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수 ㈜모아 사장, “한국김치 미국 진출,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김종수 ㈜모아 사장, “한국김치 미국 진출,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 이종환 기자
  • 승인 2024.02.11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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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가 위기 부를 수도”...“정부는 한국산 김치 수출 장려해야”
미국 뉴욕에 있는 마트에서 (주)모아의 '잘담근김치'가 팔리고 있다
미국 뉴욕에 있는 마트에서 (주)모아의 '잘담근김치'가 팔리고 있다

(영천=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영천 도동에 있는 ㈜모아 사무실에 가면 ‘영수가복(永受嘉福)’이라고 적은 액자가 벽 한켠에 걸려있다.‘오래도록 아름다운 복을 받으라’는 뜻이다. ‘영수가복’이라는 글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기와 수막새에도 새겨져 있어 화제가 됐다. 출전은 한서 예악지다.

㈜모아를 찾은 것은 설을 앞둔 2월6일이었다. 최근 설선물로 김치가 호평을 받고 있다. 설을 전후해서는 겨울 배추 조달도 어려워 ‘금치’라는 기사가 나오기도 해서, 해외 수출 선봉에 서 있는 김치 수출기업을 찾았다.

“그동안 일본 시장에 많이 수출해왔는데, 최근 미국 수출물량이 많이 늘었어요.”

㈜모아 김종수 사장은 이렇게 소개하며, “미주지역으로는 뉴욕을 중심으로 해서 시카고 애틀랜타 등지로 많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3월12일부터 16일까지 미국 LA에서 식품쇼가 열립니다. 이 전시회에 가서 서부지역 김치시장 진출도 타진하려고 합니다.”

미국에서 김치 시장이 급격히 커지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사이다. 그 전에는 한인사회를 중심으로 김치 수요가 꾸준히 뒤따랐으나, 한류 붐에 이어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 주류사회에서도 김치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었다.

“전에는 H마트 등 한국식재료를 유통하는 매장에 한정돼 우리 김치가 팔렸는데, 요즘은 월마트를 비롯해 주류 유통매장에도 김치제품들이 들어가 팔리고 있습니다.”

김종수 (주) 모아 대표
김종수 (주) 모아 대표

김종수 사장은 대학졸업후 30여년간 김치 제조 유통의 한우물만 파왔다. 2020년 처음 제정된 ‘김치의 날’에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는 영예를 차지하기도 했다. 김치의 날 제정 후 첫 대통령상 수상자였다.

김종수 사장은 그동안 일본시장에 주목해, 영천 공장에서 제조한 김치를 지속적으로 수출해왔다. 일본 수출에서는 정부 공식 통계로 늘 1위를 차지했으며, 해외 전체 수출에서도 랭킹 3-4위를 오르내렸다.

“한일관계 악화로 일본내 김치 수요가 늘어나는데 제동이 걸렸습니다. 이같은 위기를 해결하고자 일본 외의 시장으로도 진출을 시도했어요. 미국 싱가폴 홍콩 중동 등지로 김치가 나가고 있어요.”

이렇게 소개하는 그는 “한국에서 제조한 김치를 수출하는 것은 한국의 본맛을 알리는 일일뿐 아니라, 한국 농가 소득에도 큰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김치가 해외로 수출되면 배추값과 고추 마늘 무 등 김치 재료들의 가격도 안정적이 되고, 농가소득 증대로도 이어진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김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중요한 점은 한국 김치 수출을 장려해서 세계화를 이루는 것에 더욱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대기업들은 베트남에 공장을 짓고, 미국 LA에 공장을 지어 김치 세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한국 농가소득과는 별 관계가 없는 일이거든요.”

김종수 사장은 “아직은 현지에서 우리맛 김치를 만든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현지 입맛에 맞춘다는 시장확대 전략으로 김치 맛도 변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과거 일본 현지 입맛에 맞춘 김치를 만들어 보급한다고 일본인이 한국에서 일본식 김치를 제조해가기도 했어요. 이때 우리 정부도 도왔어요. 당시만 해도 한국에서 재료들 조달해 만들어 갔으나 지금은 일본에서 만들어요. 최근 일본 엔 하락으로 일본 내에서 재료비와 인건비까지 싸지면서, 우리 김치의 경쟁력만 떨어뜨리는 결과를 빚고 있습니다.”

김종수 사장은 “김치도 이제 품질로 경쟁을 해야 하는 시기가 됐다”면서, “우리 정부도 고품질 우리 김치를 해외로 수출하는데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치세계화’가 한국에서 만든 고품질 김치의 세계화로 정책이 맞춰져야 한다는 얘기였다.

“지방정부도 이런 점을 잘 알아야 합니다. 해외시장에서 김치 수요가 늘어난다고 해서, 계속 한국 김치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됩니다. 우리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한국김치 수출에 역점을 둬야하는 이유입니다.”

김종수 사장이 운영하는 영천의 김치 공장은 입구부터 깨끗하게 정리돼 있다. 식품공장은 위생이 관건이다. 제조현장으로의 출입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외부에서 꼭 견학을 해야 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출입을 제한한다. 출입때는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장화와 흰색 가운으로 옷을 갈아입고, 마스크를 킨채 소독실을 통과해야 한다.

“코로나때도 엄격하게 관리했어요. 직원들이 코로나에 걸리면 김치 공장 전체가 제조를 중단해야 하는 위험이 있었거든요.”

김종수 사장은 이슬람권 지역에는 할랄인증을 받아 수출하고 있고, 최근 관심이 늘고 있는 비건 김치도 제조하고 있다.

“미주 등지에서 한국김치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을 때 우리 정부도 우리 김치 시장이 교란되지 않도록 잘 대응해야 합니다. 위기가 기회이기도 하지만 되려 기회가 위기를 부를 수 있거든요.”

김종수 사장은 오는 5월에는 호주를 방문해, 대양주의 김치 시장 진출도 직접 타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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