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중칼럼] 여수 세계한상(韓商)대회를 다녀와서
[김현중칼럼] 여수 세계한상(韓商)대회를 다녀와서
  • 김현중<대전시외국인투자유치자문관>
  • 승인 2019.10.30 17: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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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차 세계한상대회가 열린 여수를 다녀왔다. 여수는 2014년 월드옥타 대회 이후 두 번째 방문이었다. 차창에 비친 호남평야 들녘에는 세 차례의 태풍으로 뒤엉킨 벼들이 누워있었다. 여수 박람회장도 2012년 해양엑스포 이후 해풍에 시달려서인지 시설들이 조금씩 녹이 슬어가는 모습이었다.

올해 세계한상대회의 주제는 ‘한상과 함께 새로운 100년’이었다. 이 같은 주제여서인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상대회 열기는 과거 어느 대회보다 후끈했다. 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폐막사에서 “총 51개국에서 온 글로벌 한상기업인과 국내기업인 등 4천여명이 참가한 이번 한상대회에선 1만3천여 건의 미팅이 이루어졌고, 2억 달러 상당의 비즈니스 상담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40명의 지역 청년들이 한상기업에 취업돼 출국하게 된다는 반가운 소식은 감동을 주었다.

이번 여수 한상대회는 다른 곳에서의 대회와 달리 풍성한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300개 이상의 부스에서는 K-Food, IT, 식품, 뷰티, 바이오 등 우수 중소기업제품이 소개돼 글로벌 한상기업들의 관심을 모았다. 또 한인과학기술세미나에서는 미국과 독일에서 온 학자들이 ‘무역 전쟁 시기를 맞아 모국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놓고 좋은 의견을 개진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일부 한상들은 개막식 이후엔 다른 일정으로 바삐 보내는 것 같았다. 부스를 차린 국내기업들과 적극적으로 연계를 맺으려 노력하는 모습도 별로 안 보이는 것 같았다. 유럽에서 온 한상기업인은 본인의 업종 연관된 기업을 못 찾아 제대로 된 미팅이 어려웠다는 이야기도 했다. 해외에서 참가하는 한상이 희망하는 업종의 국내 기업인들과 만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등 세심한 배려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필자는 오랜 기간 국제교류 그리고 대학생 해외 취업의 경험을 갖고 있다. 지금은 지방의 농산물, 반도체 장비, 화장품 등 중소기업의 해외 마케팅을 도와주고 있어 글로벌 한상과의 네트워킹에 공을 들이고 있다. 회의장에서 만난 한상 중에는 중국 연변에서 여행업을 하는 김려 씨도 있었다.

그는 “매년 참가하여 다양한 글로벌 한상들을 만나 교류하는 것이 즐겁다. 또 비즈니스의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학습지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는 김상순 대표는 “철저한 현지화로 기반을 잡아가고 있다”고 했고, 카자흐스탄에서 토목업을 하는 브로니슬라브 신은 “이번에 딸과 함께 왔다. 가스, 광물 등 자원 분야에 투자자가 있으면 소개해 달라”고 말했다.

젊은 나이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유통, 서비스 등 5가지 사업을 펼치고 있는 진윤석 대표는 “미래의 땅 아프리카 대륙에는 우리 청년들이 도전할 만한 사업이 널려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금의 세계 경제 상황은 2008년 국제금융위기 이후 가장 안 좋다고 한다. 무역으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도 수출이 줄어 큰일이다. 성장률이 2% 이내로 내려갈 것이라는 암울한 뉴스가 이어지고 있다. 또 삼성, 현대 등 대기업은 기존의 주력 사업을 재편한다 하고 제조 기업들은 베트남으로 간다고 난리다. 이럴 때 글로벌 한상들이 1998년 IMF 때 애국심을 보여준 것처럼 모국을 위해, 보다 무언가를 하기 위해 생각하고 움직여 주면 좋겠다. 필자는 1998년 IMF위기 때 홍콩에 근무했다. 어느 날 홍콩 한상들이 불쑥 찾아와 내놓은 복주머니 속의 금반지, 귀걸이, 목걸이에 가슴이 울걱한 추억이 찐하다.

1991년 시작된 화상(華商)대회는 2년마다 화상 중심도시를 돌며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2005년에는 서울에서도 열렸다. 한상대회도 국내 일변도에서 탈피해 보는 것은 어떨까. 가끔은 아주, 미주, 유럽 등지에서 개최하며, 현지 기업인들과도 교류하면 한상의 글로벌 경쟁력은 더 올라갈 것이다. 그리고 화상 같은 다른 민족의 경제단체와 어울려도 좋을 것이다.

한상의 미래는 밝다. 차세대를 키우기 위해 일찍이 YBLN(Young Business Leader Network)을 운영하고, 지역 인재를 위해 장학금도 주고 있다. 전 세계 어느 곳이든 사람 사는 곳이면 한상이 있다. 얼마 전 외교부에서 발표한 재외동포의 수는 750만 명으로 재외국민이 269만 명이고, 외국시민권자가 481만 명이다. 2년 전보다 6만여명 늘었다. 국내 경기가 안 좋아서인지, 우리 국민의 글로벌화가 가속화되어 가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긍정정인 현상이다. 해외 나가면 모두 한상의 소중한 자원이다. 앞으로 한상의 지역연합체를 전문화하며 키워나가자. 아울러 모국의 지자체, 상공회의소 등과 결연하며 교류를 강화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필자소개
대전시외국인투자유치자문관
(전)건양대학교 국제교육원장
(전)도쿄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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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주 2019-11-01 16:47:26
역시 역시 우리 교수님 이십니다.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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