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찬 총영사 “한일 간의 진정한 화해와 우호는 규슈로부터”
박건찬 총영사 “한일 간의 진정한 화해와 우호는 규슈로부터”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3.08.07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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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찬 주후쿠오카한국총영사
박건찬 주후쿠오카한국총영사

(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석호 기자

무령왕은 백제의 제25대 왕이다. 성은 부여(扶餘)이고, 이름은 사마(斯麻) 또는 융(隆)이다. 1971년 발굴된 무령왕릉 출토 지석에 따르면 무령왕은 462년(개로왕 8년)에 태어났다. 501년 동성왕이 시해되자 40세의 나이로 왕위에 올랐고, 523년 사망할 때까지 23년간 나라를 다스렸다.

무령왕의 아버지에 대해서는 여러 주장이 나온다. 동성왕의 둘째 아들이라는 설, 21대 개로왕이 생부이고 개로왕의 동생 곤지가 의붓아버지라는 설도 있다. 하지만 무령왕이 일본 사가현(佐賀県) 가라츠시(唐津市) 가카라시마(加唐島)에서 태어났다는 데에는 한일 학계가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가카라시마는 일본 규슈 바로 앞에 있는 섬이다. 우리나라에서 규슈로 가는 바로 중간에 있다.

“우리 공관은 지난 2018년부터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무령왕 탄생 전설을 바탕으로 해마다 6월 초에 섬 주민들과 함께 무령왕 탄생제를 개최해 오고 있습니다. 더욱이 올해는 무령왕 사후 1,500주년이 되는 해여서 공관은 양국 지자체와 관계자들을 초청해 성대하게 기념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총영사관은 마츠로백제무령왕국제네트워크협의회와 함께 지난 6월 4일 사가현에 있는 나고야성박물관에서 ‘백제 제25대 무령왕 사후 150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에는 마츠로백제무령왕국제네트워크협의회, 웅진문화회, 민단, 사가현, 가라츠시 관계자, 일반 시민을 포함해 150여 명이 참석했다. 무령왕에 대해 설명하는 강연뿐만 아니라 합창, 청소년 발표회, 공연도 진행됐다.

무령왕탄생제
무령왕탄생제

<월드코리안신문>은 이 행사를 개최한 주후쿠오카한국총영사관 박건찬 총영사와 최근 인터뷰했다. 총영사관이 해마다 진행하는 무령왕 탄생지 정화작업에 대해서도 묻고, 이 밖의 한일 공공외교 활동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인터뷰는 이메일로 진행했다. 박건찬 총영사는 주오사카총영사관 영사, 종로경찰서 서장, 울산경찰청 청장, 경북경찰청 청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2022년 9월 주후쿠오카한국총영사로 부임했다.

박 총영사는 인터뷰에서 “무령왕을 비롯해 고대 한일 교류 역사가 오늘날 한일관계를 이어주는 가교가 돼 왔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양국 교류역사를 잘 보존하고 계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 총영사와의 일문일답.

- 주후쿠오카총영사관은 어느 지역을 관할하고 있고, 관할 지역 동포 수는?

“우리 총영사관은 일본 규슈지역 전체 7개현(후쿠오카현, 사가현, 나가사키현, 오이타현, 구마모토현, 미야자키현, 가고시마현)과 오키나와현을 관할하고 있다. 면적으로는 대한민국 면적의 약 44.6%에 해당하는 넓은 지역이며, 관내 재외국민 수(일본 법무성 2023년 1월 기준)는 약 2만 명이고, 이 중 약 1만4천여 명이 우리 공관이 주재하는 후쿠오카현에 거주하고 있다. 총영사관이 관할하고 있는 규슈지역 7개 현과 오키나와현은 동경·오사카 지역과 더불어 주요 경제권역 가운데 하나이자, 예로부터 한국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어 ‘한일 양국의 창구’가 돼 왔으며, 지금도 한일 인적 교류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다.”

올레 행사
무령왕 탄생지 정화 활동

- 최근 일본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크게 늘고 있다. 후쿠오카와 규슈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도 늘고 있나?

“코로나 입국제한 완화와 한일관계 개선으로 최근 많은 한국인이 일본을 방문하고 있고,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 공관 관할 지역 내에는 후쿠오카, 오이타, 벳부, 미야자키, 가고시마, 오키나와, 대마도 등 한국분들이 이름만 말해도 잘 아는 관광지들이 다수 있다. 올해 상반기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약 310만 명이고, 이 중 30%인 약 97만 명이 규슈와 오키나와를 방문했다. 앞으로 이 수치는 더 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총영사관에서는 올해 백제 제25대 무령왕 사후 150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을 뿐만 아니라, 해마다 무령왕 탄생지 정화작업도 하고 있다.

“무령왕 탄생지로 전해지는 장소가 가카라시마 섬의 해안가에 있다. 그래서 해안가에는 많은 쓰레기더미가 쌓이기에, 우리 공관은 관할 지역 내 민단과 한인회 그리고 섬 주민분들과 함께 해마다 분기별로 탄생지 정화작업을 해 오고 있다. 올해에도 1분기와 2분기 정화작업을 했고, 하반기에도 두 차례에 걸쳐 이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무령왕을 통해 한일 양국의 시민들이 함께하며 교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보람을 느끼고 있다.”

규슈 속의 한국 찾기
규슈 속의 한국 찾기

- 총영사관의 또 다른 공공외교 활동을 소개해 달라.

“규슈, 오키나와지역은 지리로 그리고 역사로 봤을 때도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지역인 만큼 고대부터 한국과 많은 교류를 해 왔으며, 자연스럽게 관할 지역 내에는 한국과 밀접한 인연을 맺고 있는 지역들이 많다. 우리 공관은 이러한 콘텐츠들을 활용해 다양한 공공외교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규슈 속의 한국 찾기’가 대표할만한 행사라고 할 수 있다. 해마다 관할 지역 내 한국과 관련된 지역을 탐방하여, 역사를 배우고 함께 교류하는 행사다. 올해는 ‘도조 이삼평과 아리타야키(有田焼)의 기원’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임진왜란 당시 끌려와 규슈지역 내 정착하게 된 조선 도공들의 발자취를 탐방하고, 참여한 일본 시민들과 함께 도자기를 만드는 체험을 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이밖에도 김치 만들기 행사, 전(前) 주한특파원의 밤, 문화교류와 스포츠 행사 등을 열고 있다.”

- 규슈 올레길 걷기 행사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제주도 올레 코스의 규슈판인 규슈 올레 코스(20개 코스)가 설치되어 있다. 공관에서는 지자체들과 협업해 일반 시민과 함께 ‘총영사와 함께 걷는 규슈올레’ 행사를 해마다 추진하고 있다.”

김치 행사
김치 행사

- 한일 교류가 더 활발해지기 위해서는 어떤 점이 필요할까?

“우선은 한국과 일본이 서로 깊게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풀뿌리 교류 다시 말해 민간교류의 활성화가 중요하다. 우리 공관도 기회가 올 때마다 일본의 초, 중,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공관 견학프로그램을 하며 자라나는 세대들을 대상으로 한국을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고, 양국 시민들이 교류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 오고 있다. 이러한 양국 간의 다양한 교류로 서로를 알게 되고, 그리고 서로 간의 믿음과 존중이 쌓이게 된다면 미래를 바라보는 한일관계를 만들 수 있고 양국은 동반 성장의 길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우리 총영사관 홈페이지에 ‘한일 양국 간의 진정한 화해와 우호는 규슈로부터’라는 슬로건이 있다. 가장 가까우면서도 역사로도 밀접한 규슈지역이 양국 간의 진정한 교류의 선도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담겨 있다. 우리 총영사관은 관할 지역 내 한-규슈 우호 교류 발전을 위해서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올레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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