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철 민주콩고 대사 “콩고분지는 지구의 허파이자, 생물 다양성의 보고”
조재철 민주콩고 대사 “콩고분지는 지구의 허파이자, 생물 다양성의 보고”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3.12.11 17: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재철 주민주콩고한국대사

(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석호 기자

“콩고분지는 우리 지구의 두 번째 허파이자, 생물 다양성의 보고입니다. 인류의 기후변화 대응에서 민주콩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큽니다. ”

지난 10월 26일부터 28일까지 콩고공화국 브라자빌에서 ‘3대 열대우림 분지 정상회의’가 열렸다. 세계 3대 열대우림인 아마존(브라질)과 콩고분지(콩고민주공화국, 콩고공화국), 보르네오(인도네시아) 보존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연 행사로, NGO 단체, 환경전문가, 재정당국자들이 브라자빌을 찾았다. 이 행사에서 콩고민주공화국(이하 민주콩고)은 콩고분지의 열대우림을 더 늘리기로 발표했다. 2030년까지 산림 관련 일자리를 확대하고 산림 벌채를 규제한다고 약속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콩고분지 열대우림의 이탄(완전히 탄화할 정도로 오래되지 않은 석탄) 습지에는 300억 톤에 달하는 엄청난 탄소가 매장돼 있다. 이탄 습지는 일반 토양보다 탄소를 10배 이상 저장할 수 있어 기후변화를 억제하는 데 큰일을 하고 있고, 이탄 습지가 머금은 콩고분지에서 탄소가 대기로 방출되면 기후변화가 더 빨라질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최근 조재철 주민주콩고한국대사와 이메일과 SNS로 인터뷰했다. 올해는 한국과 민주콩고가 수교를 맺은 지 60주년이 되는 해로, 조 대사에게 민주콩고가 어떤 나라인지, 한국과 민주콩고가 그동안 어떻게 협력해 왔는지 등을 물었다.

콩고강[사진=UN환경계획 홈페이지]

조 대사는 “민주콩고는 아프리카 중부에 있는 국가다. 사하라 아래에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 가운데에는 가장 큰 영토를 가진 나라로, 우리나라의 23배에 달한다. 금, 다이아몬드, 구리 등도 풍부하고 인구증가율도 높아 금세기 하반기에는 인구가 4억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하고, “민주콩고는 우리 인류를 위해 중요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대사는 무엇보다 민주콩고가 미래 산업에 필요한 핵심자원들도 보유하고 있다 강조했다. 예를 들면 민주콩고는 전기차 배터리의 주원료로 주목을 받는 코발트 최대 생산국가다. 전 세계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콩고강[사진=위키피디아]

이렇게 발전 잠재력이 크고 풍부한 자원을 가진 나라이지만, 내전이 끊이지 않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민주콩고 동쪽 지역에서는 아직도 반군이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조재철 대사와의 일문일답. 주스웨덴대사관 참사관, 주오사카총영사관 부총영사, 주짐바브웨대사, 울산광역시 국제관계 대사를 역임한 조 대사는 2021년 하반기 민주콩고 대사로 부임했다.

- 아프리카에는 민주콩고뿐만 아니라 콩고공화국도 있다. 두 나라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 달라.

“민주콩고 수도 킨샤사에서 콩고강 건너를 보면 콩고공화국 수도 브라자빌이 보인다. 쾌속선으로 12분 거리다. 콩고공화국 브라자빌은 2차대전 나치 독일의 프랑스 점령기에 프랑스 임시수도로 나치에 저항하는 프랑스 레지스탕스의 중심이었다. 문화예술 수준이 높은 아프리카 도시다. 19세기에 민주콩고는 벨기에, 콩고공화국은 프랑스의 식민지가 됐고, 1960년에 각각 다른 나라로 독립했다. 두 나라 모두 불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다. 두 나라 이름이 콩고강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콩고강은 4,700킬로로 아프리카에서 나일강에 이어 두 번째로 긴 강이며, 수심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강이다. 그 이름은 1480년대 포르투갈 사람들이 처음 이곳에 발을 디뎠을 때, 강 초입을 점유하고 있던 반투 왕국의 ‘바콩고’ 민족에서 유래됐다. 우리 대사관은 민주콩고 킨샤사에 있고 이웃 나라인 콩고공화국을 겸임하고 있다. 콩고공화국은 우리나라 영토의 3배 크기에 인구는 600여만 명이다. ”

지난 4월 27일 민주콩고국립박물관에서 한국과 민주콩고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박물관 현판식이 열렸다.

- 한국과 민주콩고가 수교를 맺은 지 올해 60주년이 됐다. 두 나라는 그동안 어떻게 교류해 왔나?

“한국과 민주콩고는 1963년 4월 1일 수교하여 60년간 우호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2011년 민주콩고를 방문했고, 모부투 민주콩고 대통령은 1982년 한국을, 조셉 카빌라 대통령은 2005과 2010년 한국을 방문했다. 우리 정부는 코이카를 통해 민주콩고 동부지역에서 UN과 함께 지뢰 제거 사업, UNDP와 젠더 기반 폭력 대응 사업 등을 해왔으며, 중부지역에서 모자보건 증진 사업도 해왔다. 이밖에 초등교육 강화 사업, 농촌진흥센터 건립 사업도 수행해왔다. 2016년부터는 농촌역량강화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2021년엔 킨샤사에 농촌진흥센터를 세워 새마을 운동을 포함해 우리나라의 발전 경험을 전수하고 있다. 지난해 시작한 ‘오트우엘레주 산림전용 및 황폐화 방지 이니셔티브(REDD+)’ 사업은 우리 정부가 민주콩고에서 처음으로 하는 기후변화 대응 사업이다.”

지난 11월 2일 열린 IT 기자재 기증식
지난 11월 2일 열린 IT 기자재 기증식

- 한국-민주콩고 수교 60주년 기념행사가 열린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 4월 민주콩고 국립박물관에서 박물관 현판식과 양국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다. 민주콩고 국립박물관은 우리 정부의 지원을 받아 2012년부터 7년간 준비를 거쳐 2019년 개관한 박물관으로, 450여 개의 부족으로 구성된 민주콩고의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있다. 우리 대사관은 지난 10월 3일 양국 수교 60주년 기념 국경일 리셉션 행사도 이곳에서 개최했다.

한편 대사관은 올해 민주콩고 엘리트의 산실인 국립행정학교(ENA)에서 한국의 날 행사를 개최했고, 청소년들에게 한국의 문화, 역사를 소개하는 ‘한-아프리카 청소년 캠프’(한 아프리카 재단 후원)를 비롯한 여러 행사를 열어 한국과 민주콩고의 수교를 기념했다.”

한국 정부가 유엔지뢰행동조직(UNMAS)과 콩고민주공화국 동북부 지역에 묻혀 있는 지뢰와 폭발물을 제거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4월 4일 열린 사업 착수식.
한국 정부가 유엔지뢰행동조직(UNMAS)과 콩고민주공화국 동북부 지역에 묻혀 있는 지뢰와 폭발물을 제거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4월 4일 열린 사업 착수식.

- 민주콩고에 한국인과 기업들이 진출해 있는지?

“UNICEF(UN아동기금), UNDP(UN개발계획), WFP(UN세계식량계획), IOM(국제이주기구) 등 민주콩고 안에 설립된 여러 국제기구에 우리나라의 개발 협력 전문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우리 젊은이들은 수도 킨샤사는 물론 민주콩고 동부와 중부 등에서도 활동하고 있는데, 국제기구와 현지 국민들에게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한국인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 민주콩고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는지?

“젊은 층 사이에서 한국 음악, 춤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 드라마에 대한 관심도 커져가는데, 민주콩고 주요 방송사인 Tele 50, Kin24 등은 한국 애니메이션을 꾸준히 방영해왔고, 이곳에서 가장 큰 민영방송인 Tele50는 조만간 한국 드라마 ‘열혈사제’를 방송할 예정이다. 민주콩고 방송사들은 손흥민 선수의 영국축구 프로리그 득점왕 등극을 비롯한 한국 축구계 소식들도 보도하고 있다. 민주콩고 국민들의 축구에 대해 관심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것인데, 민주콩고 출신 폴 조제 음포쿠 선수는 한국 프로축구단 인천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다.”

지난 9월 열린 KOICA 사회공헌 행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