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71] 강강술래
[아! 대한민국-71] 강강술래
  • 김정남<본지 고문>
  • 승인 2014.08.30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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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휘영청 밝은 달이 중천에 떴을 때, 수십 명의 부녀자들이 손에 손을 맞잡고 둥그런 원을 그리며 합창을 하는 놀이가 있다. 한반도의 남해안 일대에서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는 놀이판이 그렇게 벌어졌다. 강강수월래, 또는 강강술래가 그것이다.

강강술래의 시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첫째는 한자로 풀어 쓴 ‘강강수월래(强羌水越來)’설이다. “강폭한 오랑캐가 물을 건너온다”는 뜻으로 오랑캐를 경계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적군에게 우리 군사가 많은 것처럼 보이려고 아녀자들을 남장시켜 우수영 근처에 있는 옥매산에 한데 모이게 하여 원을 그리며 춤을 추게 했다는 전설과도 맥이 통하는 얘기다.

둘째로는 ‘원(동그라미)’을 뜻하는 ‘강’과 ‘수레’를 뜻하는 ‘술래’가 합쳐서 ‘둥글고 둥글다’라는 뜻의 놀이가 됐다는 설이다. 이는 강강술래가 둥글게 손잡고 도는 놀이라는 점에 초점이 맞추어진 설이다. 수레바퀴처럼 감고 돈다는 ‘감감수레’라는 데서 연유되었다는 설도 있다.

이 놀이를 할 때는 한 여성이 가운데 서서 선창을 하고 다른 사람들은 후렴을 부르면서 춤을 추며 신명 나게 돌아간다. 강강술래는 아무 때나 하지 않고 둥글고 밝은 보름달이 환히 뜬 정월대보름이나 추석이 됐을 때 주로 행해졌다. 보름달은 ‘음(陰)’을 상징하여 여성과 풍요를 대변했으니 우리 조상들은 달빛 아래 한데 어울리며 둥글게 돌아가는 춤사위로 다산과 풍년을 기원하면서 풍요로운 삶을 꿈꿨다.

강강술래는 둥근 원으로 돌아가는 춤사위에 양 손을 서로에게 뻗어 때론 밀기도 하고 때로는 잡아서 당겨주기도 하면서 서로의 호흡을 맞춘다. 뛰노는 동안 맞잡은 양 손의 주인공은 함께 춤을 추는 ‘동무’일 뿐 서로의 사회 경제적 지위와 갈등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렇게 춤 속에 하나가 되는 강강술래야 말로 가장 민중적이고 민주적인 대동놀이인 것이다.

어쩌면 추석 같은 명절에 있었던 ‘반보기’와도 관련이 있다는 설이 있다. 고달픈 시집살이로 친정 가기가 어려웠던 시절, 낮에 맘 놓고 만나는 ‘온보기’는 못하고 달밤에 친정식구들을 만나 서로 고단한 삶을 위로했던 그 ‘반보기’ 풍습에 ‘강강술래’가 이용되지 않았을까. 장만해 간 음식을 나눠먹으며 밤에 잠깐 ‘강강술래’를 즐기다가 헤어지는 것이 ‘반보기’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강강술래는 인류문화의 다양성과 창의성에 기여했다는 점과 그 보존정책을 인정받아 2009년에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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