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고] 경선 가로막는 애틀랜타한인회장 선거 규정
[해외기고] 경선 가로막는 애틀랜타한인회장 선거 규정
  • 이상연 애틀랜타K 대표기자
  • 승인 2023.09.07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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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회비 4년 납부 규칙’ 갑자기 나와
선관위, 미주 한인회 가운데 ‘최장기간’ 설정

제36대 애틀랜타한인회장 선거전의 막이 오르면서 이미 3명의 후보가 등록을 위해 ‘디파짓’ 1000달러를 내고 서류를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이홍기 현 회장, 2일 김형률 전 민주평통 애틀랜타협의회장에 이어 5일 이미쉘 한인회 수석부회장이 서류를 수령하면서 3파전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이재승)가 회장 출마자격에 2020~2023년 4년 연속 한인회비 납부라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면서 사실상 이홍기 현 회장의 단독출마만 가능한 상황이 연출되면서 향후 선거 과정에서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

선관위는 “한인회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 후보가 출마해야 한다는 뜻에서 4년 연속 납부 규정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난 1일 열린 선관위 기자회견에서 일부 기자는 “지난 2020~2021년 제34대 한인회 당시 회비 처리가 불투명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 제35대 회장 선거 이전에는 회장 출마자격이 단순히 ‘한인회비를 납부한 사람’으로 규정돼 있었지만 35대 선관위가 ‘3년 연속 납부’ 규정을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주 대도시 한인회 가운데 ‘4년 연속 납부’ 규정을 적용한 곳도 애틀랜타가 유일하다. 뉴욕과 LA 한인회의 경우 회비 납부 대신 ‘한인회에서 2년 이상 봉사한 사람’을 출마 조건으로 내걸었고 ‘3년 연속 납부’ 규정을 적용하던 시카고한인회는 최근 ‘1회 이상 납부한 사람’으로 자격을 완화했다.

애틀랜타한인회장 선거관리위원회[사진=애틀랜타K]
애틀랜타한인회장 선거관리위원회[사진=애틀랜타K]

본보의 확인 결과 김형률 후보는 지난 2020년 한 차례만 한인회비를 납부했고, 2021~2022년 2년간은 회비를 납부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20달러의 한인회비 대신 수천 달러의 기부금을 낸 사람에게 한인회에 대한 관심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한인회 측은 “김형률 후보는 현 35대 한인회 2년간 기부금을 낸 기록이 없다”면서 “지난 2020년 한인회와 한인상의, 민주평통이 공동으로 발족한 코로나19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5000달러를 출연한 기록은 있지만, 한인회에 낸 돈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미쉘 후보의 경우 2020년 납부기록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분명히 낸 것으로 기억하는데 현재 영수증은 갖고 있지 않다”면서 “기록을 찾거나 납부를 증명할 만한 사람을 찾아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한인회 납부기록에 따르면 이홍기 현 회장은 4년 연속 납부한 것으로 명시돼 있다.

이에 이홍기 현 회장을 제외한 후보와 이들을 지지하는 그룹에서는 “갑자기 후보의 회비 납부 규정을 강화한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한인회가 구성한 선관위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비춰지면 한인사회에 분열을 불러올 수도 있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4년 연속 납부 규정은 선관위 내에서도 이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위원은 “2020년은 코로나19 특수상황이었고, 김윤철 당시 회장 문제로 한인회가 사실상 신뢰를 잃었던 상태였기 때문에 제35대 규정과 같이 3년 연속 납부로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승 위원장도 지난달 선거 공고가 있기 전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34대와 35대 각 1회씩 2차례 납부하면 출마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실제 공고에는 4년 연속으로 규정을 바꿨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4일 기자에게 “일단 정해진 규칙이고 이에 동의한 후보들이 서류를 수령했으니 고수할 계획”이라면서 “후보들에게 입증 책임을 줬으니 제출한 자료들을 검토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선관위원은 “회비 납부 규정이 너무 까다롭다는 지적과 관련해 내부 논의가 있었다”면서 “가능하면 많은 후보들이 참여하는 것이 한인회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으니 문자적인 해석보다는 큰 뜻에 맞는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연 애틀랜타K 대표기자
이상연 애틀랜타K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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