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춘자 한국재향군인회 일본지회 부회장, “재일동포사회, 단합해서 힘 모아야”
문춘자 한국재향군인회 일본지회 부회장, “재일동포사회, 단합해서 힘 모아야”
  • 이종환 기자
  • 승인 2023.09.24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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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부터 향군회 부회장 맡아...1999년에는 GCF 일본지부 결성해 초대회장도
문춘자 한국재향군인회 일본지회 부회장
문춘자 한국재향군인회 일본지회 부회장

(동경=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최근 일본 동포사회가 분열되고 갈등하고 있어서 안타까워요.”

동경 분쿄구 고라쿠엔 인근에서 만난 문춘자 대한민국재향군인회 일본지회 부회장은 최근 재일동포사회의 상황을 얘기하며, 이렇게 아쉬움을 표했다. 그를 만난 것은 9월17일 저녁이었다. 그는 고라쿠엔 인근에서 중화요리점 ‘미나리’를 경영하고 있다.

고라쿠엔(後樂園)은 중국 북송때의 정치가인 범중엄의 ‘악양루기’에 나오는 ‘선우후락(先憂後樂)’에서 따온 말이다. “군자는 반드시 나라 일을 먼저 걱정하고 나중에 즐겨야 한다”는 뜻이다.

성리학의 비조인 남송의 주희가 쓴 ‘명신언행록(名臣言行錄)’에도 같은 구절이 있다. 그는 “세상에 근심할 일은 남보다 먼저 걱정하고, 즐거워할 일은 남보다 나중에 즐겨야 하는 것”이 정치인의 마음가짐이라면서, ‘先天下之憂 而後天下之樂(선천하지우 이후천하지락)’이라는 말을 남겼다.

이러한 뜻에 바탕해 만들어진 동경의 고라쿠엔은 청룡열차 등이 달리는 가족과 아이들을 위한 유원지다. 인근에는 일본 자이언트 야구단의 홈 구장인 도쿄돔도 있다.

“막 야구 경기가 끝났는지 손님들이 몰려오네요.”

자이언트 야구단의 응원복을 입은 사람들이 몰려들자, 문춘자 부회장이 말을 꺼냈다. 문 부회장이 이 지역에서 태어난 재일동포 2세다. 1941년생으로 동경한국학교가 문을 열던 해에 중학교 1학년으로 한국학교에 입학했다. 동경한국학교는 내년 개교 70주년을 맞는다.

문 부회장은 고라쿠엔 인근에서 태어나 성장하면서 한국에서 메이지대학으로 유학온 부군(1995년 타계)과 결혼한 후에도 이 지역을 벗어나지 않았다. 사업하는 부군의 가사 걱정을 돕기 위해 1979년 커피샵을 차렸다가 한국음식점 ‘미나리’로 상호를 바꾼 후 나중에 중화요리점으로 바꿀 때도 그대로 이름을 지켰다. ‘어머니의 맛’이라는 느낌을 담아 ‘미나리’로 했다고 한다.

“탤런트 윤여정씨가 출연한 영화 ‘미나리’를 봤어요. 이 영화가 큰 상을 받아 인기를 끌었지만, 그로 인해 우리 가게 손님이 더 많아진 것 같지는 않아요.”

문 부회장은 “길목이 좋아서인지 찾는 손님들이 많다”면서, “야구가 끝나면 손님들이 더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그날도 가게는 앉을 자리 없이 손님들이 꽉 찼다.

“8년전 재향군인회 일본지회에서 부회장을 해달라고 했어요. 여성도 재향군인회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해서 흔쾌히 응했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도 일본에서 학도의용군으로 가려고 대기하셨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그후 지금까지 재향군인회에 나가면서 봉사할 일이 있으면 하고 있어요.”

문 부회장은 “민단중앙이 지난 중앙단장 선거로 논란이 일고, 또 신정주자들의 한인회도 갈라지면서 재일동포사회가 분열의 아픔을 겪고 있다”면서, “훌륭한 리더십이 나와 예전처럼 단합되고 화합하는 동포사회로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춘자 부회장은 1999년 글로벌어린이재단(Grobal Children Foundation) 일본지부를 만들면서 초대회장을 맡아 오랜기간 봉사에 참여해오기도 했다. GCF는 한국의 결식아동을 돕자고 재외동포들이 시작한 모임이다. 1998년 미국에서 재미동포들이 이 모임을 결성한 후 이듬해 일본에서도 결성되는 등 세계 20여개국에 지부가 결성돼 활동하고 있다.

중화요리점 '미나리'
중화요리점 '미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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