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영 원장 “중동, 中 만만디보다 느린 곳”
이지영 원장 “중동, 中 만만디보다 느린 곳”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5.05.0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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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서 민간외교 펼치는 이지영 한국문화원·고고학센터 원장

세계 각지에는 대한민국을 널리 알리고 있는 숨은 민간외교관들이 의외로 많다.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에서나 겨우 접하는 나라 ‘요르단’에도 한국어·한국문화를 전파하는 민간외교관이 있다. 이지영 민주평통 요르단분회장은 세계의 3대 단일신 종교인 유대교, 기독교, 회교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고, 지리적으로 중동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요르단’에서 대한민국을 알리는 민간외교활동을 외롭게 펼치고 있다.

▲ 이지영 요르단 한국문화원·고고학센터 원장(민주평통 중동협의회 요르단분회장).

그는 민주평통 활동 외에 현지에서 여행사(Easy Travel)를 운영하며 ‘한국문화원 및 고고학센터’ 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한국문화원·고고학센터는 2012년 요르단 정부의 정식 허가를 받은 비영리 단체다.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원 기능뿐만 아니라 한국인들에게 아랍어와 중동역사를 강의하는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개설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여력이 없어 큰 이벤트는 갖지 못했지만 센터에서 주관하는 강연 외에도 요르단대학교 시간강사로 활동하며 한국어·한국문화를 틈틈이 가르치고 있다. 이 원장은 서면인터뷰에서 “고고학센터를 겸한 이유로 가이드를 하면서 역사와 문화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었고, 고고학을 전공하게 됐다”며, “요르단 이르비드라는 지역에 소재한 야르묵 대학에서 고고학 석사과정을 이수했다”고 밝혔다.

1990년 주쿠웨이트대사관에서 근무했던 남편을 따라 중동에 왔으니, 쿠웨이트에서의 5년, 요르단에서 20년을 합해 총 25년간 중동에서 살고 있다. 1990년 8월 발발한 걸프전을 비롯해 2003년 미국의 이라크 공격, 2006년 이스라엘-레바논 전쟁, 2009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총 4차례의 중동전쟁을 경험했다. 여행사를 운영하며 요르단은 물론 인근 중동 지리를 손바닥 보듯 훤히 알고 있는 ‘발로 뛰어 다니는’ 중동전문가이기도 하다. 요르단만 해도 세계 7대 불가사의에 들어갔던 ‘페트라’를 포함해 성경 속 주무대로 등장하는 ‘사해’, 예수가 세례 받은 곳 ‘베다니’, ‘마인 온천’, 사막 사파리를 할 수 있고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 촬영지인 ‘와디럼’ 등 가볼만 한 곳은 실로 다양하다.

▲ 이지영 원장이 요르단 현지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모세가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까지 40년간 광야생활을 했던 곳이 요르단이며, 생을 마감했던 ‘느보산’도 요르단에 있다. 이외에도 요르단 최남단에 위치한 휴양지 ‘아카바 항구’와 중동지역에서는 가장 완벽히 보존된 로마 유적지 ‘제라쉬’ 등 그가 안내하는 여행코스는 자신의 저서 ‘성경의 땅, 요르단·시리아·레바논’(2006년, 쿰란 출판사)에 상세히 나와 있다.

최근, 이 원장은 중동지역 명문대 중 하나인 요르단대학교에서 한반도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고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한 강연회를 열어 주목을 받았다.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중동에서 한국, 특히 한반도통일에 대한 관심은 얼마나 있을까? 이 회장에 따르면, 요르단에서 한국에 대한 인식은 자동차, 전자제품 그리고 K-Pop를 중심으로 하는 ‘한류’로 집약되는 것 같다.

▲ 이지영 원장은 지난 4월28일 요르단대학교에서 500여명의 현지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통일강연회를 가졌다.

유튜브를 통해 K-드라마와 K-Pop을 접하고 독학으로 한국어를 배우거나 한국노래를 술술 외워대는 현지 젊은이들이 꽤 있다고 한다. 이 원장은 “어른들일 수록 한국을 대단한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며, “모든 것을 생산하는 나라, 그들이 타고 있는 자동차가 대부분 한국산이고 들고 다니는 핸드폰도 삼성 및 LG가 대다수”라고 강조했다. 이외 가정에서 쓰는 대부분의 전자제품들도 한국산이라 요르단에서 한국에 대한 인지도는 무척 높은 편이라는 것.

요르단에는 대략 600여명의 한국인들이 거주하고 있고 대부분 수도 ‘암만’에 집중돼 있다. 3-4년 전부터 한국기업들이 대거 들어와 인구가 늘었지만, 유학생, 주재원, 선교사들을 제외하면 이 원장처럼 개인사업을 하는 교민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 순방을 하며 청년들의 중동진출을 독려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원장은 “중동은 중국의 만만디보다 느린 곳이기 때문에 우리식의 ‘빨리빨리’로 접근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며, “장사를 해도 아주 꼼꼼하고 섬세하게 계약이나 약속을 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이지영 원장은 통일강연회에서 다양한 한국문화를 비롯해 독도와 관련한 역사적 사실도 빠트리지 않고 설명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민주평통 자문위원으로서 평화통일 공감대 확산을 위한 강연회를 세 번 개최했지만, 민간인이 홀로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기에는 너무 벅찬 면이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 공감대 확산을 위한 강연회를 하면서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사실도 계속해서 알릴 것”이라며, “비록 큰 규모는 아니지만 지속적인 민간 공공외교가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대한민국 브랜드 상승에도 작은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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