화에 기여할 방책의 하나로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는 중동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경기를 추진한 일이 있다. 전쟁과 테러가 반복되는 두 나라를 축구로 연결시켜보자는 소박한 평화주의자의 꿈은 양국 정상의 대찬성에도 불구하고 드림피스스타디움(Dream Peace Stadium)을 각기 자기 나라에 세워야한다는 완강한 주장에 부딪쳐 무산되고 만 것은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상호불신이 빚어낸 해프닝이다. 곽정환은 요즘 1년에 다섯번만 K리그 표를 구입해서 가족과 친구들이 어울려 축구장을 찾기를 바라고 있다. 통닭과 맥주를 마시며 마음껏 응원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축구 발전은 물론 사회 전반적인 화합 분위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가 생각하는 사회발전의 양태는 정치만으로 선진국이 될 수는 없으며, 문화가 먼저 발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제 먹고 살기도 어려운 저개발국을 벗어난 지 오래다. 비록 북한에서 핵폭탄과 장거리 미사일을 쏴대고 있다고 해도 우리는 끝까지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여유롭게 스포츠를 통한 인류화합, 세계평화, 공동번영을 이룩하는 지름길을 찾아야 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심정문화로 이름 지었다. 건강한 몸에서 건강한 마음이 싹튼다는 고래의 진리가 영원히 마르지 않는 심정세계의 기쁨이라고 갈파하고 있다. 필자는 한국축구클럽연맹 회장으로서 그동안 전국 각지를 돌며 국회의장배를 내건 8인제 유소년축구, 대학생동아리대회 등을 전국 규모로 개최하여 왔다.

그런 의미에서 관정환의 축구예찬은 매우 감명 깊지만 어째서 여자축구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는지 궁금하다. 또 축구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서는 가장 필요한 것이 유소년 축구의 활성화라고 보고 있다.

축구계의 대원로로서 여자축구와 유소년축구 육성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이미 자리가 잡힌 K리그보다도 더 시급한 일이 아닐까 생각된다. 서양에서 스포츠를 인성을 기르는 것으로 가르치듯이 동양에서도 시(詩), 서(書), 예((禮), 음(音)과 더불어 활쏘기(射), 말타기(御)를 중시한 사실을 결론으로 갈파한 그는 인간답게 사는 삶의 기준을 건전한 스포츠와 올바른 마음가짐으로 갈무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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