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파=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플로리다 탬파에 있는 힐스버러 전쟁기념공원에서 한국전 참전기념비는 강가의 경치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이곳을 찾은 것은 3월31일이었다. 마침 전날 민주평통 마이애미협의회 자문위원들이 참석한 생일 모임이 나갔다가 장익군 전 협의회장을 만나, 그의 안내로 이곳을 방문했다.
“그동안 6.25 때면 이곳에 와서 기념식을 가졌어요. 한인회와 민주평통 등 탬파 한인들이 함께 했어요.”
오래전 탬파한인회장도 지낸 장회장은 제18기, 19기 민주평통 마이애미협의회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협의회 상임위원, 플로리다한인회연합회 이사장도 맡고 있다.
힐스버러 전쟁기념공원은 상당한 부지의 넓은 공원이었다. 경내에는 2차대전에 사용된 전투기와 탱크, 대포도 공원 안에 전시돼 있었다.
“한국전 참전 기념비는 한인들이 성금을 모아서 만들었어요. 부지는 힐스버러 정부가 제공했지만, 조형물들은 한인들의 성금으로 만들었습니다.”
한국전 기념비는 검은 돌로 만들어져 있었다. 정면에는 한반도 지도가 그려져 있고, 북한은 붉은색, 남한은 푸른색으로 선명하게 칠해져 있었다.
뒷면에는 영어로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Freedom is not free)’라고 크게 글 아래 “그들은 점령자나 약탈을 하러 간 게 아니다. 불쌍하고 죄없는 사람들을 보호하러 간 것이다....”라는 내용도 들어있었다.
비석 앞뒤로는 멕아더장군의 동상과 한국전 참전용사 모습을 그린 동상, 6.25 전쟁에서 군인남편을 잃은 부인이 아이들과 함께 슬퍼하는 모습의 동상도 세워져 있었다. 그리고 인천상륙작전을 기리기 위해 인천에서 가져온 돌로 조형물을 만들었으며, 벽 한쪽으로는 기부자들의 명단도 새겼다.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6,25 행사 참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요. 연세가 많고, 돌아가시는 분도 적지 않거든요.”
장회장은 이렇게 얘기하며, 한국전 참전용사회 지회들의 활동이 멈추든지, 해체되는 등 빠르게 활동이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kwva.org라는 한국전 참전용사회 홈피를 소개하며, 지회 소개 부분을 열어보였다. 이에 따르면, 미 전역의 한국전 참전용사회 332개 지회 가운데 이미 폐쇄(dissolved)되거나, 활동중지(inactive)된 지회가 절반이 넘었다.
“참전용사 10명이 있어야 지회가 된다고 합니다. 플로리다에도 30개가 있었는데 지금은 활동하지 않는 지회가 많아요. 지회 성원수를 채우지 못하는 거지요.”
장회장은 이렇게 소개하며, "앞으로는 돌아가신 참전용사들도 챙기는 행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참전용사들이나 재향군인들이 묻히는 묘지가 따로 있습니다. 이들 묘지들을 찾아 참전용사의 영전에 꽃을 갖다놓고, 태극기와 성조기도 꽂는 일을 했으면 합니다. 민주평통이나 한인회가 각기 이런 행사들을 시작할 수 있어요.”
이렇게 강조하는 그는 한국 보훈처에서 이같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태극기와 성조기를 제공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